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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게임의 기술

by Diligejy 2017. 3. 28.

p.49

중요한 건 약속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약속을 지켜서 내게 돌아오는 이익이 있느냐 없느냐다.


p.71

미국의 선로 표준화 사례가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호환성이 없는 두 기술이 역사적으로 우연히 생겨났다고 해도 관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공존할 수 있다.

둘째, 네트워크 시장에서 후발 기업이 공격적이고 단호한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 이상 초기에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지배적 기업이 절대 유리하다. 

셋째, 표준화 경쟁 과정에 소극적으로 참여하거나 양보할 경우 장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

넷째, 주요 수요자(미국 북부 연방 정부)가 다수의 공급자(철도 사업자들)보다 네트워크 시장의 판도를 결정하는 데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73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의 경쟁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준다.

첫째, 기술혁신과 기술 진보(여기서는 다상 교류 방식)가 최종 승자를 결정짓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둘째, 소비자들의 선호가 강력하지 않은 이상 선점자(직류)의 이점은 기술의 우수성 앞에 무릎을 꿇을 수 있다. 실제 소비자들에게는 전등을 켜고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는 이상 그것이 교류 방식이든 직류 방식이든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셋째, 회전식 변압기와 같은 어댑터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약세에 처한 기술(직류)을 구제해줄 수 있으며, 그 결과 표준화를 진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p.82~83

어떤 제품의 구매처가 단 하나뿐인 공급 특화의 경우 소비자 예속은 투자를 저해한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A사가 자사의 고급 승용차에 설치되는 전자 제어장치를 부품 업체 B로부터 납품받으려 한다. 부품 업체가 그 전자 제어장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거액의 연구 개발비가 소요된다고 가정하자. 또한 그 전자 제어장치는 기업 A의 고급 승용차에만 장착되는 장비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는 판매할 수도 없는 특화된 제품이라고 하자. 부품 업체 B는 전자 제어 장치를 개발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부정적이다. 일단 B사가 거금을 들여 전자 제어장치를 개발하고 대량생산에 돌입하면 A사는 그저 B사가 망하지 않을 만큼의 가격에 부품을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 B사의 입장에서 부품은 이미 개발해놓은 상태고 다른 회사에는 팔 수도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식 헐값으로라도 판매하는 편이 낫다. 이른바 A사에 의한 강탈(hold-up)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B사는 이러한 미래 상황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A사의 요청을 거부하게 된다. 그 결과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투자(여기서는 전자 제어장치의 개발 및 생산)가 매우 적게 이루어지거나 또는 아예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강탈에 의한 과소투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두 회사 간에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계약은 한시적으로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계약 기간이 끝나면 A사에 의한 강탈 행위가 이루어질 여지는 여전히 남는다.


p.133

독점의 폐해를 이해하기 위해 도둑의 비유를 들어보자.

도둑질은 분명 범죄행위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한 사람의 소유물이 다른 사람에게 단순히 이전되는 현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도둑질을 사회악이라고 하는가? 그 이유는 도둑질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력 유지, 방범 시스템 마련, 강화된 방범을 뚫기 위해 도둑이 추가적으로 들이는 준비 활동 등에는 모두 비용이 든다. 이는 사회적 낭비다. 도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다른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을 엉뚱한 데 써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논리는 독점 시장에도 적용된다. 독점기업이 얻게 되는 이득은 소비자로부터 기업으로 가는 단순한 부의 이전에 불과하다. 그러나 독점이윤을 추구하거나 이를 막기 위해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은 크다. 수입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권 로비, 특허권을 따기 위한 연구 기술 개발,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대규모 광고, 신규 기업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약탈 가격 부과, 경쟁 회사의 인수 합병 등 독점화 전략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반면 독점은 소비자 후생을 침해하므로 정부, 국회, 시민은 독점력을 약화시키려 노력한다. 독과점 규제 기구의 운영, 공정거래법의 제 개정, 소비자단체의 운영에는 모두 사회적 비용이 든다.


이러한 독점으로 인한 직간접 소비자 후생 손실과 기업의 독점이윤 확보를 위한 사회적 비용 그리고 정부의 규제 비용을 모두 감안하면 독점의 폐해는 상당히 클 수 있다. 역설적으로, 독점을 완전히 없애려는 시도는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발생시키며 실효성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독점 규제 시스템을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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