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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어떤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는가

by Diligejy 2016. 11. 4.

p.4

자신의 일과 삶에서 매 순간 탁월한 것을 얻는 사람은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p.5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 때 비로소 상대가 원하는 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좀 더 탁월한 사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대에게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일깨워준다. 협상의 양 당사자가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공유할 때 협상 테이블은 마침내 양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합의를 향해 나아간다.


이 책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협상이란 상대보다 내가 더 큰 것,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을 가져가는 게임이 아니다. 이 같은 협상에서 도출된 합의는 오래가지 못한다. 어느 한쪽으로 현격하게 치우친 결과에 바탕한 합의는 대부분 파기되고 만다.


성공적인 협상은 나와 상대가 얻을 수 있는 '최대 파이'를 도출하는 데 있다. 그저 눈앞에 보이는 열 조각의 파이를 서로 다섯 조각씩 나눠 갖는 건 평범한 협상에 불과하다. 전체 파이를 열두 조각, 열네 조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협상에서 나와 상대가 어떤 역할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 때, 비로소 우리는 평범한 것을 넘어 탁월한 것을 성취하게 된다.


p.20

모두가 패자인 협상을 선택할 것인지, 모두가 승자인 협상을 선택할 것인지는 바로 이 한 문장에서 출발한다.

"당신이 맞을 수도 있어요."


p.23~24

계약법에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다. 계약할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이 나타나면, 기존 계약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는 다음 3가지가 있다.


첫째, '불가능성impossibility'이다. 계약 대상이 없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에 불이 나 나무가 타버리는 바람에 목재회사에 공급하기로 한 계약이 이행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둘째, '목적의 좌절frustration of purpose;이다. 계약 체결 당시의 목적이 실현될 수 없는 경우다. 예를 들어 미국으로 유학을 간 아들을 위해 건강보험을 들었는데, 아들이 현지에서 이미 사망했고 아버지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아버지는 보험 계약 유지를 위해 계속 납입금을 지불해야 할까? 아니다. 그는 보험계약 유지 의무에서 면제된다. 그리고 이미 지급한 보험료도 돌려받을 수 있다.


셋째, '상업적 실현 불가능commercial impracticability'이다.

불가능하지도 않고, 목적도 그대로 살아 있지만, 사업적으로 현실성이 없어지는 경우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첫쨰, 둘째보다 계약에서 빠져나가기가 훨씬 까다롭다. 1967년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를 봉쇄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수에즈 운하가 차단됨으로써 선박들은 희망봉을 돌아가는 루트를 선택해야 했다. 그래서 해운회사들은 어마어마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약 20개의 해운회사가 상업적 실현 불가능을 들어 더 이상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하지만 '그래, 너무 가혹해. 봐줘야 해'하며 판사들이 해운회사의 손을 들어준 케이스는 한두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8개의 소송에선 회사들이 패소했다. 패소 판결을 내린 판사들의 입장은 간단했다.

'상업적으로 불가능했다고? 가혹하다고? 흠, 그럴 수도 있겠군. 하지만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p.27

웨스팅하우스 사례에서는 협상의 2가지 중요한 분석 틀이 제시된다. '법적인 타당성legally correction'과 '경영적 타당성managerially correction'이다.


p.28

사안이 무엇이든,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는 먼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 후 법으로 끝까지 밀어붙일 것인지, 아니면 경영자적 관점에서 실익을 따질 것인지 명확하게 분석하라. 그때 비로소 협상에서 최선의 것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p.31

보팔 대참사가 일어났던 1980년대만 하더라도 경영학에서 '윤리'라는 개념은 주목받지 못했다. 불문곡직하고 오직 내가 운하는 것을 얻어내면 성공적인 협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협상학에서는 '윤리적 타당성'이 반드시 검토되어야 한다. 세상은 이제 영악하고 계산이 빠른 협상가가 아니라 지혜롭고 선한 협상가를 원하기 때문이다.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이제 협상에서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


p.35~40

첨예한 갈등과 대립에 접근하는 방법에는 4가지가 있다.


첫째, 옳고 그름에 바탕한 접근법rights-based approach이다.

갈등이 일어났을 때 '누가 옳은가'를 기준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 가운데 70퍼센트는 갈등에 대해 이 접근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탄광의 지배인은 존에게 근로계약서를 들이밀며 '봐라, 네가 서명했지 않느냐. 그러니 내가 옳다'라고주장했다. 물론 지배인의 말은 옳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계약을 맺는 주체의 지위가 서로 현저하게 다를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즉 존이라는 개인은 회사보다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다. 존의 입장에서는 '불공정한 계약'을 맺을 확률이 높다.


이 접근법이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회사는 존에게 근로계약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했고, 존이 근로계약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다음 서명을 받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갈등이 일어났을 때 회사가 제시한 계약서는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계약을 할 때는, 특히 우리가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갖고 있다면, 반드시 상대에게 '의미 있는 합의meaningful bargain'를 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아서 상대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패소할 확률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법정에서는 '계약을 맺을 당시 상대가 계약 절차와 조항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었는가?'와 '그 계약이 공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었는가?'를 중시해서 따지기 때문이다. 한쪽 당사자에게 너무 가혹한 계약이나 합의는 법의 공평함과 정의라는 측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상력에서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 계약이나 합의를 할 때는 절차적 하자의 유무가 법적 판결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 심각한 이슈를 던졌던 남양유업 사태 또한 이 접근법의 대표적인 모델이 된다. 대리점과의 불공정한 계약을 밀어붙인 결과, 남양유업은 브랜드 가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음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협상이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자발성'이 중시된다. 협상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했고, 합의를 이끌어낸 절차에 하자가 없으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예를 들어 새해를 맞이해 동해안으로 일출을 보러 간다고 해보자. 동해안에 있는 민박집의 숙박비가 평소보다 몇 배로 뛰어오른다. 별 수 없이 몇 배의 금액을 지불하고 숙박한 다음, '이건 바가지다'하고 소송을 건다면 승소할 수 있을까? 거의 없다. 이미 바가지요금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일출을 보기 위해 그 요금을 자발적으로 치렀기 때문이다. 바가지요금을 낸 사람은 꼭 그 집에서 민박을 하지 않아도 됐지 않은가. 그러니 낸 돈은 환불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옳고 그름'이 협상의 중요한 기준일 때는, 절차적 하자가 없는지를 반드시 유념하라. 아울러 그 협상의 결과가 어느 한 당사자에게 일방적이지 않은지도 세심하게 살펴라. 그래야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치명적인 결과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둘째, 힙에 바탕한 접근법power-based approach이다.


광부 존은 평범한 노동자였다. 자신이 서명한 계약서가 절차적으로 흠이 있는지를 따지는 법률가가 아니었다. 분노와 억울함이 온 몸을 감쌌다. 계약서 부칙에 그렇게 써 있으니, 끽소리 말라는 사측의 말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동료들과 집단행동에 나섰다. 강자에 맞서 약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파업이나 혁명과 같은 실력행사였다. 약자가 힘으로 밀어붙이자 강자 또한 즉각 힘으로 맞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양측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결국 상처투성이의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됐을 뿐이다.


셋쨰, 목적에 바탕한 접근법purpose-based approach이다.

"회사가 2달러짜리 부츠를 제공했더라면, 이런 엄청난 파국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파업 1년 후 회사 대표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본질적으로 협상에서 갈등을 해결할 때는 시비를 가리는 것도,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별반 효과가 없다. 지루한 소모전만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갈등을 해결할 때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날 밤, 존과 갈등을 빚었던 지배인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 존이 반항하지 못하게 윽박지르는 것? 아니다.


야간근무 책임자라면, 그날 야간 근무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종목적이다. 존의 입장에서도 작업장을 박차고 나가는 게 목적이었나? 결코 아니다. 그는 50센트를 더 받을 수 있는 야간근무 참여가 목적이었다. 서로 누가 옳은지 싸우는 것도, 서로 누가 더 힘이 센지 겨루는 것도 목적이 아니었다. 서로의 이익interests에 부합하는 것, 그것이 협상의 최종 목적이다.


지혜로운 협상가는 협상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최초 목적, 최종 목적을 검토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면밀하게 검토함으로써 협상이 산으로 가지 않게 한다.


겨우 2달러짜리 부츠 한 켤레 때문에 존과 회사, 웨스트버지니아주는 1년 동안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을 협상과정에서 완전히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최악의 협상은 목적이 수시로 바뀌는 협상이다. 처음에는 부츠 한 켤레가 목적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상대를 죽이자!'로 그 목적이 바뀌었다. 목적을 잃으면 협상은 그 전부를 잃고 만다. 미국의 유명 비즈니스스쿨들이 '목적 분석'을 중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수많은 협상들이 결렬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이유도 그 과정에서 목적을 끊임없이 분실하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상대가 힘으로 밀어붙인다 해도, 자신이 옳다고 우긴다 해도, 협상의 달인이 되려면 우리는 냉철하게 꿰뚫어보아야 한다. '대체 저 사람이 진짜 원하는 게 뭘까?'


겉으로 드러난 쟁점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진짜 원하는 게 뭔지를 파악하는 게 최선의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릭 워렌 목사의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제목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목적이 이끄는 삶'이다.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살면 우리는 누구나 지혜로운 협상가가 될 수 있다. 나와 상대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면 타협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린다.


넷째, 감동에 바탕한 접근법heart-based approach이다.

협상의 최고수들은 상대의 마음에 감동을 심어놓을 줄 안다. 이른바 '만델라 접근법'이다.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우다가 27년간 투옥당했던 넬슨 만델라.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전 세계 지도자들이 모두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다.


만델라의 무엇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것일까? 바로 감동이다. 만델라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함으로써 깊고 큰 감동을 남겼다. 절대 용서할 수 없었던 백인들을 용서함으로써 그는 백인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 마침내 이로써 그는 흑인이었음에도 백인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직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가장 성공적인 협상이란, 상대를 굴복시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게 아니다. 상대의 태도를 변화시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상대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힘, 그것이 바로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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