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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도덕적인간과 비도덕적 사회(1)

by Diligejy 2016. 7. 8.

p.16

사회의 권력 불균형에 의해 생겨난 사회적 갈등의 해소는 그 불균형이 지속되는 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회학자는 별로 없다.


p.20

종교적이건 합리주의적이건 모든 도덕가들에게 결여되어 있는 것은 인간의 집단 행동의 야수적 성격과 모든 집단적 관계들에서 이기심과 집단적 이기주의의 힘에 대한 이해이다. 그들이 필연적으로 비현실적이고 혼란한 정치 사상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모든 도덕적인 사회 목표들에 대해서 집단의 이기주의가 얼마나 완강하게 저항하는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p.23

집단들 간의 관계는 항상 윤리적이기보다는 지극히 정치적이다. 즉 그 관계는 각 집단의 요구와 필요성을 비교 검토하여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서 수립되는 것이 아니라 각 집단이 갖고 있는 힘의 비율에 따라 수립된다.


p.24

인간 역사에서 사회적 각성과 도덕적 선의지의 증가가 사회적 갈등의 야만성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할지라도, 그것들로는 갈등 자체를 제거할 수 없다.


p.26~27

인간 사회는 인간 생활의 보존과 실현을 보장해주는 자연적 혹은 문화적 산물들을 공정하게 분배해야 하는 문제로부터 절대 벗어날 수 없다.


불행히도 자연의 정복과 그에 따라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의 증가는 정의의 문제를 쉽게 하기는커녕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인간에게 해를 끼쳐온 자연의 독니를 뽑아버린 과학 기술은 사회적 강제력을 크게 강화시킨 사회를, 그리고 힘의 불균등한 분배로 말미암아 정의의 실현이 더욱 어려운 사회를 새로이 만들어냈다. 자연의 부적합성을 제거하는 도구가 인간의 부적합성을 증가시키는 수단이 된다는 사실은 아마도 자연과 인간 사회 양자의 부적합성에 근원을 둔 병폐에서 오는 인간의 불행한 운명일 것이다.


p.29

역사가 종말되는 순간까지 정치는 양심과 권력이 만나는 영역이며, 또한 인간 생활의 윤리적인 요인과 강제적인 요인이 상호 침투하여 잠정적이고 불안정한 타협을 이루는 영역이다.


p.30~31

사실상 정치적 견해는 불가피하게 경제적 이해 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해 관계를 떠나서 사회 정책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시민은 비교적 소수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로 갈등하는 이해 관계들은 결코 완전하게 해결할 수 없다.


p.32

인간의 정신과 상상력은 많은 한계와 제약을 받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인간은 개인적인 이해 관계를 초월하여 동료 인간들의 이익을 충분히 자신의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들로 인하여, 우리는 사회 통합을 유지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강제력을 사용하게 된다.


p.33~34

역사가 평등주의적 전망 이외의 다른 관점에서 고찰될지라도, 그리고 경제적 수입의 차이가 도덕적으로 정당화되고 사회적으로 유익한 것이라 하더라도 문명이 복잡해짐에 따라 힘의 집중화가 증가되는데, 이러한 사회에서 생겨난 불평등을 정당화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p.34

정당화란 일반적으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탐욕의 적나라함을 숨기기 위하여 조작하는 것이고, 또 사회가 인간 생활의 야만적인 사실을 은폐하려는 데서 생겨난다.


p.37

로마제국의 멸망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귀족과 노예만으로 이루어진 국가는 그것을 내부적인 붕괴로부터 막아줄 사회적 유대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줄 군사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 역사를 통해 자신의 '존재 이유'를 파괴하는 권력의 경향을 관찰할 수 있다.


p.41

정부는 피통치자에 의해서 존재한다는 교리, 그리고 피통치자의 투표에 의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민주주의적 방법은 실제로 국민 생활에 있어서 강제적 요인을 축소시키고, 상충하는 사회적 이해 관계를 해결하고 정치적 제도들을 변화시키는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방법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신조와 제도들은 결코 이것들을 배태하고 발전시켰던 상인 계급의 특수한 이해 관계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적이 한 번도 없다.


p.41~42

현대 산업 시대에서 경제력이 점차 집중됨에 따라 민주주의의 발전은 단지 사회가 사회 복지가 요구하는 만큼 경제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미할 뿐이다. 또한 그 발전은 정치력이나 군사력보다 경제력이 현대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강제력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p.49~50

사회 정의와 미래의 평화는 단 하나의 사회 전략이 아니라 여러 수준에서 도덕적 요인들과 강제적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는 많은 사회 전략들에 의존한다.


p.50

앞으로 다가올 세기에 대한 인간 집단의 근본 관심은 강제가 없이 완전한 평화와 정의로 충만된 이상적 사회의 건설에 있는 거이 아니라, 충분한 정의는 있되 그의 공동 작업이 전적으로 재앙에 빠지지 않도록 강제력이 충분히 비폭력적인 그런 사회의 건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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