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9
hidalgo. 스페인에만 있는 하급 귀족 작위인 <이달기아hidalguia>를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 외에 스페인에서 최소 4대에 걸쳐 선을 행하며 내려온 기독교 가문의 가계에 주어졌던 이 작위는 스페인 열일곱 개 자치 지역 가운데 하나인 북쪽 나바라Navarra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714년부터 1492년까지 스페인 내 무어인들을 몰아내기 위한 국토 회복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도 명예로운 공동의 대의를 참가했음을 기리기 위해 이 작위를 부여하면서 대물림되었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평민 상당수가 포함될 정도로 많아져 이들 삶의 방식이 스페인 사람을 정의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이달고는 <이상주의자에 열성 기독교 신자, 모험가, 큰 공을 세우기를 좋아하는 자, 대범한 자, 경제에는 무관심한 자>로 이러한 이달고가 스페인 16~17세기의 사고를 지배했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위대함과 영광을 찾아 나아가도록 하는 추진력이기도 했다. 이들은 1492년 국토 회복 전쟁이 끝난 후 종교에 파묻혀 과거의 영광을 자랑하고 명예로 여기며, 전쟁과 행정 이외에는 다른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에 매여 살았다.
p.21
책을 발간하려면 원본을 제출해 왕실 심의회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왕실 서기관이 원본을 검토하여 교정한 뒤 수정 사항을 지시하고 페이지를 매겼다. 원본을 돌려주면 출판업자는 지시한 대로 수정한 뒤 2부를 인쇄하여 원본과 함께 다시 심의회에 제출했다. 심의회에서는 지적한 내용들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음을 인증하는 것이 바로 이 <정정에 대한 증명>이며 이러한 허락이 있은 후에야 앞서 본 <규정 가격>과 뒤이어 볼 <특허장> 등을 책 첫 부분에 기록할 수 있었다. 유럽에서 인본주의와 문예 부흥기가 한창일 때 스페인에서는 이러한 검열이라는 정치권의 압박과 인간성 유린 도구인 종교 재판소의 결탁으로 인하여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조차 누리지 못했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한 외국인에게, 종교 재판소가 없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썼을 거라고 대답했다.
p.40
다른 사람의 삶을 그리지도
그들의 삶을 알려고도 하지 말라.
자신과 상관없는 일은
멀리하는 게 현명한 처사.
남의 일에 간여하기를 잘하는 자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법이니
훌륭한 명성을 얻을 일에만
온 힘을 다하도록 하라.
멍청한 이야기로 책을 내는 사람은
끊임없이 비난받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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