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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죽고싶은 사람은 없다

by Diligejy 2019. 3. 3.



p.48~49

내가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외부의 무언가가 있을 때 그것에 따라 행동을 결정할 경우, 나의 생활 자체가 스스로도 예측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수록, 오히려 자기 생활을 규칙적으로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약속과 게획은 신중하게 세우고, 한번 무언가를 하기로 결정하고 나면 가능한 한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p.53~54

사라지지 않는 고통이 사라지기를 바랄 때, 우리는 역설적으로 그것에 매달리게 되어 버린다. 결국 고통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친구들을 만나지 않게 되고, 평소에 좋아하는 드라마나 야구 중계를 보지 않게 된다. 가족과의 대화는 점차 줄어들고, 가족들의 애정 어린 관심에 자신도 모르게 가시 돋친 짜증으로 대응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찾아오는 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뿐이지만, 이러한 과정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계속 되풀이된다. 마침내 주변에 사람이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되면서, 전화를 걸어 힘들다는 이야기를 건넬 친구조차 마땅치 않게 되는 지경이 된다. 이 정도 상황에 이르면, 가족들에게조차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고 나면 자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스스로를 미워하다, 결국 자책에 이른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이 고통(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그것에 집착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마침내 지구상에 고통과 나만이 남아 있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동안 자신의 인생에 있었던 좋은 기억들, 소중한 추억들, 소중한 추억들, 자랑스러운 성취 혹은 소박한 승리의 경험 등은 모두 잊은 채, 오로지 현재의 고통과 거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서 죽음만을 떠올리게 된다.


p.54~55

고통을 받아들이는 순간, 이야기는 극적으로 달라진다. 고통은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며, 내게는 삶의 다른 부분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고통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고통을 즐기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고통이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을 줄이게 되었다'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p.83~84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원래의 계획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이는 불안 그 자체의 속성 때문이다. 불안은 기본적으로 예측 불가능성 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나온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자꾸 변경함으로써 미래를 더 예측 불가능하게 만드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애매하고 불안한 상황이라면 한번 내린 결정을 자꾸 바꾸기보다는 계획대로 밀고 나가는 편이 훨씬 더 나은데도 말이다. 계획대로 해 보다가 잘 되지 않으면 그때 방향을 바꾸어도 늦지 않다. 


p.153~154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일이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고,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고,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이런 일들을 포기해선 안된다. 그래야지만 정말로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조차 마침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한다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나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단지 내 인생의 작은 조각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엄청나게 많은 사건,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유년 시절의 사건부터 얼마 전 보았던 코미디 프로그램의 유행어까지 무수한 기억들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집합에서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일은 한 조각에 불과하다. 이 조각 하나로 인해 나머지 조각들까지 전부 없애 버리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다.


p.160~161

내가 무언가 남들보다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또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답이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제일 흔한 행동 패턴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거나 나보다 사정이 나은 사람들을 부러워하거나 미워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어떠한 변화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어느 순간 나의 생활 혹은 목표를 제약하는 한계가 생겼다면,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주어진 한계 상황을 극복해 내기 위한 실천 활동, 즉 '연습'을 해야만 한다. 물론 연습을 한다고 해서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되든 안 되든 내가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을 때 나는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며, 최소한 그 행위에 있어서는 내가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반면 한계에 직면하여 모든 것을 멈춰 버리는 순간, 좌절은 포기로 이어져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고, 결국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다리는 일밖에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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