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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72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p.10 '지능화'와 '고령화' 이 둘이 만들어내는 나선은 시대 변화의 방향을 알려주는 주요한 축입니다. p.16 권위라는 것은 경험과 연륜과 전문성의 누적에서 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보를 원할 때 여전히 가까운 친구를 먼저 찾는 편향을 갖고 있습니다. 왠지 더 공정하고 믿을 만하고 특별한 연결의 혜택 또한 나에게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20만여 년 살아오면 그 20만여 년간 나의 주변만 탐색했기에, 나도 모르게 주변으로부터의 정보가 권위를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요소로 인식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만큼 내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p.49 도시공학을 전공한 건축가에게 지방과 서울의 균형 발전이라는 오랜 숙제에 관해 질문하자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서울은 .. 2024. 2. 4.
개발자인데요, 런던 살아요 밑줄긋기 p.32 영어에서는 문법뿐 아니라 톤 또한 중요하다. 본인의 경력을 좀 더 임팩트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느낌을 주는 동사보다는 능동적인 느낌을 주는 동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도와줬다'는 의미를 가진 'helped'를 사용하면 프로젝트의 일부분에만 기여한 것 같은 수동적인 느낌을 주지만, '성취했다'라는 뜻의 'accomplished'를 쓰면 보다 능동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구글에 "CV action verbs"라고 검색하면 CV에 쓰기 좋은 능동적 단어들을 찾을 수 있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의 사소한 차이가 전혀 다른 톤을 만들어 내기도 하니, 능동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를 잘 찾아서 자신감 있는 톤을 완성하자. p.81 p.101-102.. 2023. 9. 21.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p.25~26 큰돈을 가졌든 작은 돈을 가졌든 거기에 걸맞게 쓰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평생 이웃들에게 도움을 준 적 없으면서 죽을 때 종교 단체에 전 재산을 기증하는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후 보장을 받으려는 이기심의 발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우리 사회에선 드문 일이지만, 돈이 많은 사람이 돈을 잘 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분이 좋다. 나도 저렇게 돈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켜 일에 대한 의욕과 부자에 대한 존경심, 부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해주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준다. 죽을 때보다 살아서 돈을 잘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언젠가 화제가 되었던 아흔 살 노인의 이혼소송 사건의 경우, 이 할아버지가 너무 인색하고 포악하여 평생 함께 산 .. 2023. 9. 17.
그럼에도 불구하고 - 환영받지 못하는 기자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은 뒤 어떤 말을 서평의 첫 문장으로 써야 할까 고민했다. 결국 고민했다는 걸 언급하는 것으로 첫 문장을 시작하긴 하지만, 생각해봤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였다. 이 책을 쓴 기자들은 열심히 했다. 그리고 방향성도 있었다. 열심히만 하는 기자가 아니라 방향성도 있는 기자들이었다. 이 책을 읽고난 뒤 나는 그들의 방향성을 '센 사람들과 붙어보자'로 이해했다. 이 책에서 보여준 취재대상을 보면 여/야당 국회의원, 시의원, 도의원, 일본 정부, 전범기업 할 것없이 모두 엄청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까딱 잘못 하다간 어퍼컷을 맞고 쓰러질 리스크가 있는 대상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자들은 열심히 찾고 열심히 '뻗대고'.. 2023. 9. 17.
건투를 빈다 - 출근하는 책들 이 글은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구직할 때는 어느 회사건 좀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첫 출근하는 날부터 현실은 그리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돈을 번다는 건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인맥을 통해서 들어간 게 아니라면 어떤 사람을 만날지 알 수 없다. 폭언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아니면 천사같은 사람이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설령 인맥을 통해서 입사한다 하더라도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제거할 순 없다.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말한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불확실성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리고 직장은 아름다운 이데아가 아님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자고. 사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라고 그런 현실주의적 사고를 갖고 싶지 않.. 2023. 9. 17.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N잡 일지 p.6 그 삽질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글을 씀으로써 나는 작가가 되었다. 그림을 그림으로써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고, 외국어를 옮김으로써 번역가가 되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심정으로 시작한 N잡이었지만, 내가 벌인 일의 진짜 의미를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게 필요한 것은 일을 주는 사람이나 회사가 아니라 일 그 자체였다. 나는 원하는 직업을 스스로 가질 수 있고, 일의 내용이나 방식 또한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2023.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