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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2

작별인사 오랜만에 김영하의 소설을 읽었다. 오랜만에 읽은 이유는 그가 오랜만에 책을 발간했기 때문이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다. 예전에 만났던 김영하의 소설이 그랬듯 김영하는 자신의 색채를 잃지 않았다. 깊은 몰입감 그리고 빠른 전개를 통해 소설로 영화를 보는 느낌을 전달하는 특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약간 지식 전달에 촛점을 많이 맞춘 나머지 설명이 이전 작품 대비해서도 더 많아진 것 같다. 약간 강의록처럼 느껴진달까. 그런 점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김영하 개인의 색채가 남아있다는 게 그 단점들을 상쇄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예전에 봤던 [인류멸망보고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이 소설은 어쩌면 이 영화의 개정판 버전의 소설인 느낌을 주었다. 문제의식도, 전개방.. 2023. 2. 25.
오래 준비해온 대답 p.23~24 이것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고전적인 저주의 형식을 닮았다. 너는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소설 쓰기에 대한 얘기를 해도 좋다. 그러나 절대로 그 시간에 네 자신의 소설을 써서는 안 된다. 너는 다른 사람의 예술에 대해 얼마든지 말해도 좋다. 신나게 떠들어라. 하지만 그 시간에 네 소설을 이야기하거나 그것을 써서는 안 된다. 나는 그 저주의 대가로 월급과 연금을 보장받고 꽤 쏠쏠한 출연료를 받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뒤통수 어딘가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기분이었다. 쉬익쉬익, 기분 나쁜 바람소리가 들렸다. p.29 배움은 다음 문제다. 학교에서는 평생을 함께할, 평가와 비난이 아니라 격려와 사랑을 함께 나눌 예술적 동지를 구하라. 타인의 재능을 샘내지 말고 그것을 배우고 익혀 훗.. 2022.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