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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념

블록체인과 디지털경제

by Diligejy 2017. 12. 6.

유진투자증권에서 김열매 애널리스트가 쓴 보고서


p.3

기술의 발달과 함께 우리는 디지털 경제로 진입하고 있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원인 시대다.(Data is the new oil of the digital economy)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지적 재산권과 컨텐츠 같은 디지털 데이터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산출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암호화폐는 디지털 경제 내에서 교환의 가치만 갖게 된다 해도 디지털 골드로서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블록체인은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Society)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중개기관과 중간자(Middleman)을 없애는 것뿐 아니라 사람이 배제된 기계 간(Machine-to-Machine) 거래를 실현할 수 있다. 웹이 IT 생태계를 뒤흔들었듯 블록체인 역시 현재의 중앙집중형 시스템 체제에 변화를 예고한다.


p.4

사물인터넷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을 두고 발전해왔다. 이 방식은 중앙서버로서 집중된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필요로 하는데 구축 비용이 많이 들고 확장성과 보안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그런데 사물인터넷 기기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기기 장치 스스로가 블록체인의 노드가 됨으로써 중앙 서버가 불필요해진다. 보안성과 확장성도 높아진다.


p.16

디지털 서명은 개인키(Private key)와 공개키(Public key)가 쌍으로 구성된다. 개인키는 공개키에 대한 비밀번호 같은 것으로 개인키로부터 공개키를 알아낼 수 있으나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알아낼 수는 없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송신자는 '거래 내역'과 '자신의 개인키로 암호화한 디지털 서명' 두 가지를 동시에 수신자에게 보낸다. 수신자는 디지털 서명이 된 데이터를 송신자의 공개키로 복호화하고 이를 같이 받은 거래내역과 대조하여 일치하는지를 체크함으로써 전송 과정에 위변조가 없는지를 검증한다.


p.17

거래 내역을 암호화하는 데 해시함수(Hash function)가 쓰인다. 해시 함수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정보보안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것으로 데이터를 정해진 길이의 무작위 문자열로 치환하는 함수다. 입력하는 데이터에 아주 미세한 변화만 주어도 헤시함수의 결과값이 완전히 다르게 바뀌며 결과값에서 규칙성을 찾을 수 없어 역으로 입력 데이터를 추론할 수 없다. 따라서 해시 함수의 결과값이 같다면 입력한 데이터가 동일한 것으로 검증할 수 있다.


비트코인에서 쓰이는 해시 함수는 'SHA-256'으로 입력하는 데이터의 내용과 상관없이 항상 64자리의 16진법 문자열을 산출한다. 특정한 문자열이 나오게 하는 입력 데이터를 찾으려면 2^256개(256비트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의 데이터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2^256을 10진법으로 표시하면 10^77정도로 엄청난 숫자다. 해시 값으로 입력 데이터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p.21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한 통화별 비중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미국 달러화 비중이 가장 높았다가 2013년말부터 중국 위안화 거래 비중이 한때 90%를 넘어설 만큼 급증했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고 BTC China 등 거래소를 폐쇄하면서 위안화 거래가 급감했다. 한편, 일본은 정부가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한 후 거래량이 크게 증가해 비트코인 거래량 중 엔화 비중이 1위로 올라섰다.



p.23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이사를 역임한 미쉬킨 교수(Frederic S. Mishkin)는 그의 저서, 화폐와 금융(The Economics of Money, Banking, and Financial Markets- 제11판)에서 비트코인이 미래의 화폐가 될 수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화폐의 3가지 기능인 교환의 매개수단, 계산단위, 가치의 저장수단으로 기능하는가?


비트코인은 확실히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잘 기능한다.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는 데 어서 2가지 매력적인 특징을 갖는다. 첫째,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에 수반되는 수수료는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의 경우보다 상당히 낮다. 둘째,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는 익명으로 할 수 있어서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계산단위와 가치의 저장수단이라는 2가지 화폐의 기능은 잘 수행하지 못한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매우 변동이 심하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금값의 7배 이상이고 S&P 500과 같은 주가지수의 8배 이상이다. 예를 들어 2011년에 비트코인의 가격은 30센트에서 32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그 이후 2013년 4월 10일에 255달러로 치솟다가 4월 17일에 다시 55달러로 떨어졌다. 2013년 11월 30일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1,125달러로 최고치를 보이다가 2014년 5월까지 5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의 높은 변동성은 비트코인이 가치의 저장수단으로서 잘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너무 위험성이 크다. 이러한 변동성 때문에 비트코인은 계산단위가 되지 않았다. 상품의 가격을 비트코인으로 표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화폐의 3가지 기능 중 2가지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화폐로서의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다. 더구나 정부는 마약거래나 돈 세탁에 비트코인이 사용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FBI가 2013년 5월 Silk Road라는 마약 거래 사이트를 폐쇄할 때, Mt. Gox 비트코인 거래소로부터 비트코인 자산을 압수했다. 중국과 같은 국가들은 화폐로서 비트코인의 사용을 불법화하고 있다. 또한 세간에 이목을 끄는 비트코인 절도 사건이 있었다. 대규모 비트코인 거래소의 하나인 Mt.Gox는 2014년 2월 약 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절도 사건을 당해 파산을 신청한 바 있다.


화폐의 기능을 이해한다면 비트코인은 미래의 화폐가 되지 않을 것임을 알 것이다. 그러나 전자 거래를 저렴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비트코인의 기술적 측면은 미래 전자결제 시스템의 하나의 특색이 될 것이다.


p.30

p.31

블록체인에 대해 각 국가마다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규제를 먼저 강화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정부가 주도적으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공공 부문에의 도입에도 적극적인 나라들이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많은 국가와 중앙은행들이 암호화폐 도입에 대해서는 규제하더라도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p.33~34

각국의 사례를 조사해보니 가장 흥미로운 국가는 에스토니아다. 이 나라는 'e-Estonia'와 'e-Residents'라 불리는 디지털 국가의 전자 시민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이러한 절차 대부분을 블록체인이 등장하기 전에 구축했는데 최근 수년간 블록체인 기술과의 절묘한 통합을 추구함으로써 블록체인 기술에 있어서 선도적인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북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인구가 130만명에 불과하고 면적은 한국의 절반 정도인 작은 국가다.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정부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블록체인 도입 검토 이전에도 오랫동안 IT 강국을 국가 정책으로 내걸고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전자정부를 구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e-Estonia'모델의 핵심은 디지털 ID다. 에스토니아인들은 전자 ID 카드로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드에 내장된 칩은 카드 소유자의 기본 정보 외에 다음 두 가지 인증서를 담고 있는데, 하나는 ID를 인증하는 인증서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서명을 제공하는 인증서다. 시민들은 이 칩을 활용해 투표를 하고 사회 보장 서비스에 지원하거나 은행 서비스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 모바일 ID만 입력하면 칩과 똑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며 EU 내 어느 곳이라도 자유자재로 여행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는 또한 국가가 보유한 백만 건의 건강기록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건강관리에 대한 모든 기록과 접근이 블록체인에 등록되어 의료 사기를 방지하고 해커가 자신의 흔적을 숨길 수 없도록 한다. 향후 온라인 상으로 다양한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2015년 5월부터는 이와 유사한 디지털 시민권인 'e-Residency'를 외국인들에게도 발급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시민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시민(e-residents)이 되면 암호화된 디지털 ID 카드를 발급 받아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루 만에 법인을 설립할 수 있고 계좌 개설, 온라인 송금, EU 국가 내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약 27천명이 디지털 시민이 되었고 4천개 이상의 기업이 설립됐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에스토니아에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가 넓지 않고 인구도 많지 않은 작은 국가가 디지털 시민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디지털 국가 개념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2017년 8월 25일 에스토니아는 중앙은행이 지원하는 암호화폐 에스트코인(Estcoin)을 발행할 것이며 에스트코인 발행을 ICO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암호화폐 거래나 ICO를 전면 규제하는 국가도 있는 상황에서 에스토니아는 정부가 암호화폐를 직접 발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p.38


p.39


p.47

돈 탭스콧의 '블록체인 혁명' 중 인상 깊었던 문단으로 본 보고서의 마무리를 대신하고자 한다. 


월 스트리트의 많은 전문가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대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블라이드 매스터스는 "새로운 진입자들이 기존 체계를 허물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은 월 스트리트의 효율성과 운영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분위기가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이 바로 3대 방송사 네트워크가 유튜브를 생각해 내지 못하고, 3대 자동차 메이커가 우버를 생각해 내지 못하고, 3대 호텔 체인이 에어비엔비를 생각해 내지 못한 이유다. '포천'지 선정 1000대 기업의 고위 간부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 마음먹은 순간, 새로운 진입자들은 그들을 스피드, 민첩함, 더 나은 제공의 편의성으로 들이받고 있다. 누가 일등을 차지하느냐와 무관하게, 멈추지 않는 기술적 변화와 동력의 세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금융 산업의 불변하는 목표는 극심한 충돌을 거듭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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