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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키워드 살펴보기 - 사소한 것들의 현대사]

by Diligejy 2021. 8. 26.

어느 날 장을 보러 마트에 가는데 버스정류장 앞에 정치전단지가 떨어져있었습니다.

 

'기존 정치권은 썩었습니다. 거기서 답을 찾을 순 없습니다. 싹 바꿔야 합니다. 혁명을 합시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2011년 2012년엔 먹혔을 지 모르겠지만, 이젠 너무 식상한 정치 혐오에 기반한 선전이었습니다.

 

요새 드는 생각은 오히려 '정치는 정당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습니다. 정당정치를 제대로 복원하고 실현해내겠습니다. 정당정치를 통해 혁신을 이뤄내겠습니다'라고 정당정치를 주장하는 사람이 나오면 혁신적이고 혁명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 같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레기', 'xx언론사는 적폐', '기성 언론은 답이없다' 등 언론에 대한 혐오는 많지만, 혐오에서 한 걸음 나아간 모습은 정치에서와 마찬가지로 별로 보이지 않는 거 같습니다.

 

예전에 신문기사는 데이터(Data)이자 정보(Information)로서 작동했습니다. 신문기사의 질이 좋아서 그렇다기보다는 데이터를 생산하는 주체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며 생산주체들은 늘어났고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신문기사는 정보라기보다는 데이터, 데이터라기보단 노이즈로 전락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책은 그 속에서 어떻게든 데이터를 정보로 만들어보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그동안 나온 한겨례의 신문기사와 잡지들을 종합해 그 속에서 한국사회에서 있었던 여러 중요 키워드를 뽑아내고 간략히 정리합니다.

맘에 듭니다.

 

데이터가 아니라 정제된 정보(Information)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제한 사람의 관점이 녹아들어가있기 때문에 완전히 객관적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한겨레의 기사를 모아서 편집했으니 당연히 한겨레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없이 쌓였던 데이터를 정제하고 정보로 만들려는 시도이기에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키워드는 서로 독립적으로 나눠져있기에 원하는 부분만 읽고 넘겨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키워드에 대한 내용에서도 세부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가 되어있기에 가독성이 좋은 편입니다.

 

다만, 36개의 키워드를 다 담은 만큼 Abstract Guide정도를 제공하지, 매우 깊은 분석까지는 나아가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치킨과 프랜차이즈 관련된 분석 부분에 대해서 깊이있는 분석서를 읽고 싶다면 김영준님의 [골목의 전쟁]을 참고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나온 키워드를 마치 머신러닝 모델의 feature로 생각하고 모델을 학습하고 예측/분류한다고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독서가 될거 같습니다.

봉준호의 리즈사진...
베트남전 파병 中 "우리 모두 배신당했어요"라는 말이 가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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