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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4

위기의 역사 p.24~25 외환위기 극복을 'IMF에서 빌려 온 달러 빚을 모두 갚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당시 제 생각이 맞을 겁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전의 건강한 우리나라 경제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면 아마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도 완벽하게 극복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죠. 보다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이런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홍길동이 큰 병에 걸렸습니다. 워낙 큰 병이기에 병원에 오랜 기간 입원했고 힘든 치료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약 3년 후에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하게 된 거죠. 병이 완치된 것은 맞지만 퇴원 이후 홍길동의 체력이 병을 앓기 이전과 같을까요? 아마도 상당히 허약해져 있을 겁니다. 병 자체가 치료되었는지를 완치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외환위기의 극복'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 2023. 9. 10.
금리의 역습 p.17-18 바스티아가 죽던 해에 그의 마지막 책자인 이 발간되었다. 여기서 바스티아는 상인 자크 본옴므에 관한 우화를 들려준다. 이 상인의 부주의한 아들이 아버지 상점의 유리창을 깨뜨리자 이웃들은 그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문이 깨졌으니 동네 유리 장수에게 일이 생겼고, 그는 유리를 판 돈으로 음식과 생필품을 살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바스티아는 자크 본옴므에게는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핵심은 경제 행위가 특정 수혜자에게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광범위한 효과를 고려하라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습관, 제도 또는 법은 하나의 결과뿐 아니라 여러 결과를 연쇄적으로 발생시킨다. 이러한 결과 가운데 즉시성이 있는 것은 첫 번째 결과뿐이다. 다시 말해 첫 번째 결과.. 2023. 8. 20.
경제뉴스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p.8 2023년도 예산안 총지출 증가율은 5.2%다. 정부는 2023년도 예산안을 건전 재정 또는 긴축 예산이라고 홍보했다. 많은 언론은 2017년 3.7% 증대는 정부 주장에 따라 "슈퍼 예산"이라고 하더니, 2023년 5.2% 증대는 "건전 재정" 또는 "긴축 예산"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언론은 건전 재정을 펼치는 2023년도 예산안을 칭송하고, 다른 언론은 복지 등 서민의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 긴축 예산안이라며 비판한다. 결론은 반대지만, 정부가 홍보한 프레임 안에서 모두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p.21 양도소득세 강화 여부는 다양한 정책 선택의 영역이다. 2020년 현재 1세대 1주택은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비과세'가 원칙이다. 1세대 1주택 요건을 채우면 양도할 때 소득(양도 차익)이.. 2023. 2. 22.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 p.4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건 타인의 판단과 비웃음이다. 그런데 이러한 비웃음을 가장 착실히 수행하는 곳이 바로 언론이다. 신문을 펼쳐보면 언제나 비웃음과 조롱이 빠지질 않는다. 이걸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은 뭘까? 바로 '소설(서사)'이다. 소설은 한 인간이 어떻게 실패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곤 동정심이 허용된다. 그런데 요즘 언론은 어떠한가? 내가 신문사에 가서 고전 비극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더니 몹시 흥미로워 하며 셰익스피어 의 헤드라인을 이렇게 뽑더라. "사랑에 미친 이주민, 상원의원의 딸을 살해하다!" 심지어 오이디푸스 이야기의 뼈대를 이야기해줬더니 "엄마와 색스는 눈이 멀 정도로 황홀했다!"라고. 소포클레스의 비극 을 읽으면 우리는 오이디푸스의 운명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그의 슬픔에 공감하게 된다.. 2022.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