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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프라이싱 전략

by Diligejy 2023. 5. 19.

 

p.18-19

가격 결정의 역량을 강화하려면 수많은 것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마케팅 책임자들은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갖는 가치에 대해 기존에 생각해왔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가격 설정이나 할인, 협상 등과 관련한 내부적인 프로세스와 절차도 바꾸어야 한다. 경쟁사들의 가격 전략, 고객의 구매 패턴, 가격 관리 등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해야 한다. 또한 마케팅, 영업, 재무 회계 분야에서 가격 결정 업무와 관련 있는 임직원들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가격 결정을 바라보는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 즉, 가격에 대한 의사결정을 매출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전술적인 수준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수익을 내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p.23

가격에 대한 의사결정은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땜질하는 식으로 이뤄지는가, 아니면 회사에 이득이 될 기회를 잡아내기 위해 면밀하게 계획되는가? 가격 결정을 수익성에 미칠 즉시적인 영향만 생각해서 내리는가, 아니면 고객과 경쟁 기업들의 반응이 향후 구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까지도 분석하는가? 가격 결정시 전적으로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는가, 아니면 결정된 가격을 뒷받침해줄 마케팅 프로그램과의 연계까지 고려하는가?

 

p.25

전략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려면 태도만 변해서는 부족하다. 언제, 어떻게, 누가 가격을 결정하는지도 달라져야 한다. 가격대는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이미 예상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콘셉트들이 비용을 들여도 좋을만한 가치를 창출해줄 것인가'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수익성을 달성하기 위해 꼭 있어야 하는 '가격 결정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일관된 정책과 절차를 마련하는 것은 경영진의 역할이다. 무엇보다도 마케팅, 영업, 재무 등 각 부서들의 관계가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각 부서를 아우르는 관점을 갖게 되면, 자신이 지불하는 가격에 대해 좋은 가치를 얻고자 하는 고객의 요구와 제품 개발 및 판매에 들어간 비용을 커버하고 적절한 수익을 얻고자 하는 기업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에 초점을 둘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격 결정 과정은 그 두 가지 목표 간에 균형보다는 상충 관계를 일으킨다.

 

p.26

기업의 재무적인 목적은 '비용을 커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재무 부서는 또한 판매량에 따라 비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해서, 마케팅이나 영업 담당자들이 판매 목표량 달성에만 급급하지 않고 수익성을 염두에 두면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인센티브와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

 

p.27

비용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먼저 가격이 정해지기 전에 제품의 단위당 비용을 알아내는 것이 대체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들어간 모든 비용을 반영해서 단위당 비용을 구하려면 '고정비용'에 해당하는 부분만큼을 제품 생산량을 나눠야 한다. 100개를 생산했다면 고정비용은 100으로 나눠지고 200개를 생산했다면 고정비용은 200개로 분산되는 것이다. 그런데 몇 개를 생산할 것인지는 제품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즉, 단위당 비용은 생산량에 따라 달라지고, 생산량은 가격에 따라 달라지므로, 안타깝지만 단위당 비용은 '움직이는 목표물'인 것이다. 반도체나 LCD 등 고정비용이 높은 산업일수록 단위당 비용의 문제는 전반적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비용기준의 가격 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판매량은 가격 수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가정을 하게 된다. 가격이 판매량(생산량)에 미치는 영향과 판매량이 비용에 비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경영진들은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가격결정을 내리게 된다. '비용+마진'의 접근 방식으로 가격을 결정했다가 결국에는 망해버린 기업의 사례가 무수히 많다. 해당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특히나 안타까운 사례로 '왕 연구소'를 들 수 있을 것이다. 

 

p.28

높은 고정비용을 '커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면 판매량이 더 줄게 되고 그에 따라 단위당 비용이 다시 높아지게 된다. 결국 가격을 올리고 났더니 이윤이 감소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비용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에 치명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가격이 올라가면서 줄어든 판매량에 고정비용이 분산되다 보면 단위당 비용이 더 증가하는 악순환이 생겨나는 것이다. 반면 가격을 내려서 더 많은 물량을 판매하게 된다면 고정비용이 더 많은 판매량으로 분산될 수 있으므로 단위당 비용이 줄어들고 이윤이 증가할 수 있다. 비용과 목표 마진을 커버한다는 이유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가기 급급한 가격 결정을 할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가격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경영자들은 가격 결정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판매량은 다시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용을 중심에 두고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 처한 기업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경쟁력 있는 강력한 제품을 가진 기업에게 적용될 때 더 큰 함정이 된다. 그러한 경우, 잠재 위험을 경고해주는 징후 - 시장 점유율이 줄어든다거나 하는 식의-를 오히려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p.29-30

'비용 + 마진' 방식의 가격 결정은 제품의 경쟁력이 약한 상황에서는 가격을 너무 높게 매기게 하고, 경쟁력이 강한 상황에서는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하게 만든다. 제대로 된 전략과는 정반대다. 그렇다면 비용도 커버하면서 수익성 목표도 달성하기 위한 가격 결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답은 '해결해서는 안 된다'이다. 질문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다. 이 질문은 가격 결정의 역할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담고 있는데, 판매량을 먼저 정하고 그 다음에 단위당 비용과 목표 수익을 계산하고 그 다음에 가격을 정한다는 순서를 상정하고 있다. 맨 처음 단계에서 이미 가정되어 있는 '판매량'이 맨 마지막 단계에서 결정되는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비용을 기준으로 하는 가격 결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수익성을 제고하는 가격 결정을 위해서는 예상 가격을 먼저 결정하고서, 그것에 대해 비용이 얼마나 발생할 것인가를 따져야지, 거꾸로 되어서는 안 된다. 즉, 제품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기 전에 '가치'를 기준으로 한 가격 결정 과정이 먼저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비용 기준 가격 결정

제품 -> 비용 -> 가격 -> 가치 -> 고객

 

가치 기준 가격 결정

고객 -> 가치 -> 가격 -> 비용-> 제품

 

p.31

비용에 기초를 둔 가격 결정이 야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땜질식 처방으로는 불충분하다. 의사결정 과정 전체를 완전히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 즉, '고객'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목표 가격은 다음 두 가지를 기초로 책정해야 한다.

1) 제품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추정치

2) 경쟁제품을 고려할 때, 제품의 제공가치 중 실제로 포착할 수 있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예측치

 

재무 부서의 역할은 '가격이 비용을 커버해야 한다'고 사후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고 수익성 있게 가격을 매길 수 있을 법한 제품에 대해서만 애초에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사전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p.33~34

전략적인 가격 결정의 목적은 더 많은 가치를 잡아냄으로써 수익성을 재고하는 것인데, 이것이 꼭 더 많은 판매를 통해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수익 목표와 판매 목표를 헛갈리게 되면, 가격을 제품의 진정한 가치에 따라 매기는 것이 아니라 그게 얼마가 됐든 고객이 지불하겠다고 하는 만큼에 맞춰서 가격을 매기게 되는 함정에 빠진다. 그런 식으로 해서 판매목표량을 채울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성은 저해된다.

 

구매자가 얼마나 지불할 의향이 있을 것인가를 기준으로 해서 가격을 정하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교묘한 구매자는 자신의 실제 지불 의사를 정직하게 밝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적인 구매 대행업체는 자신들이 그 제품에 대해 느끼는 진정한 가치를 숨기는 데에 아주 능숙하다. 제품의 가격이 협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구매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품에 부여하는 가치를 판매자가 모르게 하거나 잘못 알게 하고 싶은 인센티브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영업 담당자 입장에서는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나가면서 고객의 니즈를 알아내는 것이 어려워진다.

 

두 번째 문제점은 더 근본적인 것이다. 영업 담당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해야 할 업무는 단순히 고객이 현재 지불할 의사가 있는 가격에서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진정한 가치를 더 잘 반영하도록 고객의 지불 의사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말로 혁신적이고 훌륭한 제품들에 대해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이는 기업들이 제품의 가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지불 의사를 물어보기 때문이다. 신제품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표준적인' 가격은 고객들이 실제로 그 제품을 써보도록하는 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복사기나 메인프레임 컴퓨터, 워드프로세서 등이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 대부분의 고객은 가격만큼의 값어치가 없는 제품들이라고 여겼다. 기업이 제품의 가치를 알리기위해 광범위한 마케팅과 홍보를 하고 나서야 이 제품들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졌다. 당신의 제품을 아직 한 번도 안 써본사람이 얼마나 지불 의사가 있을지 따위는 잊어버려라! 그보다는 제품에 대해 만족한 고객들이 얼마나 많은 가치를 얻었는지를 알아내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라. 가격을 싸게 매기는 것은, 좋은 마케팅과 적절한 판촉 활동을 결코 대신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경쟁사의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런 관점에서는 가격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이것을 '전략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있겠지만, 사실상 이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당신이 시장점유율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점유율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제품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면 이는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경쟁사가 판매하는 제품의가치에 비해볼 때 당신 제품의 가치가 현재의 가격을 더 이상 정당화해주지 못하는 경우에만 (당신 제품의 가치가 가격에 못 미칠 때에만) 이뤄져야 한다.

 

p.35

가격 결정의 목적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마진'과 '시장점유율'의 균형을 찾아내는 것이다. 수익성을 가장 높여주는 가격을 매기면 시장 점유율의 확대는 제한될 수도 있다. 만약 고디바 초콜릿, BMW 자동차, Any Call 휴대전화, 루이비통 가방, 스냅온 공구 등이 경쟁사 수준으로 제품 가격을 낮춘다면 엄청난 시장점유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얻은 추가적인 점유율이 현재 수익의 원천인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포기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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