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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잉글리시 디바이드

by Diligejy 2022. 12. 19.

 

p.15

대표적인 난독증 증상은 글자 순서가 뒤바뀌어 보이는 것이다. 학생을 뜻하는 'student'를 거꾸로 쓰면 'tneduts'가 되는데, 이 단어가 학생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원어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어는 철자 순서가 바뀌면 발음도 바뀌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음소문자인 한글은 거꾸로 읽어도 음절 단위 발음이 변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거꾸로 쓰면 '국민한대'가 되는데, 뜻을 곧바로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음절 단위의 발음은 같다. 거꾸로 쓴 영어 단어는 읽거나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한국어에서는 어느 정도의 뜻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의 앰뷸런스는 자동차 정면에 AMBULANCE를 좌우로 뒤집어서 붙여놓는다. 구급차보다 앞서 달리는 차의 운전자가 룸미러나 사이드미러를 즉시 알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p.19

토플시험 섹션 중에 L/C가 있다. LC는 말의 소리와 뜻을 모두 이해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섹션이다. 한국어의 '듣다'는 주로 listen과 hear로 번역되는데, listen은 '귀담아 듣다'를 뜻하고 hear는 '들리는 소리를 듣다'를 의미한다. 라디오 내용을 귀담아 듣기 때문에 청취자는 listener라고 부르고, 옆집 치와와가 짖는 경우에는 그냥 들리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hearer이다. 전자가 소리를 듣고 뜻도 이해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소리만을 듣게 되는 경우다. 

 

p.20

서점에 가면 영어 발음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영어 학습서가 나와 있는데, 많은 책에서 영어를 '큰 소리로 읽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큰 소리로 읽으면 발음이 좋아질까? 물론이다! 큰 소리로 영어를 읽는 것은 음소 인식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영어 실력을 향상하려면 자신이 발음한 단어를 자신의 귀로 들으면서 발음을 교정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1990년 봄 미국 유학을 앞두고 이익훈 선생의 토플 강의를 들을 때였다. 당시 그는 강북의 외국어 학원에서 L/C 토플 강사로 명성이 자자했다. 수업시간에 발음 교정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하며,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단어는 들리지도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내게는 사뭇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그때까지는 듣기와 말하기를 별개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생활을 해보니 그의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발음 교정을 하지 않은 유학생 또는 교포들은 몇 년이 지나도 말하기와 듣기 실력이 크게 향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p.22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큰 소리로 읽으면서 음소에 익숙해져야 한다. 눈으로는 글자 코드를 보면서 입과 귀로 소리 코드를 맞추어 가는 감각 훈련이 필요하다. 이 훈련은 영어의 이중 코드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p.26

이야기 상대의 출신 지역과 교육 수준을 고려해 어휘를 선택하자. 여성 뉴요커와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 <섹스 앤 더 시티>를 언급하면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지역 출신의 여성과 이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단어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는 뉴욕 은어가 지나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미국 드라마 국내 순위와 현지의 인기도가 다른 경우도 있다. 한 드라마에만 몰입하지 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폭넓게 공부해서 언어 감각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p.29-30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자. 단기 해외연수를 통한 영어 능력 향상이 학습 목표라면 영어학원의 단기 집중코스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유학 또는 이민을 준비하는 경우, 학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별 생각 없이 토플 종합반 수업을 듣는 것보다는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중에서 자신이 약한 부분을 집중 수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또한 언어 능력의 개인적인 편차도 반드시 감안하라. 친구 따라 강남가듯이 이 강의 저 강의를 기웃거리기보다는 자신의 레벨에 적합한 수업을 꾸준히 듣는 것이 더 낫다. 

 

p.30~31

1996년 겨울 시카고를 방문하던 중에 자동차를 견인당한 적이 있다. 수소문 끝에 내 차가 시카고 시정부에 의해서 강제 견인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자동차를 찾으러 갔더니 담당 직원이 먼저 벌금을 내라면서 신용카드를 달라고 했다. 이미 신용카드를 준 것으로 착각한 나는 색다른 표현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give and take라는 숙어가 뇌리를 스쳤다. 나는 직원에게 신용카드를 주었고(give), 그는 내가 준 카드를 받았다(take)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일반적인 동사인 receive 대신 take를 쓰기로 하고, 주어도 1인칭이 아닌 2인칭으로 표현해봤다. 

 

"You took my credit card."

 

그 말이 끝나자마자 담당 직원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I did not take your credit card!"

어리둥절해졌다. 이 사람이 왜 화를 내는 거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로스쿨 형법 시간에 절도(larceny)에 대해 배울 때 그 정의에 동사 take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동사 take는 '남의 소유물을 탈취하다'로 쓰인다. give and take라는 숙어로 쓰일 경우에는 '주고받다'라는 의미지만 take만 쓰일 경우 '탈취하다'라는 의미라는 사실을 놓친 것이다. 주입식 영어 공부의 한계였다. 어느 언어든 외국어로 공부할 경우 학습의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외국어 교육의 효율을 감안해서 가장 쉽고 일반적인 표현 위주로 교육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영어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 응용력이 필요하다. 

 

p.34

나중에 알고보니 protagonist는 평상시에 잘 사용되지 않았다. 극작가나 비평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문용어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main character라고 부른다. 등장인물을 character라고 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의미다. main character라는 표현은 대부분의 영한사전에 나오지도 않는다. 나름 유식해 보이려 예습까지 했건만 내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미국인들은 생각보다 쉬운 표현을 사용한다. protagonist처럼 라틴어에서 기원한 어려운 단어 대신에 쉬운 main character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간결함을 좋아하는 미국 영어의 특징이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미국 영화에서 가끔은 미국인들끼리 서로 "Can you speak in English"라는 표현을 쓴다. 영어를 할 줄 아느냐 묻는 것이 아니라 미국식 영어, 즉 이해하기 쉬운 영어(plain English)로 설명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고급 영어를 구사하려면 문화적인 요소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난이도가 다른 여러 가지 동의어를 적절히 섞어서 쓰는 것이 고급 영어를 구사하는 기술이다. 

 

p.39

중요한 것은 반복 횟수가 아니라 집중력이다. 동시통역사 출신의 스크린 영어 강사가 강조한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무조건 많이 듣는다고 리스닝이 느는 것은 절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들을 때의 집중력이다."

 

그는 극장에서 좌석을 안내하는 직원을 예로 들었다. 극장 직원은 직업 특성상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영화를 보게 된다. 과연 그들의 영어 실력은 자연스럽게 향상될까? 아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듣기는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는 hearing일 뿐이다. 집중력이 있는 listening이 필요한 것이다.

 

p.56

똑같은 의미로 쓰는 한글 단어와 영단어도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따. obvious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는 뜻에서 유래해서 '명백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우리말 명백은 '의심할 바 없이 뚜렷하다'이다. 영어의 obvious는 '사물의 내부를 들여다보다(look into)'이다. 내부를 보는 것과 뚜렷하게 보는 것의 차이가 있다. obvious는 겉과 속이 다른 경우에 사용될 수 있다. '명백하다'는 겉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로, 속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겉모습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미세한 어감의 차이가 왜 중요할까? 동의어 간의 미세한 어감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무작정 외우는 것은 시험 준비에 임시방편은 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p.79

상대방의 수준에 맞는 어휘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쉬운 단어의 사용에 주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홍콩에 처음 여행갔을 때 길을 헤매고 있었다. 길가에 있는 subway표시를 보고 지하철역에 가면 거리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따라가기로 했다. 그런데 가도가도 지하철은 보이지 않고 눈앞에는 자그마한 지하도만 보였다. 그제야 subway가 미국식 영어에서는 지하철이지만, 영국식 영어에서는 지하도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처럼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에서는 같은 단어를 다르게 이해하기 때문에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p.80

"Do you like subway?"

 

뉴욕에서 온 미국인에게 이처럼 물으면 의아해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과 워싱턴 D.C의 지하철은 metro라고 부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외국인에게 서울 지하철을 설명할 때는 호선이 아니라 색깔로 설명해주는 게 좋다. 그 이유는 지하철 안내방송에 있다. 한국어로는 호선(line)별로, 영어로는 색깔별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D.C의 metro도 색깔별로 구분해서 오렌지 라인, 블루 라인 등으로 이야기한다. 

 

p.83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동의어들의 뉘앙스 강세 차이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형법상 범죄 의도는 네 가지로 구분된다. conscious(의식이 있는), aware(인식이 있는), knowing(사실을 인지하고) 그리고 intentional(알면서 고의적으로)이다. 2008년 제시카 알바가 주연을 맡은 영화에 <어웨이크>라는 제목이 붙었다. 응급실에서 전신마취에 빠진 남자 친구는 의식이 있을(conscious)뿐 아니라 여자친구와 일당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인식(aware)하고 있기 때문에 제목을 Awake라고 붙인 것이다. 이렇듯 단어의 어원을 알면 영어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p.85

"It's your obligation to cooperate!"

내가 영어로 대들자 영어로 응수한 것이다.

 

우선 대사관 직원은 단어 선정에서 실수를 했다. obligation은 법적인 의무이고 법정에서 주로 쓰인다. 비자 인터뷰에 온 나는 불친절한 대사관 직원에게 서류를 일일이 찾아줄 법적인 의무는 없다. 그 상황에서는 responsibility를 써야 맞는데, 이는 직업 또는 의무에 대한 책임을 뜻한다. 비자 신청자인 나는 서류를 구비할 책임이 있고 대사관 직원은 내가 준비한 서류를 검토할 책임이 있다. 또한 미연방 공무원 신분인 대사관 직원에게는 친절 책임도 있다. 그녀는 서류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불친절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던 와중에 너무 흥분한 나머지 잘못된 단어까지 썼던 것이다.

 

p.96~97

미국에서 식사 같이 하자고 이야기한다면 두 가지 뜻이다. 이성 사이에서는 데이트를 신청하는 asking out이고, 동성끼리는 그냥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catching up이다.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가 판단 기준이 된다. 상대방이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게이라면, 남자가별다른 의미 없이 catching up하자는 것을 asking out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약속을 기피한다면 한번 의심해볼 일이다.

 

p.102

음식 나누어먹기 문화는 개개인의 권리와 개성을 중요시하는 서양인에게는 다소 생소하다. 위생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럴 경우 매우 친밀한 관계로 인식되기 때문에 조심한다. 이성끼리는 연인으로, 동성끼리는 동성연애자로 오해를 살 수 있다. 

 

p.104

미국에서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중에 전화가 걸려온다 해도 받지 않는 것이 예의다. 어떤 사람과 둘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는 그 상대에게 100% 집중한다는 뜻이다.

 

p.109

미국 이민을 신청한 후 인터뷰를 통과하면 영주권을 받게 된다. 미국 영주권은 Green Card라고 불리는데 원래 색에 따른 명칭이다. 그린카드는 외국인에게 큰 의미가 있는 중요한 서류로, 이것이 있으면 미국 어디에서도 자유롭게 취업활동을 할 수 있다. 공식 명칭은 '미합중국 영주권 카드(United States Permanent Resident Card)'인데, 너무 길어서 제대로 읽기도 힘들다. 미국인에게 'Permanent Resident Card'를 아느냐고 물으면 잘 모르는 경우가 꽤 많다. 영어 어휘를 자랑하려고 긴 공식 명칭을 외워도 별 효과가 없는 경우다. 어려운 표현보다는 쉽고 많이 쓰이는 쉬운 표현을 공부하자. 

 

색깔 이름을 좋아하는 경향은 화학약품에도 적용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살포했던 생화학무기 중에 고엽제가 있다.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defoliant라고 나오는데, 미국인들도 생소한 어려운 전문용어다. 미국인들은 이것을 Agent Orange라고 부른다. 

 

p.120

한영사전을 찾아보면 '짝꿍'을 best friend라고 한다. 어느 정도의 의미 전달은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런데 '단짝'을 찾으면 갑자기 intimate friend라는 표현이 나온다. intimate는 매우 주의해서 써야 한다. '남녀가 깊은 성적 관계에 있다'라는 뜻으로, 미국식 영어에서 남녀 관계를 품위 있게 돌려서 말하는 표현이다. 만약 회사 동료를 소개하면서 "He is my intimate friend."라고 말한다면 미국인은 몹시 당황스러워할 것이다. "그는 나와 성적으로 깊은 관계에 있는 친구이다." 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동성 친구에게 같은 표현을 쓰면 간접적인 커밍아웃이 된다. 어설프게 사용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으니, 자신 없는 경우에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p.122

니플게이트와 연관된 동사는 flash이다. 원래는 '빛을 비추어 번쩍거리게 하다'라는 뜻이지만 속어로는 '다른 사람 앞에서 은밀한 부분을 살짝 보이다'라는 뜻이다. 국내에서 여자들 앞에서 옷을 벗는 바바리맨이 하는 행동이다. 예전에는 후래시가 손전등을 뜻했다. 원래 손전등을 뜻하는 flashlight에서 라이트가 빠지고 '후래시'라고 쓰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대형 마트에서 'Do you have a flash?"라고 물으면 대개 "You mean flashlight?"라고 반문한다. 동사로 잘못 쓰면 바바리맨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p.145

우선 상대방의 액세서리를 유심히 관찰하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면 큰소리로 칭찬하라. 남자의 경우 넥타이 또는 핸드폰이 무난하다. 넥타이 상품명을 언급하는 것보다는 색깔 또는 양복과의 매치가 좋다는 말이면 된다.

 

"Nice tie!"
"Where did you get it?"

 

이때 '무엇을 사다'라는 표현에 buy 대신 get을 쓰는 것이 낫다. buy는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에 한정되지만, get은 선물로 받은 경우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이 있다. necktie라는 표현 대신에 짧게 tie라고 부른다. 

 

p.174~175

미국인은 feel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구어로 '더듬거리면서 만지는 행위'를 의미하니 천박한 느낌이 들고, 더듬이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영작에 사용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 쉽다. 미국인은 이성 관계에서 chemistry를 중요시한다. 이때 케미스트리는 화학과목이 아니다. 영한사전에서는 이성간의 공감대 또는 공통점으로 나와 있고, 영영사전을 보면 강한 성적 매력이라고 풀이한다. '케미스트리가 있다'라고 말하면 이성적인 매력이 느껴진다는 의미다.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가까이 있으면 둘이 서로 잡아당기는 보이지 않는 힘을 의미한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더라도 매력이 없는 경우 '케미스트리가 없다'고 말한다.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현상과 같다. 이성 관계를 의미하기 때문에 동성끼리 사용하면 동성애자로 오해를 받기 쉽다.

 

p.184~185

백인에게는 선탠을 언급하는 칭찬이 효과적이다. 직접 색깔을 언급하지 말고 "Nice Color!" 또는 "Nice tan!" 등이라고 하면 자연스럽다. 한국인과 달리 상당수의 백인 여성들은 하얀 피부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흰 피부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잘 그을린 피부로 바꾸려 선탠을 하는 것이다. 선탠한 피부를 칭찬할 때 선탠 결과보다는 장소에 대한 질문을 하면 호감을 얻기 쉽다. 한 가지, 따갑고 물집이 생기도록 바짝 태운 피부화상(sunburn)과는 확실히 구별하자.

 

신체에 대한 칭찬을 하고 싶다면 크기가 아니라 색깔이나 상태에 대해 칭찬하자. 흔한 칭찬은 눈동자 색깔에 대한 것으로, blue eyes라고 하면 대부분 좋아한다. 물론 눈 색깔이 다른 사람이라면 불쾌하게 받아들인다. 주로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칭찬이며, 여자들은 남자에게 칭찬을 할 때 목소리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당신 목소리가 좋다"라고 말하면 좋아한다. 이때 nice 또는 good을 사용하면 별다른 효과가 없다. 또 동성연애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남자에게는 힘찬 저음의 목소리(deep voice), 여자에게는 부드러운 목소리(soft voice)라고 말하면 칭찬이다. 

 

p.186

"Nice Skirt!"

"Nice legs!"

 

둘 다 딱 뺨을 맞거나 성희롱 고소감이다. 이럴 경우, 옷 색깔을 칭찬하는 것이 무난하다. "Nice Color!"

 

팔, 다리 등의 신체 부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피부가 닿고 있는 의복에 대한 간접적인 언급을 주의해야 한다. 성적 접근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Beautiful Dress!"처럼 성적인 의미가 내포된 표현을 삼가야 한다. 변화를 위한 노력을 존중해주는 것이 칭찬의 주안점이다. 

 

p.189

미국인은 "shit"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 비속어를 쓰지 않으려 같은 s자로 시작하는 아름다운 단어, 즉 sugar로 달리 부르는 것이다. 예를 들면 F로 시작하는 단어가 입속에서 어른거린다면 대신 아름다운 의미를 가진 flower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비속어 완화법이다. 

 

p.190

상대방이 진심 어린 칭찬을 해주었는데 썰렁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결례다. 상대방이 칭찬을 해주는 경우 먼저 감사의 표시 "Thank you."를 하라. 감사의 이유를 덧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짤막하게 "Thank you!"라고 말하면 너무 사무적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감사하다'라는 영어 표현이다. "Thank you!" 대신에 appreciate을 쓸 때 주의해야 한다. appreciate는 좋은 점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다.

 

"You are so beautiful!"

"I appreciate it"

 

상대의 칭찬에 위처럼 대답을 하면 상대방이 당황한다. 한마디로 '나도 내 아름다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로 들려 나르시스트의 커밍아웃이 될 수 있다. 

 

p.207-208

추울 때 cold 대신 chilly 또는 freezing을 쓰면 구어체 느낌이 강해진다. chilly는 '날씨가 쌀쌀해서 한기가 난다'라는 뜼이고, '태도가 냉담하다'로도 쓰인다. freezing은 객관적인 실측 온도를 나타내는 반면, chilly는 주관적인 체감 온도를 뜻한다. 한 여름에 테니스를 치며 땀을 흘린 후 시원한 음료를 마실 경우, 속이 chilly하지만 온도가 freezing하지는 않는다. freezing은 '물이 얼 정도로 몹시 춥다'라는 뜻이다. 어는점이 바로 freezing point이다. "내 몸이 으스스해."라는 우리말 표현이 "I feel chilly."와 비슷한 표현이다. 

 

p.208-209

한국어에서는 '아니다'라는 표현이 많이 사용된다. 맞다, 아니다의 개념을 벗어나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미국인들에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잘했다고 칭찬받을 경우 한국인들은 별 거 아니라는 뜻에서 "아닙니다"라고 답한다. 문제는 이를 영어로 직역할 경우에 생긴다. 미국인이 "You had a great work!"라고 말했는데, "No!"라고 답변하면 상대방이 당혹스러워할 것이다. 미국인이 한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칭찬을 하는 경우 감사의 뜻을 제대로 표하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자주 사용되는 영어 표현 중에 "I'm flattered."가 있다. flatter는 "실제보다 돋보이게 하다'라는 의미이다. 기분이 매우 좋다면 so를 넣어서 'I'm so flattered!"라고 하면 된다. 우리말로는 "과찬의 말씀입니다." 이다. 

 

p.213

전화를 걸어서 A라는 사람을 찾는 경우, 대부분의 회화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Is A in?"

 

영어 초보자를 위해 쉬운 표현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문법적으로는 틀리진 않지만, 공손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가족 또는 가까운 친구끼리 쓰는 격식 없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May I speak to A, please?" 이것이 예의바른 표현이다.

 

p.214

전화를 받는 경우, "Who are you?"라고 묻지 않는다. 전화 영어에서는 You 대신 this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You를 this로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Who's this?"라고 물으면 큰 실례가 되기 때문이다. 조동사 may 또는 please를 사용해서 예의 바르게 질문해야 한다.

 

"May I ask who is calling?"

 

잘 모르는 사람과 통화하면 항상 존칭 표현을 써야 한다.

 

통화 중에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할 경우에도 "What?" 또는 "What did you say?"를 쓰면 안 된다. 반말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떤 책에서는 "Excuse me!"를 앞에 붙이기도 하는데, 더욱 어색하다. 존댓말과 반말을 섞었기 때문이다. 우리말 '아버지는 진지를 먹었다'같은 이상한 말이 된다. 상대방이 한 말을 제대로 못 들었다면 이렇게 말하자. 

 

"Could you please repeat it?"

 

p.226

happy와 glad는 상당히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happy는 '너무 행복해서 참을 수 없다'이고 glad는 '그냥 속으로 기쁘다'는 의미다. 원어민에게 happy와 glad의 뜻은 하늘과 땅 차이다. 만약 원어민이 당신을 만나서 glad하다면 형식적인 인사에 불과하지만 happy하다고 하면 상당히 개인적인 감정도 포함된 것이다.

 

p.248

너무 기초적인 표현은 피하라. want 또는 desire 등의 단어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회사에 입사한 후에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I want to join the company soccer team."

아주 초보적인 문장이다. want to라는 표현은 초보적인 어감이 강하고 어린이가 말하는 표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would like to를 사용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 

 

p.250-251

"Are you free?"

"Are you available?"

 

free와 available은 동의어가 아니다. 대개 free는 '다른 것에 구속받지 않아서 자유롭다' available은 '사람을 만날 시간 여유가 있다'라는 뜻이다. 전화 영어에서 available은 '통화 가능하다'라는 의미다. 주로 free는 막역한 사이에서 쓰이고 available의 경우 형식을 갖춘 사이에서 쓰는 표현이다.

 

사무실에서 자리를 비울 때는 out보다는 away를 쓰는 것이 낫다. out은 자리에 있다를 뜻하는 전치사 in의 반대말이기 때문에 자주 틀린다. away는 away from the desk의 준말로 '자리에서 떨어져 있다'라는 뜻이다. 전화기가 멀어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out of the office는 아예 사무실 밖에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자동응답기에는 대부분 away라는 표현을 쓴다. out을 쓰면 외부 출장을 간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52

"I'm so excited to announce our new service"

 

이 말로 무슨 의도를 전하고자 하는걸까? 아마 '저희 서비스를 알려드리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일 것이다. 그런데 excite는 지나치게 감정적인 표현으로 들릴 수 있다. 또한 일인칭 주어를 사용했으니 마약중독자로까지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 더 나은 표현은 excited를 pleased로, so를 very로, I를 We로 바꾸는 것이다.

 

"We are very pleased to announce our new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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