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

도덕경

by Diligejy 2023. 10. 12.

 

p.10~11

노자는 옛 초나라 지역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현 여향 곡인리라고 하는데, 오늘날의 위치로는 안휘성 녹읍으로 추정된다. 초나라는 시대에 따라 그 영역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중국 황하 이남의 남방 지역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고대 중국은 황하의 물줄기를 기점으로 남방 문화와 북방 문화로 구분된다. 북방 지역은 평원 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지만 땅이 메마르고 건조해 농사가 잘되지 않았다. 때문에 사람들의 삶은 여유가 없었으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엄격한 사회 질서가 요구되었다. 반면에 노자가 살았던 남방 지역은 비가 자주 내려 벼농사가 잘되었고 물산이 풍부하였다. 때문에 사람들의 삶은 비교적 넉넉하였고 엄격한 사회 질서에 메이기보다는 자유분방한 생활을 더 좋아하였다. 이러한 지리적, 환경적 조건이 유가와 도가의 성격을 갈라놓고 있다고 할 수 있다. 

 

p.17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침묵해야 한다. 막스 피카르트는 말한다. "모든 대상은 그 대상을 표현하는 말보다 훨씬 먼 곳에서 기원하는 실체의 토대를 자신의 내부에 가지고 있다. 이 토대를 인간은 침묵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

 

p.24

인간이 저지르는 인위적인 행위 중 최악의 것은 바로 무엇에 대한 고정된 마음, 즉 집착이다.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기준 혹은 세상의 기준에 근거해 아름다움/추함, 선/불선 등에 대한 생각과 관념을 형성한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절대불변의 가치 혹은 기준인양 거기에 얽매이고 집착하게 된다. 이런 태도는 물론 사물의 한 면만 바라보는 편향된 시각에서 비롯된다. 현재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은 관점에 따라 또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추함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때, 지금 선으로 여겨지는 것이 언젠가는 불선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때 우리는 강한 집착에 사로잡히게 된다. 성인은 이런 집착에서 벗어나 현재의 아름다움이나 선은 언제든지 추함이나 불선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일을 유연하게 처리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