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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회계

숫자로 경영하라

by Diligejy 2017. 12. 18.

p.26~27

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뉴스를 시장에 공시하는 행태는 지난 수십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분석한 결과 1970~1980년대의 자발적 공시 내용은 신기술 개발, 이익증가 전망, 새로운 계약 체결 등의 뉴스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내용의 공시는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당시 공시의 주 목적은 기업에 유리한 뉴스가 생기면 시장에 즉시 알려 주가를 올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이 1980년대 중반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부정적 뉴스의 비중이 서서히 늘어나더니, 1990년대에는 오히려 부정적 뉴스의 비중이 더 많아졌다. 1990년대 중반에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공시 뉴스 중 부정적 뉴스의 비중이 약 50%, 중립적 뉴스의 비중이 약 10%, 긍정적 뉴스가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정반대다. 서울대 이병희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최근 공정공시제도를 통해 기업들이 발표한 뉴스의 절반 이상이 긍정적인 내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미국기업들은 부정적 뉴스를 더 많이 공시하는 것일까? 그 주된 이유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도에 의해 소송을 당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송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기업의 경영 성과가 좋지 않다는 등의 부정적 뉴스를 되도록 빨리 시장에 알리는 것이다.


p.28

서석호의 연구('증권집단소송에 대비한 기업의 전략과 과제', <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 자료집>, 2005년)에 의하면, 1990년대 동안 미국에서 제기된 집단 소송은 총 1천571건이며, 이 중에서 98%가 합의를 통해 사건이 종결되었다. 기업들이 부담한 평균 배상 또는 합의금액은 2천만 달러 정도 수준인데, 이 중 약 1/3이 변호사에게 지급되며, 나머지 2/3이 수천에서 수만 명의 피해자들에게 나눠 지급된다. 예를 들어 1만 명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면, 2천만 달러의 평균 배상금액 중 피해자 1인에게 돌아오는 보상금은 1천333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소송을 대표한 변호사는 667만 달러를 받는다.


p.42~43

동아제약은 왜 자기주식을 시장에서 매각하지 않고 해외 SPC에 매각해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방법을 이용했을까? 그 이유는 강문석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서로 지분경쟁을 벌이는 중이지만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을 시장에 매각해서 세금 납부를 위해 필요한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때 경쟁 상대방이 이 매각된 주식을 매집한다면 경영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3자 배정 형식으로 모든 자기주식을 우호세력인 특정인에게 국내에서 매각한다면, 이는 경영권을 둘러싸고 법정소송이 벌어진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반면에 법적으로는 아무 관계가 없는 해외법인인 DPA나 DPB가 발행한 교환사채를 누가 사든 그것은 동아제약이 상관할 바가 아니며, 국내법의 적용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자기 주식을 시장에서 매각하지 않고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외국에 위치한 제3자에게 넘겨, 그 3자가 교환사채를 발행하도록 헀을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자기주식을 매각해 현금 648억 원을 조달했으므로, 동아제약은 부과된 세금을 납부하고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SPC 측도 이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하고 시장에 매각함으로써 자금을 조달해 은행에서 차입한 돈을 즉시 상환할 수 있다. 또한 SPC가 발행한 교환사채는 1년 후부터 주식으로 교환이 가능한 조건이므로, 해당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점을 최소한 1년 후로 미룰 수 있다. 이 1년 동안에 동아제약의 지배주주 측은 열심히 지분비율을 늘려 경영권 분쟁에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이다.


p.43~44

많은 기업이 이용하고 있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경우, 보유자가 주식으로의 전환을 원하거나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야 하므로 대주주의 경영권을 희석시킬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교환사채는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문제점을 당장은 회피할 수 있다.


p.45

자사주를 한꺼번에 대규모로 매각하면 주식가격이 단기간에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에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면 이런 위험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p.54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예측해야 한다. 이때 상대적으로 지속성이 높은 매출총이익이나 영업이익이 지속성이 낮은 세전이익이나 당기순이익보다 더 유용한 지표다. 예를 들면 금년도 당기순이익이 100억 원이라고 해도 다음 해의 당기순이익이 100억 원이 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오히려 100억 원 적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출총이익이 금년도에 100억워닝라면 내년도의 매출총이익도 100억 원 근처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p.60~61

회계의 가장 기본 공식은 '자산-부채=자본'이다. 따라서 자본을 자산으로 나눠 계산한 BIS 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눠 계산한 일반 부채 비율의 개념과 거의 같다. 다만 BIS 비율을 계산할 때는 전체 자산이 아니라 자산을 위험 정도에 따라 가중 평균한 위험가중 자산을 사용한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대출금과 안전한 대출금을 구분해 평가한다는 의미다. 즉 부실 가능성이 높은 대출금은 자산 가치가 별로 없으므로 절대 금액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평가절하되는 것이다.


p.61

2008년 말~2009년 초 국채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유는 은행들이 BIS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위험이 없는 국채만을 선별해 매입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국채를 구입하면 이자 수익은 올라가면서도 BIS 비율은 하락하지 않는다. 국채의 위험 가중치가 0%이기 때문에 BIS 비율 계산시 분모인 위험가중 자산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은행들을 아무리 압박해도 은행들은 안전한 국채만을 계속 매입하니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은행에 자금을 대주었는데, 이 자금이 시중에 풀리는 것이 아니라 국채 매입에 사용되어 다시 정부한테로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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