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
세상을 깊이 통찰한 이는 '인간이 천박하다'는 사실 속에 깊은 지혜가 숨겨 있음을 안다.
- 프리드리히 니체
p.28-29
질소를 얻는 또 하나의 방법은 뿌리혹 박테리아(Leguminous Bacteria)를 이용하는 것이다. 뿌리혹 박테리아는 공기 속의 질소를 고정해서 식물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 박테리아는 콩과 식물의 뿌리에 기생한다. 그래서 과거부터 인류는 땅의 지력이 다하면 콩을 심었다. 콩은 지력이 떨어져도 잘 자랐고, 뿌리혹 박테리아 덕분에 오히려 지력이 회복됐다.
p.30-31
19세기 이전 유럽은 주로 초석(KNO_3, 질산칼륨)을 비료로 사용했다. 초석은 비료뿐 아니라 화약을 제조하는 데도 필요하다. 그래서 전쟁이 벌어지면 화약 제조에 초석이 우선적으로 공급됐다. 역사상 무기는 많은 경우 식량보다 우선했다. 사람과 동물의 소변에는 소량의 질산염(NO_3)이 포함되어 있는데, 미국 남북전쟁 당시 물자가 부족했던 북군은 개인 요강까지 털어 화약을 만들었다. 식량보다 중요한 무기라니 한숨부터 나오지만, 세상사 늘 그런 것 아니던가. 하지만 다행히 인간이 전쟁만 한 거너 아니었기에, 평화로운 시기에 초석은 주로 비료를 만드는 데 사용됐다.
당시 유럽에서 필요한 초석은 대부분 인도에서 가져왔다(당시 전 세계 초석의 80%가 인도산). 인더스강 하구에는 초석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 인도 뿐 아니라 대부분 문명이 강 하구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강 하구 퇴적물에 질소가 많아 농사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를 숭배하는 인도에서는 소의 배설물까지 쌓이다 보니 초석이 유독 많았다.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영국은 인도에서 본격적으로 초석을 채취하기 시작한다. 18세기 인도는 연간 1,000톤 정도의 초석을 채취당했으나 19세기가 되면 그 양이 20배로 늘어난다. 존경하는 소님들도 그 정도로 똥을 싸대지는 못했고, 무한해 보이던 인도의 초석이 줄어들자 초석 가격이 급증한다. 인도를 통제하던 영국은 초석을 이용해 다른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영국의 라이벌들은 인도 초석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이때 발견된 것이 남미 지역의 구아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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