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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의 시대

by Diligejy 2017. 11. 13.
왜 지금 부사인가. 출판시장의 주 구매층인 20~30대가 소위 '정색하는' 제목에 호감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쩌다 어른'은 마음은 여전히 소녀이지만 몸은 중년이 되어가는 독신 여성의 내면을 담은 에세이. 이 책을 낸 스윙밴드 출판사 이수은 대표는 "인생 목표가 '퇴사'라고 말하는 요즘 청춘들은 확신이나 주장이 담긴 제목에 반응하지 않는다. 일종의 루저(loser) 정서를 담고 있어서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목을 원하는데 이들이 '어쩌다' 같은 맥 없는 부사로 시작하는 제목을 좋아한다"고 했다.

'어쩌다'가 '원하지 않았지만 하는 수 없이'라는 수동(受動)의 부사라면 '아무튼'은 그나마 '누가 뭐래도 나는'이라는 의지가 녹아 있는 부사다. '아무튼, 피트니스' '아무튼, 쇼핑' 등 평범한 사람들의 사소한 취미를 담은 '아무튼 시리즈' 기획에 참여한 코난북스 이정규 대표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보겠다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제목"이라고 했다. 긴 글보다 짤막한 한 구절이 유행하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3/20171113001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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