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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유병재 농담집 - 블랙코미디

by Diligejy 2018. 2. 20.

p.16

변비


똥이 안나온다.

난 이제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


p.25

다행이다


말에 가시가 돋아서

기분이 안 좋은 줄 알고 걱정했어

성격이 안 좋은 거였구나.


p.32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돈을 잃으면

대개 명예와 건강도 잃는다.


p.40

어린애들한테 돈 얘기 하지 말라니.

돈 없어서 제일 서러운 건 어릴 땐데.


p.41

지금이 슬럼프라면 전성기는 도대체 언제였단 말인가.


p.58

"브래드 피트랑 추성훈이랑 합쳐놓은 것처럼 생겼어."

"브래드 피트 얼굴에 추성훈 몸?"

"브래드 피트 얼굴을 추성훈이 다섯 시간 동안 팬 것처럼 생겼어."


p.68

진퇴양난


마스크 벗고 미세먼지를 마실 것이냐.

마스크 쓰고 내 입냄새를 마실 것이냐.


p.72

치루 수술하고 집에서 요양하던 중이었다.

출혈이 생각보다 심해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생리대를 착용해야 했다.

남자 둘이 자취하는 집이라 나는 형에게 들어오는 길에 생리대 좀 사다 달라고 했고.......


형은 탐폰을 사왔다.


p.73

성교육


"엄마 아빠,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넌 아직 몰라도 돼! 조그만 게 벌써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나 읽어! 가만 보자, 천둥의 신 제우스는 엄마를 강간하고 누나랑 결혼했단다."


p.75

내 통장은 공업소.

0 없오.


p.76

과소비


많이 쓰는 것이 아니다. 적게 버는 것일 뿐이다.


p.77

대한민국에서 아들딸로 살기 힘든 이유

: 딸 같아서 성희롱하고 아들 같아서 갑질함.


p.83

대한민국의 청와대가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나?

저 감옥에 다 갔다고.


p.86

나는 복덩이인 게 분명하다. 왜냐하면 여태껏 내가 속했던 모든 집단은, 내가 들어오기 전까진 항상 빡셌고 지금처럼 편한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들어옴과 동시에 모든 집단이 다 편해지고 기가 빠졌다고 했다.


p.87

듣는 순간 기분 나쁜 말.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p.91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하지만 어떤 똥들은 무서울 정도로 더럽다.


p.101

상처와 카리스마


사람들이 당신을 겁내는 건

당신에게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당신은 그냥 쉽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받게 될 나를 겁내는 것이지, 

당신을 겁내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에게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p.108

똘레랑스Tolerance :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싸우곘다.


꼰대랑스Konderance :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에 동의하지 않고 당신의 의견에 반대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p.110

넌 배에 뇌가 있을 것 같다.

똥은 대가리에 있으니까.


p.180~181

엄마 미안


엄마 미안. 

그동안 대통령 보고 가엾다는 엄마가 참 싫었어.

내가 보기엔 엄마가 더 불행하게 살았거든.

가난한 집에 둘째 딸로 태어나서 장남은 장남이라고 막내는 막내아들이라고 고등학교 갈 때 혼자 중학교밖에 못 나오고 이십 대에 시집와서 할아버지 똥 기저귀 갈고.


남편은 집에만 있지 잘나가는 시누이들은 무시하지 빚쟁이들은 만날 오지.


가난이 싫어 어린 아들 앞에서 입버릇처럼 내일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다가


보험회사 공장 일 식당 일 가정부 일 끝나고 집에와서도 마늘 까며 이제 겨우 끼니 챙기나 싶었는데.


큰 오라버니 요절하고 이듬해 아버지 돌아가시고...... 내가 보기엔 엄마가 더 불쌍해 보였어.


대통령 불쌍하달 때마다 지금 누가 누굴 동정하는 거냐고 속으로 엄마 원망 많이 했었어.


근데 나도 TV에 연예인들이 울면 같이 울더라.


키우던 강아지가 집 나갔다고

가상 결혼하다 헤어진다고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표를 못 받았다고 

섹시한 이미지만 부각되어 속상하다고

우는 연예인들 보구 가엾다고 생각했었어.

그때 나는 종일 굶고 두 평짜리 고시원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엄마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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