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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

[탈권위주의는 야자타임이 아니다]

by Diligejy 2018. 5. 19.


최근 후배, 친구, 손님들에게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이유는 다양했다.
장난을 치다 선을 넘은 경우도 있고
시간을 낼 수 없는 상황이 있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말도 안되는 진상손님들 때문에
밖에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상대가 잘못된 점을 지적해 줄 때 지적해준 것에 감사를 표한 뒤 사과할 때는 정성을 담아 미안함을 표현했다.

비판할 수 있다.
나이가 몇 개인데 눈치없이 굴다가 실수하고 사과하냐는 등
성격에 맞지않게 행동해서 그래
너가 원래 그렇지 뭐
어떻게 후배에게도 그러냐 등.

비판에 10%는 동의하지만, 90%는 동의하지 않는다.

권위주의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잘못했을 때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행동을 보일 때만이 권위주의를 내려놓는 거라고 생각한다.

소통과 공감, 탈권위주의를 위해 영어이름을 부르며 반말한다든지, 직급에 관계없이 존댓말을 쓴다든지 하는 캠페인을 많이 본다. 흐름이 변화한다는 증거다.

이건 수단이다. 탈권위주의는 권위를 내려놓고 서로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거다. 잘못없는 사람 없고 실수 없는 사람 없으므로 자신이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땐 인정하고 사과하는게 맞지 않겠는가?

살면서 사과할 일 없이 살았다는 분들은 잘 생각해보자.
자신이 장난도 농담도 좋아하는 분은 더더욱 잘 생각해보자.
자신이 사과할 일이 없었던 건지, 아니면 상대가 사과를 요구하지 못할만큼 권위적이었던 건지.

내 경우, 상대방의 언행에 불쾌했던 경우가 있지만 상대가 보여준 행동과 성격을 비추어보아 사과하지 않고 화를 내겠다 싶을 땐 조용히 입을 닫는다.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지.

그렇게 보면 사과는 단순히 나를 낮추는 행동이 아니라 나와 상대를 둘다 높이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태도를 이용하려 하거나 굴종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그런 사람인가보다 하고 거리를 유지하면 된다.

조직생활은 교과서가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사과할 수 없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과할 땐 사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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