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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아파도 아프다하지 못하면

by Diligejy 2018. 10. 3.


p.24

감정에 귀 기울여야 하는 마지막 이유는 감정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이성'의 힘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33

감정은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메시지가 우리에게 전달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감정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p.130~131

나 스스로 동화와 조절 과정을 바라보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을 바라보는 것, 그 감정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로 다시금 내가 형성한 스키마가 옳은가 그른가를 지속적으로 응시하는 것, 이런 과정들이 심리치료의 핵심 요소에 속합니다.

p.143

계몽주의 시대 학자인 흄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감정은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얘기하지만, 이성은 감정이 알려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돕는 것 같다." 즉 감정을 무시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감정은 우리에게 가치와 목표를 알려주고, 이성은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겁니다.

p.145~146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목적을 "신경증적인 고통을 일상적인 불행으로 바꿔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신분석이 불행을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신경증은 우리를 극도로 우울하고 불행하게 만들어 사회생활을 못 할 정도로 큰 고통을 낳는데, 이런 고통을 일상적인 불행 정도로 바꿔주는 것이 정신분석의 목적인 것입니다.

p.173~174

중요한 건 '알맞은 시간과 장소'입니다. 감정 자체는 판단의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감정을 표현하는 시기와 장소가 문제입니다. 즉,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문제가 될 수 있어도 감정 자체는 문제가 아닌 겁니다. 화를 아무 때나 버럭 내는 건 나쁜 결과를 부를 수 있지만, 내가 화났다는 것을 알고 경험하는 건 아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감정을 느끼는 것과 표현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분리해야 합니다.

p.189

슬픔은 내 인생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슬프다면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경 쓰는 무언가가 지금 빠져 있는 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p.191

슬플 때 마음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게 즐거움을 주었던 사람, 대상 등 나에게 소중한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리석다'는 뜻의 영어 단어 'idiot'의 어원은 외로움과 관련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된 사람들 somebody withdrawn from others'을 의미합니다. 사회 구성원에 속하지 못하는 존재를 'idiot'이라고 일컬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외로움이 느껴지는데,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어리석지 않고 싶다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외로움의 감정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외로운 것 자체가 창피한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외롭다는 건 단지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라는 자기 내면의 메시지가 주는 감정일 뿐이지 그 자체로 잘못된 게 전혀 아닙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외로움을 느낀다면 나를 외롭지 않게 할 행동을 하면 됩니다. 그것이 감정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p.195~196

슬픔에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슬퍼지면 현상을 냉철하게 응시하게 됩니다. 평소에 우리는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자기위주편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내가 좀 더 멋있어 보이고, 예뻐 보이고, 내 능력이 실제보다 더 높아 보입니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약간의 긍정적 자기위주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쁜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일이 생기면 내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쁜 일이 생겨서 슬픈 기분이 들면 '내 탓인가?'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그다지 멋있거나 능력 있는 것 같지 않게 여깁니다. 그런 생각 때문에 더 슬퍼지는 겁니다.

그런데 세상을 보는 방식은 우울할 때 조금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고 합니다. 우울하지 않은 사람은 낙천성을 갖고 있지만 우울할 때는 냉철하고 정확한 태도를 갖게 됩니다. 이것을 '우울한 현실주의'라고 합니다. 우리는 왜 우울하면 냉철해질까요? 자신이 평소 생각했던 것만큼 능력 있고 멋진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우울이나 슬픔은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관계를 개선하고 자신을 발전하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합니다.

p.205

모든 감정은 없애거나 강압하거나, 극복할 대상이 아니라 느끼고 경험해야 할 대상입니다.

p.221

화는 대부분 불공평하고, 부당하고, 위험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라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내 삶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화입니다. '이거 불공평하지 않아? 나도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라고.'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 화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겁니다. 

p.226

티덴스 교수 팀은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들에게 평소에 얼마나 화를 내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동료의 능력과 유능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나라면 이 사람을 고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경우에도 평소에 화를 많이 내는 동료가 직위와 관련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당신이라면 화를 내는 대신 자주 슬퍼하는 동료와 일을 하고 싶은가?'라는 요지의 설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슬퍼하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반면에 화를 내는 사람이 직장 동료로서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았던 겁니다.

p.249

화는 자기존중감의 손상을 알리는 지표인 동시에 자기존중감을 지키고 회복할 수 있는 단서와 기회를 제공합니다.

p.264

질투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내게 저 사람이 중요한데 애착에 위기감이 있으니 애착 관계를 더 공고히 하라'는 것입니다.

p.267~268

질투는 애착에 관한, 시기는 성취에 관한 불공평, 불평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 메시지를 적절히 다뤄야 합니다.

p.295

걱정은 두려움의 메시지를 듣고 실제 일어날 일에 대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두려워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두려운 감정은 우리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경청해야 할 대상입니다.

p.298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이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는 뜻입니다.

p.305

두려움이 전하는 메시지 속에는 개인이 지키고 싶은 '가치'가 숨어 있습니다.

p.313~314

두려움에서 가치를 발견하려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두려운 대상을 피하지 않고 거기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p.331

공황장애에서 두려움의 대상은 신체 감각입니다.

p.338

'감정회피'는 이를테면 화를 느끼지 않으려고 하거나 화나지 않은 척하려는 것이고, '감정주도행동'은 화를 폭력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감정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와는 별개로 즉각적인 고통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감정기반행동'은 감정이 전하는 메시지를 알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p.339~340

감정을 보듬으려면 우선 '내가 지금 슬프구나(혹은 화가 났구나, 혹은 불안하구나).'하고 자기 감정을 알아차리고, '나는 이 감정을 느낄 자격이 있음'을 인정한 다음, 그 감정이 고통스럽더라도 피하지 않고 잠시 견디고(노출하기), 그 감정이 전하는 메시지를 파악해야(목적과 가치 구체화하기) 합니다.

p.343

로고 테라피에서 이러한 선택과 주체적 의사결정을 연습하는 기법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역설적 의도'입니다. 이를테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면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에 '그 사람 앞에 가면 나는 얼굴이 붉어지도록 노력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도 나의 선택인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역설적인 사실은, 이렇게 내가 선택했을 때 자율신경계가 조절되기 시작하고 오히려 그 사람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또한 '역설적 의도'는 우리로 하여금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에 노출되도록 합니다. 피하고 싶어 했던 것을 오히려 유지하고 과장해 두려웠던 존재에 노출하도록 함으로써 문제를 극복하는 전략인 셈입니다.

p.369

UCLA의 데이비스 랜시 교수는 198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놀이가 인간에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놀이에서 생존에 필수적인 기술을 학습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p.372

'관심'은 탐색을 이끕니다. 우리는 탐색을 통해 스스로 관심 있는 대상이나 사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합니다.

p.392

'배려'라는 것은 상대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 고통 안에는 그에게 중요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배려'라는 것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고, 상대에게 중요한 가치를 나도 존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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