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1 작별하지 않는다 p.17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신이 가징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 위해. 반쯤 넘어진 사람처럼 살고 싶지 않아, 당신처럼. 살고 싶어서 너를 떠나는 거야. 사는 것같이 살고 싶어서. p.26~27 그때 알았다. 파도가 휩쓸어가버린 저 아래의 뼈들을 등지고 가야 한다. 무릎까지 퍼렇게 차오른 물을 가르며 걸어서, 더 늦기 전에 능선으로. 아무것도 기다리지 말고, 누구의 도움도 믿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등성이 끝까지. 거기, 가장 높은 곳에 박힌 나무들 위로 부스러지는 흰 결정들이 보일때까지. 시간이 없으니까. 단지 그것밖엔 길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계속하길 원한다면. 삶을. p.44-45 눈은 거의 언제나 비.. 2023. 2.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