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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사결정

이기는 선택

by Diligejy 2017. 4. 10.

p.58

대안과 미래상태를 나열할 때 기억해두면 좋은 표현이 하나 있다. 바로 MECE다. 보통 미씨라고 읽는데, '상호 간에 중복 없고(Mutually Exclusive), 집합적으로 누락 없고(Collectively Exhaustive)'라는 뜻이다. 대안과 미래상태를 열거하면서 상호 간에 중복이 된다면 명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쉽지 않다. 미래상태를 나열하면서 1) 해가 뜬다, 2) 비가 온다로 나눈다면 이는 상호간에 중복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어긴 것이다. 왜냐하면 해가 뜬 채 비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p.58~59

미국의 국방장관을 지낸 도널드 럼스펠드는 MECE의 원칙을 적용할 때 늘 염두에 둬야 할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미래상태를 네 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첫 번째가 '알려져 있는 아는 것들(known known)'이다. 이를 테면, 우리가 확률을 정확히 지정할 수 있는 미래상태가 여기에 해당된다. 두 번째가 '뭔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그게 정확히 뭔지는 모르는 것들(known unknown)'이다. 그런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확률이 어떻게 될지 불분명한 상태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생각할 만하다.


럼스펠드가 한때 국방장관이었다는 사실은 앞으로 30년 정도만 지나도 아무도 기억하지 않겠지만, 다음의 말 때문에 인류의 역사에서 그의 이름이 두고두고 기억될 것 같다. 바로, 세 번째 범주인 '모른다는 사실조차 인식하고 있지 못한 미지의 것들(unknown unknown)'이다. 이 범주가 참으로 다루기 어렵다. MECE하려고 해도,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기 떄문에. 통념을 벗어나려는 사고, 외부인의 시각, 집단 내의 다양성 추구 등은 부분적으로나마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범주는 럼스펠드가 직접 얘기한 적은 없지만 유추 가능한 '알고 있으나 모르는 척하려는 것들(unknown known)'이다. 어찌 보면 MECE의 원칙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범주다. 멀쩡히 그런 게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에이, 설마.' 하면서 무시하는 경우가 실제로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꼭 이로 인해 뒤통수를 맞고 만다. 세 번째 범주에 속하는 것들 중 상당수는 네 번째 범주로 분류되는 게 마땅한 것들이다.


p.65

삶을 확률로 이해하는 사람은 삶이 주사위 던지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여러분의 삶이 주사위가 시키는 대로 흘러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은가, 정말로?


그래서 그때 그 자리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확률을 보려고 하지 말고, 확률을 만들어내라고, 너희 한 명 한 명은 다 유니크한 경우들이니, 남들이 어렵다고 지레 포기하는 일을 이루면, 과거 확률 무에서 너희 한 명 때문에 0이 아니게 된다고. 그래서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너희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키웠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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