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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by Diligejy 2024. 3. 30.

 

p.8

요즘 들어 나는 생물학자 프랑수아 자코브의 말을 자주 떠올린다. 자코브는 세포 내 효소의 발현량이 유전자의 전사율을 제어함으로써 정해진다는 이론을 제시해서 1965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1977년에 쓴 <진화와 땜질 Evolution and inkering>이라는 논문에서 과학적 사고의 형성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보편적인 질문에 대한 집착이 구체적인 질문의 탐구로 바뀌는 과정에서 현대 과학이 탄생했음을 강조한다. 반대로 신화적인 시대의 세계관은 가장 큰 질문을 단번에 답하려는 충동이 강했다는 것이다. '우주는 어디서 오는가', '생명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의 답은 누구나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그런 종류의 질문이 '관을 통해서 물은 어떻게 흐르는가', '던져진 돌은 어떤 궤적을 그리는가', '몸속의 혈액은 어떻게 순환하는가'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으로 대체되면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작업을 해가는 학자들의 특화된 노력을 역사의 지혜가 서로 연결시켜주면서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는 깊어져가고 보편적인 지혜가 늘어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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