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만나다

역사 2017.07.25 19:34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9~10

일본은 임진왜란에 이어 19세기 근대 이후 한반도의 독립국가를 멸망시키고 직접 지배를 꾀함으로써 16세기에 실패로 끝난 정복을 20세기 초에 성공시켰다. 그 결과 한국인은 이 두 차례 침략에서 심각한 트라우마를 입었다. 오늘날까지 한국인이, 역사상 일본 세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한반도를 침략한 중국 또는 대륙 세력에 비해 일본을 더욱 증오하는 역사적인 연원은 이것이다. 더구나 한국인은 일본에 대해 선진문물을 전수해줬다는 우월감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유라시아 동해안에 해양세력이 대두하면서 한반도에 부여된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의미는, 오늘날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반도에 고난만을 가져다준 것일까?

임진왜란 이전의 한반도 국가들은 압도적인 군사력(hard power)과 우월한 문화적 자원(soft power)을 지닌 한인 세력에 대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 송 요 금의 병립기와 원말 명초 등의 시기에 한반도 세력이 한인 세력과 북아시아의 유목민 반유목민 세력 간에서 균형 외교를 전개하려 한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유라시아 동부 지역의 질서 재편 과정에서 한반도의 발언권은 극히 미약했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통해 20여만의 대군을 바다 건너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권과, 내향적 외교로 조선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한 도쿠가와 이에야스 정권이 일본에 등장하면서, 한반도 국가는 비로소 대륙 세력과 교섭할 수 있는 카드를 갖게 되었다.

p.11~12
최근 일본 총리 아베 신조의 각종 움직임에 대해 한국 일각에서는 120년 전 일본의 '군국주의적'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나,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은 미국의 요청이 먼저이며 일본의 호응은 2차적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한 미 일의 남방해양 삼각 동맹을 공고히 하려는 미국이 한일 갈등에 일본을 편드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보아 한국 일각의 희망 섞인 예측과는 달리 동아시아의 주도권,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지배하는 미국의 일극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이 동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영토분쟁 때문에 미국의 의사에 반하는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거나 심지어 미국과 충돌한다는 시나리오는 비현실적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만나다  (0) 19:34:20
인간 본성의 역사  (0) 2017.05.12
병자호란 1  (0) 2017.04.30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0) 2017.03.24
사피엔스(2)  (0) 2016.10.01
사피엔스  (0) 2016.09.27
Trackback 0 : Comment 0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