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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나라는 이상한 나라

by Diligejy 2018. 12. 2.

[나라는 이상한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송형석님의 책이다. 오랫동안 책을 준비하셔서 내셨다고 했는데 책이 굉장히 얇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예전보다 더 경험이 많이 쌓이셨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착각일 수 있겠지만, 책을 읽으며 스스로 독서치료를 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라는 세계가 이상한건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기 자신을 관찰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생각'이라는 걸 하니까 더더욱 그렇다. 차라리 아예 생각이라는 게 없다면 이상할 게 없다. 그냥 살면되는거다. 근데, 인간은 생각이라는 걸 한다. 물론 생각의 깊이나 폭은 다르겠지만.

책을 읽으며 저자가 마치 나를 타겟으로 쓴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 부분이 있었다.
["다른 사람을 잘 이끌고 싶어. 남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잘 대해주는 건 자신 있는데, 남들이 날 잘 받아주지 않으면 기가 금방 죽어버리네. 단번에 사람을 확 휘어잡는 방법이 없을까?"

"좋아하는 스포츠 있어?"

"축구 좋아하지."

"누구 좋아해?"

"메시. 메시처럼 팀의 중심이 되어 골도 잘 넣고 싶어."

"너는 축구로 치면 드리블을 잘 하는 사람이야. 상대에게 잘 다가갈 수 있지. 그런데 수비를 만나면 금방 약해져. 상대가 내 편을 안 들어주면 비난 한 번에 당황하면서 볼을 놓치는 선수인 거지. 단번에 사람을 휘어잡는 골 결정력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수비를 어떻게 재치는지 잘 모르면서 가장 수비를 많이 상대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같은 걸 꿈꾸는 거야."

"아아..."

"하지만 네 장점이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그러니까 드리블에 능한 것은 확실해. 그러니까 수비를 제치는 기술을 더 익혀야지. 몸도 더 키우고. 그러면 언젠가는 원하는 위치에 가 있을 거야."

90~91p]

기본적으로 사람 챙기는 걸 좋아하고 말을 잘 들어주는 성격인데 잘 받아주지 않을 때엔 그만큼 많이 실망하기도 하는 편이다. 이럴 때 그저 포기하고 좌절하지 말고,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원래 부정적 사고와 포기는 쉽고, 긍정적 사고와 도전은 어려운 거니까.

참 그리고 가끔 화가날 때 보면 좋은 문장이 있다.
[남을 쉽게 증오하지 말자. 나쁜 짓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저항하되, 스스로 증오에 불타지는 않았으면 한다. 또 무지한 사람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말자. 상대를 설득하고 감화시키는 데는 수많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유혹에서도 벗어나자. 그게 힘들면, 차라리 우리가 적대해야 할 더 큰 것을 상상해보라.

133p]

화가 차오를 때가 가끔 있는데, 그럴 때 이 문장을 보며 자기 자신을 지키면 좋을 듯 하다. 그렇게 하다보면 나라는 이상한 세계가 불타지 않고 조금 더 평화로운 삶이 되지 않을까.


p.18~19

"저도 제가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요. 이상하게 자꾸만 하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 된다고 생각한다'와 '그런데 그 행동을 하고 싶다'는 두 문장의 간극을 상상해보라. 누군가가 "액셀을 열심히 밟았는데, 차는 가지 않았다"라고 했을 때, 차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것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구조를 좀 배운 사람이라면 엑셀과 바퀴 사이의 수많은 기계 중 어딘가에서 고장이 난 건 아닐까 생각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분석하면 할수록 자신의 '의지'와 '진짜 욕망'사이에 수많은 메커니즘과 사고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을 조절하고 수정해야만 내가 하는 그 '이상한' 행동을 바꿀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p.20

가장 쉬운 방법이다. 지금 여러분이 가방에 넣고 다니는 물건은 무엇이며, 책상 위에 둔 물건은 무엇인가? 가장 돈을 많이 들이는 물건은 무엇인가?


p.51

자신의 말이 과연 남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알고 싶다면, 자기 의견을 2~3줄 정도의 짧은 문장으로 쪽지에 쓰고, 주어를 '나'가 아닌 제삼자로 바꾼 후 자신의 이야기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읽어보라. 금방 읽지 말고, 며칠 있다가 읽어보는 게 더 생소하게 여겨져 좋다. 자신의 정신을 보호하려는 기제가 머릿속에서 사라지면, 정확한 해석이 더 쉬워진다.


p.53

정신과 의사나 형사들은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지 않는다. 지금 화가 난 게 아니라고 하든, 내가 안 죽였다고 하든, 그건 그 사람의 말일 뿐이다. 말의 내용이 어떤가에 주목하기보다는 '말투가 어색하진 않은가' '잘 쓰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진 않았나' '어색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가' 등을 따진다. 즉, 그 사람의 말과 일관되지 않은 부분에 숨겨진 의미를 추리하는 것이다.


p.73

자기 자신이 방어를 하거나 저항하는 포인트를 알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사소한 감정들에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 타인과 대화할 때 약간 말하기 불편한 주제, 대화하기 어색한 주제, 상대의 놀림에 순간 발끈하는 지점을 놓치지 마라. 


p.76

먼저,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넌 왜 그런 행동을 했니?'라는 질문을 던져보라. 그에 대답하고 다시 질문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아마도 처음 해본 사람이라면 질문을 2~3회 이상 진행하기 힘들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오면 일단 기억을 해두거나 메모를 해두어도 좋다. 나중에 그 일련의 대화를 재평가해보고, 답이 이상하다면 다시 답을 내고 또 질문을 해보자.


p.81

상대와 대화 도중 갑자기 화가 났다면, 여러분은 이미 자기 약점을 방어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분노 자체가 약자가 강자에게 이기기 위해 순간적으로 육체 능력을 상승시키는 기술이다. 분노는 약점이 찔린 것을 감추고, 상대의 공격을 중단시키려는 최후의 수단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를 할 때 걸핏하면 화를 내는 사람은 정상적인 대화론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p.84~85

오늘 나는 회의에서 화려한 지식과 언변을 뽐내며 사람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로 인해 가슴이 기쁨으로 벅차오른 상태다. 바로 그 순간, 자신의 기쁨에 의문을 품어야 한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기쁜 거지? 지식이 많다는 것을 모두에게 인정받아서 그런가? 똑똑하다고 평가받아서? 지식을 과시하고 인정받는 게 왜 그렇게 기쁘지? 내가 진정 현명하다면 이렇게 기쁠리 없는데... 내가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그래서 남의 인정이 필요한가?'


이런 문제를 분석할 때는 다양한 입장을 함께 생각하라. 무언가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오히려 그것에 대한 반대 동기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많아서,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만 실은 어릴 때 자신의 왜소함을 감추기 위해 책을 열심히 읽은 경우도 있고, 돈에 매우 열중하지만 그 이유가 어릴 때의 가난에 기인하는 경우도 있다. 과도한 지박이 그의 빈곤과 결핍을 드러내는 것이다.


p.90~91

"다른 사람을 잘 이끌고 싶어. 남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잘 대해주는 건 자신 있는데, 남들이 날 잘 받아주지 않으면 기가 금방 죽어버리네. 단번에 사람을 확 휘어잡는 방법이 없을까?"

"좋아하는 스포츠 있어?"

"축구 좋아하지."

"누구 좋아해?"

"메시. 메시처럼 팀의 중심이 되어 골도 잘 넣고 싶어."

"너는 축구로 치면 드리블을 잘 하는 사람이야. 상대에게 잘 다가갈 수 있지. 그런데 수비를 만나면 금방 약해져. 상대가 내 편을 안 들어주면 비난 한 번에 당황하면서 볼을 놓치는 선수인 거지. 단번에 사람을 휘어잡는 골 결정력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수비를 어떻게 재치는지 잘 모르면서 가장 수비를 많이 상대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같은 걸 꿈꾸는 거야."

"아아..."

"하지만 네 장점이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그러니까 드리블에 능한 것은 확실해. 그러니까 수비를 제치는 기술을 더 익혀야지. 몸도 더 키우고. 그러면 언젠가는 원하는 위치에 가 있을 거야."


p.93

정신적인 방어는 분명 필요한 것이지만, 이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자기가 어떤 모습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고립되고 만다. 자기 안에 틀어박혀 자기를 알아가려는 시도를 포기하면 편하다. 불능, 포기, 무능, 의존, 더 나아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아를 포기하는 데서 오는 편안함은 항상 악마의 목소리철머 달콤하다.


'해서 뭐해?' '어차피 결과는 같잖아.'


이런 허무에의 유혹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마라. 자신이 파괴되고 새로이 형성되는 기쁨에 눈뜨는 순간, 그런 유혹이 부질없게 느껴질테니까.


p.116~117

인간은 모든 것을 패턴화한다. 뇌가 처리할 수 있는 변수는 제한적이어서, 항상 사안을 자기가 다룰 수 있는 만큼 간단하게 분류해 다루려는 경향이 있다. 지적 능력이나 경험에 따라 수십 가지로 세분화할 수도 있고, 두 가지밖에 구분이 안 돼 흑백논리로 세상을 볼 수도 있다. 단순하게 분류하고 싶은 본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행위가 바로 변덕, 과시, 혼돈, 배신, 유혹 같은 수동적 공격기제들이다. 이것들은 모두 고정된 개념들을 흔들어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수동적 공격'을 받은 사람이 대처하는 심리적 방어로서, 상대를 하나의 큰 범주에 넣어버리곤 한다. 상대에게 무언가로 규정되는 순간 그들의 조종력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쓰는 "미친년" "개새끼" 같은 개념들이 그렇다. 자신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무언가를 머릿속 쓰레기통 폴더에 넣고 '미친놈/년'같은 이름을 붙이고, 더는 깊이 신경 쓰지 않는 식으로 상대를 처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범주화는 공격기제 이상의 의미가 있다. 평소 사람을 분류할 때도 이런 식으로 자신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고 약점을 감출 수도 있다. 내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분류한 후,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높임으로써 나도 더 높은 위치로 격상시키고, 나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열등하다고 치부하며 더 우월감을 느끼는 식이다.


돈 밖에 없는 살마이 세상을 '돈 있는 사람'과 '돈 없는 사람'으로 구분하면, 자신은 대부호와 같은 부류가 되어 돈 없는 상대를 무시할 수 있다. 머리 좋은 사람은 자신을 천재로 상상하며 의견이 다른 사람을 멍청이 취급할 수도 있다. 단순하고 미숙할수록 병적인 카테고리화가 일어나는데, 내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상남자 vs 비상남자(여자, 게이, 트렌스젠더, 일부일처 남자, 허약한 남자, 고자 등 모두 포함)'같은 구도를 만들기도 하고, 부자 중 '자산 100억 이상의 사람 vs 평민(자산 100억 이하의 평범한 부자, 월급쟁이, 가난한 사람 등 모두 포함)'같은 극단적 구도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젊은 남녀들에게서 이러한 방식으로 반대 성을 무시하거나 혐오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는데, 결코 적절한 접근이라 할 수 없다. 


간혹 사람을 분류한다고 하면 '인간이 인간을 어찌!'하면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인간의 내면이란 감히 측정되어선 안 되는 신성한 것이라 여긴다. 이 역시 사람에 대한 지나친 환상에 불과하며, 오히려 인간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


p.119

따돌림을 당했을 때의 대응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에서는 '전따'라는 현상만 간단히 이야기해보겠다. 이는 따돌림을 당한 사람이 오히려 모든 사람을 따돌리고 혼자서 잘 지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따돌리던 이들이 오히려 자신의 조종 욕구가 좌절되어 패배감을 느끼게 된다.


남에게 도움을 구하려는 욕구를 줄이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사실상 최고의 방어이자 공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신뢰, 탄탄한 가정 배경, 깊이 있는 개인적 관심사,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 등이 필요하며, 이는 건강한 나르시시즘 확립에 필수적이다. 이들은 스스로가 남들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정신 에너지를 자기 내면을 탐색하거나 사회적 성과를 내는 데 돌리므로 타인의 이런저런 공격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p.128

예를 들어, 부모와의 갈등으로 우울하다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부모의 양육 방식이 낳은 피해자이며, 그 트라우마는 사라지지 않고 있고, 그래서 나는 치료될 수 없다."


그는 부모와 타협할 기술이나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 생각을 포기하기 힘들다. 포기에서 오는 이점은 있지만, 우울감은 갈수록 깊어진다. 치료 초기에는 이들에게 위로가 필요하지만, 최종 목표는 그 트라우마에서 해방되는 것이므로 그에게는 제일 먼저 '피해자'라는 수동적 위치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p.133

남을 쉽게 증오하지 말자. 나쁜 짓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저항하되, 스스로 증오에 불타지는 않았으면 한다. 또 무지한 사람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말자. 상대를 설득하고 감화시키는 데는 수많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유혹에서도 벗어나자. 그게 힘들면, 차라리 우리가 적대해야 할 더 큰 것을 상상해보라.


p.144~145

자기에게만 논리적일 수도 있다는 점은 우리의 도덕성, 진실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게 한다. 이와 관련해 캔자스대학의 심리학자 댄 뱃슨의 이득 분배 실험이 유명하다. 그는 참가자를 두 명씩 팀으로 구성하고, 각각 한 사람씩 불러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해 참가자 A가 정답을 말하면, 그에 대한 보상은 둘 중 한 명에게만 돌아가게 하고, 누가 그 보상을 받게 될지는 다른 참가자 B가 결정하도록 했다. 실험자는 참가자 B에게 누가 이득을 가져갈지 결정하라고 한 후, 잠시 방을 나간다. 그 방에는 동전을 미리 하나 넣어둔 상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동전 던지기를 해 결정을 하라는 것.


결과가 어땠을까? 전체 참가자의 절반 정도는 동전을 던졌다. 먼저, 동전을 던지지 않은 사람 중 90퍼센트는 보상을 자기가 가져가겠다고 했다. 동전을 던진 사람들의 경우에도 결과는 비슷했다. 심지어 결과가 자기에게 불리하게 나온 경우 75퍼센트가 다시 던졌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자신이 동전을 던졌다는 것만으로도 자기가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도덕적이라고 믿고 자신과 타인을 기만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정의와 도덕을 주장하는 사람과 대화를 해보면, 그와 어울리지 않는 융통성이 없는 엄격함이나 내면의 분노가 명백히 느껴져 언밸런스하게 보일 때가 있다. 타인은 그 불균형을 쉽게 느끼지만, 본인은 왜 자신의 주장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실제로 도덕성의 커다란 부분은 자기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신중함에 있는데 말이다.


p.169

자신의 언행이 평소답지 않다거나 감정이 과격해졌다거나 수줍어졌다거나 말투가 다른 사람처럼 변했을 때, 우리는 그 변화를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여태까지 수줍게 말하던 사람이 아이 양육 문제에 대해 말할 때는 당당한 목소리로 엄격한 양육을 주장한다면, 이 모습이 누구에게서 온 것일지를 (대개는 자기 부모님이나 롤모델이다) 생각하라. 누군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면, 왜 아이 문제에 그 사람이 등장했을지 따져본다. 영화 <배트맨>에서 배트맨이 자기가 제일 무서워하는 박쥐인간으로 변신해 두려움을 없앴듯이, 어느 순간 갑자기 내가 평소보다 훨씬 더 당당해졌다면 그 모습은 사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의 모습일 수 있는 것이다.


p.238~239

우리 내면의 목소리들은 상당 부분 부모의 말투를 빌린다. "더 열심히 살라"는 종용, "이것 가지고 되겠느냐"는 질책, "어떻게든 될거야"라는 안도의 목소리, "너는 최고다"같은 칭찬의 말들은 아버지나 어머니의 말투를 따른다. "그렇게 하지 마라, 이 길로 가라, 네가 이 일을 하면 좋겠다"같은 말은 부모 혹은 타인의 욕망을 반영하는데, 이것이 내재화되면 이를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하고 정말 열심히 살면서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일에 매달리거나, 근거 없이 자신을 인생의 실패자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목소리에 완벽하게 저항할 수는 없다. 부모의 기대와 이에 부응하려는 소망은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거대한 원리에 가깝다. 다만, 방심하면 우리를 잠식하려 들 것이므로, 때로는 부모의 목소리와 싸울 필요가 있다.


p.260

조금만 방심해도 우리는 '포기'라는 편리한 세상에 가게 되는데, 이를 막으려면 집요할 정도로 긍정적인 생각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반복하는 가운데, 나의 강점이 또렷하게 형태를 드러낼 것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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