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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남친과 친구 사이에서

by Diligejy 2017. 12. 28.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익명상담방을 운영합니다.

전, 상담 자격증이 있는것도 아니고, 심리학에 대해서 잘 아는것도 아니고,

인생을 많이 살거나 굉장히 인품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그냥 들어주기라도 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당시 기록을 정리하고 그 당시에 못했던 말들이나 다시한번 해본다면 이렇게 해보겠다 라는 마음으로 재정리합니다.


Q. 힘을내요(익명), 23, 여, 직장인

저와 친구는 어렸을적부터 친구고, 레즈냐는 말을 수도없이 들을 정도로 친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본 남자친구가 둘이 그렇게 친하면 모텔도 가겠네? 라고 하는 바람에

친구는 굉장히 화가 많이 났고, 남친을 계속 사귀려면 자신과 절교하자고 합니다.


남친은 멀리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을 벌고 있습니다. 그런 남친에게 사과를 시키고 헤어지자 말하라니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런다고 풀릴리 없구요.


친구는 화해안할 것 같은데, 관계가 깨지면 그 빈자리를 채우려 남친에게 집착할거 같아요. 


A.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러면서 느낀건 힘을내요님이 마음이 여리다는 거였습니다. 

친구도 챙기고 싶고, 남친도 챙기고 싶잖아요. 그리고 고생하는 남친에겐 힘든 일은 내색하고 싶지도 않구요. 그렇죠? 남친을 대신해서 친구분에게 대신 사과를 하려고도 해보셨어요. 물론 친구분은 절대 풀리지 않았지만 말이에요. 힘을내요님은 정말 '착한'분이신거 같아요. 


그렇지만, 남친이 이걸 고마워할까요?


전 그렇지 않을거라고 봐요. 왜냐면, 남친분은 이 일에 대해서 어떤 얘기도 못들었기 때문이죠. 나중에 얘기를 들어본다해도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요.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이미 마음고생은 힘을내요님이 다한 뒤고, 남친분은 왜 그런일 가지고 그러냐고 할 수도 있죠.


결국 이건 남친의 일이지 힘을내요님의 몫이 아니에요. 친구분이 화가 풀리지 않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어요. 사과를 받고 싶은건 남친에게서지, 힘을내요님이 아니에요. 

잘못도 안한 친구에게 사과를 받아봐야 무슨 의미가 있나요?


남친에게 사과를 하라고 말하진 못한다 해도, 적어도, 남친이 아무리 힘든일을 하더라도, 아무리 등록금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 하더라도, 아무리 사랑스러워서 보호해주고 싶더라도, 자신의 잘못된 말로 인해 힘을내요님이 어떠한 상황에 있고,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는 알아야 해요. 힘들 때 같이 이겨내려고 '애인'을 만드는거잖아요? 더군다나 이건 남친으로 인해 생긴일이니까 더더욱 그래요. 


어차피 결정은 힘을내요님의 몫이에요. 그런데 제가 자꾸 남친에게 말하라고 하고, 남친이 해결하도록 하라는 말씀을 드리는건 힘을내요님이 너무 힘들어해서에요. 힘을내요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건 힘을내요님이죠. 그럼 우선 힘을내요님을 소중히 해야해요. 만약 남친을 대신해 힘을내요님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러면서도 버틸 힘이 충분하다면 그렇게 하셔도 좋아요. 그렇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리고 남친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에게 맡기는게 좋아요. 


힘을내요님이 남친에게 이 상황을 말하고 남친이 사과한다고 해도, 친구분은 계속해서 헤어져라 라고 말할 수 있어요. 혹은 남친이 사과를 안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적어도 힘을내요님은 조금 더 편해질 수 있고 관계에 있어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어요.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인지, 친구는 어떤 사람인지 더 깊이 알 수 있죠. 아무리 오랜 친구라 해도 100% 다 아는건 아니니까요. 


남들에게 착한 사람보다, 자기 자신에게 착한 사람이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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