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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흐름이해

물극필반(物极必反) - 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

by Diligejy 2023. 7. 21.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온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겨울이 오고, 언제까지일지 모를 정도의 추위가 끝나고 나면 다시 봄이 온다. 

 

물론 꼭 이런식으로 4계절이 분명하게 흐르는 건 아니지만 순환을 한다는 건 안다. 그렇지만, 언제 정확히 여름에 도달하고 기온이 38도를 넘을 거라는 걸 예측하는 건 어렵다. 다만, 대략적인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책에서 하워드 막스가 계속해서 반복하는 주장을 계절을 빗대 표현하면 위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그는 계속해서 미래를 예측하려는 일을 그만두라고 조언한다. 엄청난 돈을 벌고 시장에서 구루로 존경받는 인물이지만, 그는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확률적으로 경향성을 파악해 대응할 수 있을 뿐이라는 마인드셋을 강조한다. 

 

지난번 읽었던 [주식하는 마음]의 홍진채씨도 그렇고, 최근 읽고 있는 [최고의 결정]에서 로버트 루빈도 그렇고,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하신 분들은 확률적 사고를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세상을 확률분포의 세계로 바라본다. 그리고 하워드 막스의 말처럼 사이클이 돈다는 건 이런 확률분포가 달라진다는 의미이며, 확률분포가 달라질 때 그들의 포지션 또한 달라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굉장히 간단하다. 하지만 어렵다. 책을 읽으며 나는 그의 반복되는 주장과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대립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 마음 속 에고가 가진 오만함과 책의 내용은 계속해서 대립을 멈추지 않았다. 내 마음 속에서는 계속해서 '나는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있어. 나는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 이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야'라고 외쳤지만, 400여 페이지의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내 과거 생각과 행동을 돌이켜봤고, 분명 하워드 막스가 말한 군중 행동을 하는 대부분의 투자자에 나 또한 속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건 자산 투자를 하는 것과 무관하다)

 

그가 성공에서 배울 것이 거의 없다고 한 이유를 알것 같았다. 성공에서는 같은 것을 반복하자거나 같은 방식을 가지고 스케일을 키우자는 것을 '교훈'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확률분포는 달라지는데, 계속해서 같은 것을 고수한다. 결국 불리한 경향성으로 포지션을 진입시키는 것이고 이는 실패할 확률을 높이게 된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조심하되 사이클을 기반으로 조금 더 나은 확률분포를 가질 수 있도록 훈련할 것을 제안한다. 

 

투자 서적이지만, 꼭 투자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삶의 원칙에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밑줄긋기

 

 

p.27

사이클 안의 포지션이 바뀌면 확률도 변한다. 상황 변화에 따라 투자 견해를 바꾸지 않으면 사이클에 수동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확률을 내 편으로 만들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이다. 반면, 사이클에 대한 통찰력이 있으면 확률이 나에게 유리할 때 투자금을 늘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또 확률이 불리할 때에는 자금을 회수하고 방어력을 높일 수 있다.

 

p.32-34

미래는 일어나도록 정해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과 (바라건대 각각에 대한 통찰력에 근거한) 확률분포로 봐야 한다. 확률분포는 경향에 대한 투자자의 관점 또는 해석을 반영한다.

 

투자자는 말할 것도 없고 미래를 잘 다루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구체적으로든 약식으로든 확률분포를 만들어야 한다. 확률분포를 잘 만들면 확률은 적절한 행동 방침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확률을 알고 있다고 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정 문제에 관한 결과는 장기적으로 확률분포를 따를 수 있겠지만, 단일 사건의 결과에는 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결과가 선택되는 과정은 가치뿐만 아니라 무작위성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분포에 포함된 모든 결과는 다양한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 딤슨의 말을 뒤집으면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날 수 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딱 하나라는 것이다. 우리는 '평균적으로' 어떤 결과를 기대해야 하는지 알지만 그것은 실제로 일어날 일과 아무 관련이 없다. 

 

내 생각에 투자에서 성공은 복권당첨자를 뽑는 것과 비슷하다. 둘다 볼풀(가능한 결과의 전체 범위)에서 공(결과)을 뽑아서 결정된다. 하나의 결과는 매번 여러 가능성들 사이에서 선택된다.

 

뛰어난 투자자는 볼풀에 어떤 공들이 있으며, 따라서 추첨에 참여할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감각이 좋은 사람이다. 즉 뛰어난 투자자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미래의 경향에 대해 평균 이상의 이해를 갖고 있다.

 

참고로 여기에 조금 더 덧붙이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확률분포를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판단함으로써 미래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래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에는 사실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 요건이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판단 외에 판단이 맞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아주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는 일도 있고(예를 들어, 특정한 투자등급 채권에서 예정된 이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불확실한 일도 있으며(아마존은 10년 후에도 여전히 온라인 쇼핑의 리더일 것인가), 전혀 예측 불가능한 일도 있다(다음 달에 주식 시장은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 내 말의 요점은 모든 예측의 적중률을 다 같은 가능성으로 놓고 보아서는 안 되며, 따라서 모든 예측을 똑같이 신뢰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 같다.

 

p.36-37

뛰어난 투자자는 사이클에 주의를 기울인다. 과거의 패턴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지 알아채고, 중요한 여러 사이클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며, 그러한 것들이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이렇게 그는 사이클과 사이클 내의 위치에 대해 유용한 판단을 할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 상승 국면의 초입인가, 막바지인가?

- 특정한 사이클이 한동안 상승해온 경우, 현재 위험한 국면인가?

- 투자자들의 행동이 욕심이나 두려움에 의한 것인가?

- 투자자들은 적절하게 위험을 회피하고 있는가, 아니면 무모하게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가?

- 사이클에 따라 일어난 일 때문에 시장이 과열되었는가(가격이 너무 비싼가), 냉각되었는가(그러므로 가격이 싼가)?

- 모두 고려했을 때, 사이클에서 현재 우리 포지션은 방어에 중심을 두어야 하는가, 공격에 중심을 두어야 하는가?

 

뛰어난 투자자는 이러한 요소들에 주의를 기울여 잃는 것보다 더 자주 이길 수 있는 우위를 얻게 된다. 뛰어난 투자자는 경향이나 확률을 이해한다. 그래서 병 속에 있는 공의 색깔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 이길 가능성이 질 가능성보다 높은지 알고 있기 때문에 유리할 때는 더 투자하고 불리할 때는 덜 투자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현재 상황을 관찰하고 그것에 기초해서 이 모든 것들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보겠지만 이렇게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p.45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이클을 일련의 사건들로 인식한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은 보통 규칙적으로 서로의 뒤를 따른다고 생각한다. 즉 상승은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새로운 상승 국면이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사이클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이클의 주기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볼 때는 단순히 개별 사건 이후 다음 사건이 뒤따라온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각각의 사건들이 다음 사건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p.50-51

내가 TCW에서 일할 때 헨리 키신저는 이사회 임원이었고, 나는 운 좋게도 매년 몇 차례씩 세계 정세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누군가 "헨리, 어제 보스니아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어요?"라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음, 1722년에..." 여기서 핵심은 연쇄 반응으로 일어나는 사건은 전에 일어났던 일의 맥락 속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라거나 "무엇 때문에 이런 고점(혹은 저점)까지 오게 됐지?"라고 물어본다면 그에 대한 설명은 항상 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렇기는 해도 이야기의 시작점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지 알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은 종종 "무엇 때문에 사이클이 시작됐나요?" 혹은 "사이클이 끝날 때가 있나요?"라고 묻는다. 사이클은 시작되지도 끝나지도 않기 때문에 이런 질문은 부적절하다. "무엇 때문에 현재 상승 구간이 시작됐는가?" 또는 "상승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로 얼마나 멀리 왔는가?", "하락 구간의 끝이 가까워졌는가?"와 같은 질문이 더 좋은 질문이 될 것이다. 

 

p.86~87

출생률의 변화처럼 생산성의 변화도 완만한 정도로 서서히 일어나며, 효력을 발휘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성의 변화는 주로 생산 과정이 발전하면서 생겨난다. 첫 번째 큰 진보는 약 1760년에서 1830년 사이, 산업혁명 중에 일어났다. 이 시기에 증기력과 수력으로 움직이는 기계가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했고, 큰 공장들이 작은 가게나 집에서 비효율적으로 해왔던 일을 대신하게 됐다. 두 번째 주요 진보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일어났따. 이 시기에는 전기와 자동차 부분에서 오래되고 덜 효율적인 형태의 동력과 운송이 대체되었다. 세 번째 주요한 변화는 20세기 후반에 일어났는데, 컴퓨터와 다른 형태의 자동화된 제어 장치가 생산 기계에 지시를 내리는 인간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물론 네 번째 물결도 현재 진행 중이다. 정보화 시대의 정보 수집, 저장, 응용 분야와 메타데이터 및 인공지능 분야 등에서의 엄청난 발전으로 과거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명심하라. 이러한 변화들은 수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이런 변화들로 GDP에는 엄청난 차이가 생겨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성장에 심각한 가속이나 감속은 일어나지 않았다. 생산성 증가율은 수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경향이 있으며, 경기 침체와 회복의 단기 사이클은 분명 이런 변화 때문이 아니다.

 

p.132

흔들리는 시계추는 '평균적으로'는 중간지점에 있지만 실제로는 그곳에 거의 머물러 있지 않는다. 금융시장의 성과도 마찬가지다. 여기 재미있는 질문이 있다(그리고 좋은 예시이기도 하다). 1970년부터 2016년까지 47년 동안 S&P500의 연간 수익률이 '정상'의 2퍼센트 내외였던 적, 즉 8퍼센트에서 12퍼센트 사이였던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리 많지 않다'가 답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딱 3번 뿐이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전체 기간의 4분의 1 이상, 즉 47년 중 13년에서 수익률은 '정상'에서 20퍼센트 포인트 이상 떨어져 30퍼센트 이상 올랐거나 10퍼센트 이상 떨어졌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성과에 대해 전적으로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평균이 확실한 기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p.144-145

현실 세계에서 일반적인 일들은 보통 '꽤 좋은 것'과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사이에서 변동한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 인식은 종종 '결함 없는 것'에서 '희망 없는 것'으로 움직인다. 시계추는 한쪽 극단에서 다른 쪽 극단으로 달리고, '중도'에 머무르는 일이 거의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합리성의 범위 안에 머무르는 일이 거의 없다.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다음에는 항복한다.

 

p.151

합리적인 투자자는 언제나 부지런하고 회의론적이며 적절하게 리스크를 회피함과 동시에 리스크를 상쇄시킬 만큼 잠재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다. 이상적인 경우다. 하지만 시장이 좋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리스크? 무슨 리스크요? 그렇게 잘못될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얼마나 일이 잘 진행됐는지 보세요. 어쨌든 리스크는 우리의 친구죠. 리스크를 더 많이 감수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답니다."

 

반면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이렇게 말한다. "시장에서 돈을 못 벌어도 상관없어요.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아요. 여기서 내보내줘!"

 

p.152-153

투자는 미래를 다루는 것이지만 미래를 알 수 없기에 리스크가 발생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투자는 쉬워질 것이고 이익은 확실해질 것이다. 하지만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이로 인해 리스크가 생긴다. 미래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예측과 다를 수 있고, 그 일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도 기대했던 것과 다를 수 있으며, 포트폴리오는 그 일에 대해 잘못 포지셔닝됐을 수도 있다. 

 

리스크(즉, 불확실한 미래와 좋지 않은 결과의 가능성)는 투자에서 주요한 문제의 원천이므로 리스크를 이해하고 평가하며 처리하는 능력은 뛰어난 투자자의 특징이며, 투자의 성공을 위한 필수(정말 필수라고 말하고 싶다) 요소이다. 

 

투자환경은 시간에 따라 변하지만, 특정 시점은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투자할 수도 있고 또 환경을 받아들이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환경이 마음에 안 든다. 다른 환경을 달라."고 말하며 제3의 의견을 가질 수는 없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다른 환경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당연히 그런 환경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리스크가 투자의 중요한 가변요소라는 관점은 어떤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가 우리가 속한 투자환경을 형성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투자환경의 현재 상태는 그 시점에서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p.154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답이다'라고 잘못 해석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틀렸다. 더 위험한 자산이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온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이 자산은 처음부터 더 위험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p.164

위험은 투자자들이 낮다고 느낄 때 높은 것이다. 그리고 위험 보상은 리스크가 최대일 때(즉, 위험 보상이 가장 필요할 때) 가장 작다. 합리적인 투자자는 이 순간 투자를 중단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은 리스크가 없다는 믿음이 리스크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이다. 광범위한 위험수용, 즉 투자자가 위험을 편안하게 느끼는 현상은 시장 하락의 가장 큰 징조이다. 그러나 대부분 투자자들은 위에서 설명한 과정에 따라 행동하므로 어느 때보다 위험을 인지하고 신중해져야 할 때에 이를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p.171

투자 리스크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부정적인 경제 사건 때문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기업 실적 때문인가? 기업의 제품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인가? 이익 감소나 낮은 신뢰도 때문인가? 모두 아니다. 투자 리스크는 펀더멘털을 기초로 해서는 정당화할 수 없고, 비이성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는, 새로우면서도 사람을 도취시키는 투자 이유로 인해 자산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졌을 때 발생한다. 그러면 언제 이 가격에 도달하는가? 위험회피와 경계심이 사라지고 위험수용과 낙관주의가 지배할 때다. 이런 상태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적이다.

 

p.176-178

대출기관과 투자자들은 사이클이 극단으로 움직이면 늘 전통적인 금언에서 벗어나고, 그러한 금언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오면 현재 상황이 과거에 만연했던 상황과는 다르다는 믿음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늘 그렇듯, 사이클은 반복되고 실제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떨어질 때 미국 담보대출 시장은 어떻게 되었는가? 먼저 담보할인율이 떨어졌다. 그다음 담보인정비율(loan-to-value ratio)이 높아졌고, 이어 100퍼센트 대출이 이루어졌다. 이후 대출원리금 상환이 적은 대출이 이루어졌고, 다음으로 무상환 대출이 이루어졌다. 그다음으로 고용기록이나 신용기록을 요구하지 않는 대출이 발생했다. 이 모든 과정들에서 더 많은 구매자들이 더 비싼 주택을 살 수 있게 됐지만 동시에 대출기관은 더 위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주택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고 금리가 몇 세대 만에 최저로 떨어지자 발생했다. 결국 구매자들은 소득과 금리를 감안해 가능한 가장 많은 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렇게 담보대출을 받아 사람들은 꿈의 집을 가졌고,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한 언제나 그곳에 머무를 수 있었다.

 

TV쇼 <곡 이름 맞추기> Name That Tune에 나오는 '비드 어 노트'Bid-a-Note라는 게임이 있다. 참가자 x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음 6개로 맞출 수 있어요." 그러면 참가자 y는 "나는 음 5개로 맞출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다시 참가자 x는 "음 4개로 맞출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결국 곡 이름을 맞출 수 있는 기회는 가장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 사람, 즉 최소한의 정보로 맞추기를 시도한 참가자들에게 돌아간다.

 

뱅크 오브 아일랜드가 주택구입자금 대출 경쟁에 뛰어들면서 "내가 대출자 소득의 4.5배로 빌려줄게."라고 말하자, 에비는 "내가 5배로 빌려줄게."라고 제안한 것이다. 결국 이 경매에서 소위 승자는 가장 위험하게 가장 많은 돈을 빌려주는 쪽이 된다. 이것이 진짜 승리인지 패배인지는 작년에 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이클이 바뀌면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닥을 향한 경주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만은 틀림없다. 오류가 조금만 생겨도 위험해질 대출을 누가 해줄 것이냐 하는 경주 말이다. 

 

p.188

패닉 상태에서 사람들은 엄청난 기회를 놓칠까봐 걱정해야 할 시간에 손실을 없게 하려고 시간을 100퍼센트 사용한다.

 

p.208

나는 투자할 때 잘 알 수 없는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자본의 공급 및 수요에 대해 고민하는 습관이 있다. 붐비지 않는 분야에 투자하면 큰 이점이 있다. 모두가 돈을 쏟아붓는 분야에 동참하는 것은 재앙을 만드는 공식이다.

 

p.223

대출이 어렵고 자금의 가용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자금을 소유하고 있고 그것을 제공하려는 사람들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튼튼한 채권 구조와 보호 조항을 주장하며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탁월한 투자를 위해 필요한 안전마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됐을 때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모드에 들어가야 한다.

 

훌륭한 투자는 단지 좋은 자산을 매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거래 조건이 좋을 때, 자산가격이 낮을 때, 잠재수익률이 높을 때, 리스크가 제한적일 때 이루어진다. 이런 조건들은 신용시장의 사이클이 덜 도취되어 있고, 더 긴박한 국면에 있을 때 훨씬 잘 조성된다. 신용 사이클의 닫힌 국면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더 저가 매수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p.254

집값에 대한 장기적인 데이터도 가치가 있지만,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사람들이 낙관적으로 변하고 전문가들은 그 낙관에 대해 권위자로서의 지지를 보탠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가격 상승에 대한 합리화(와 앞으로 더 많인 상승하리라는 예측)는 늘 저점이 아닌 고점에서 일어난다. 진짜 도움을 받기 위해 나는 낙관적인 시기에 냉철한 발언을 하거나 시장이 침체되었을 때 비관하는 것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을 보고 싶다.

 

p.269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결국 항복한다. 저항하는 데 필요했던 단호한 결심으로부터 간단히 도망쳐버린다.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2배, 3배가 되거나 하락하면서 반 토막이 나면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멍청하다고 느끼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열풍에서 이익을 얻은 사람들, 또는 하락에서 물러나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이들은 더 이상 저항할 의지를 잃어버린다. 이 상황에 대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용구는 찰스 킨들버거의 "친구가 부자가 되는 것을 보는 것만큼 행복과 판단력을 방해하는 일은 없다."라는 말이다(<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시장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은 벌고 자신들은 놓친 돈 때문에 고통받으며, 이런 추세(와 고통)가 더 지속될까봐 두려워한다. 그들은 무리에 합류하면 고통이 멈출 것이라고 결론짓고 항복한다. 그래서 결국 자산이 많이 올랐을 때 매수하거나 크게 하락한 후에 매도한다.

 

p.272

똑똑한 투자에는 단 한 가지 형태가 있다.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내서 그것을 적정 가격이나 그 이하의 가격에 사는 것이다. 가치를 수량화해서 매력적인 매수 가격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똑똑한 투자를 할 수 없다. 가격과 가치의 관계 이외의 개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모든 투자활동은 비이성적이다.

 

p.285

이 모든 것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시계추처럼 움직이는 심리와 밸류에이션 사이클이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아는 것이다. 또 지나치게 긍정적인 심리와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려는 생각 때문에 가격이 정점으로 급등할 때 매수하지 않는 것(그리고 아마 매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침체된 심리와 밸류에이션 기준의 하락으로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도했을 때, 그리하여 염가 매수가 가능할 때 기회를 잡는 것이다.

 

p.286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미래에 대비해서 포트폴리오를 포지셔닝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시장이 오르내리는 사이클의 어디쯤에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향후 시장의 움직임에 관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에 대한 생각>에서 썼던 것처럼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절대 알 수 없지만, 우리의 현재 위치에 대해서는 더 잘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사이클의 움직임을 만드는지, 무엇 때문에 사이클이 고점과 저점을 향해 나아가는지, 또 무엇 때문에 사이클이 극단에서 벗어나게 되는지 등 사이클의 기본 특성을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p.290

투자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사기 위해 얼마를 지불하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를 지불하느냐는 것, 즉 주식가격과 그것의 내재가치와의 관계는 투자자 심리와 그에 따른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시장 분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여기, 심리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파악하는 데 있다.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라서 너무 비싼 가격이 매겨졌는지, 아니면 시장이 냉랭해서 가격이 아주 낮은지 알아야 한다.

 

p.292-293

경계하고 인지한다면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파악해서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여기서 필수적인 요소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인 '추론'(inference)'이다. 모두가 미디어를 통해 매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본다. 그러나 그 사건들이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나 투자 분위기와 관련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러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려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속에 함축된 암시를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무모한 확신을 갖고 공격적으로 매수할 때 우리는 매우 신중해져야 한다. 다른 살마들이 겁먹고 행동하지 못하거나 패닉에 빠져 매도할 때 우리는 공격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따라서 주위를 둘러보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투자자들이 낙관적인가, 비관적인가? 미디어에 나오는 전문가들이 시장에 뛰어들라고 하는가, 피하라고 하는가? 새로운 투자 전략들이 쉽게 받아들여지는가, 묵살되는가? 증권상품들과 펀드 개설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는가, 잠재적 위험으로 인식되는가? 신용 사이클이 자본 이용을 쉽게 만드는가, 불가능하게 만드는가?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주가수익비율은 높은가, 낮은가? 수익률 스프레드가 큰가, 작은가?

 

이 모든 것들이 중요하지만 그 어떤 것도 예측을 수반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래를 추측하지 않고 현재에 대한 관찰을 기초로 훌륭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것들을 기록하고, 이 기록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것이다. 매일 이런 과정을 거쳐 행동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반응이 매우 중요한 극단에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

 

p.296

사이클이 어디쯤 와 있는지 평가한다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일의 발생 가능성이 더 높고 낮은지는 알 수 있다. 이것만 해도 엄청난 것이다.

 

p.310

서브프라임 모기지 거품은 내가 지금까지 다뤄보지 않았던 매우 중요한 원리를 보여주었다. 금융 및 투자의 환경, 투자 기법 및 수단의 성과는 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것들은 오히려 사이클과 관련해서 여러 번 말했듯이 사람의 개입에 영향을 받는다.

 

구성원들로부터 분리되어 영향을 받지 않는 시장은 없다. 시장 구성원들의 행동이 시장을 바꾼다. 그들의 태도와 행동이 바뀌면 시장도 바뀔 것이다.

 

p.312

핵심은 투자자들의 행동이 시장을 변화시켜서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결과를 바꾼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조지 소로스의 재귀이론(theory of reflexivity)에 반영되어 있다.

 

생각하는 참가자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참가자들의 ... 왜곡된 견해는 그들이 관련된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잘못된 견해는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지기 떄문이다. ('소로스': 일반적 재귀이론(General Theory of Reflexivity, <파이낸셜 타임스>, 2009년 10월 26일)

 

경제나 금융계에서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지 이해하려는 사람들은 이 교훈을 마음속 깊이 새겨둬야 한다.

 

p.321

확신과 정확성을 근거로 시도되는 투자업계의 다른 많은 것들처럼 매수를 시작하기 위해 바닥을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바닥을 목표로 삼는 것이 틀렸다면 언제 사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이다. 가격이 계속 떨어진다면 어떻게 하나? 더 사라. 지금이 훨씬 더 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궁극적인 성공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a) 내재가치 평가, (b) 인내에 필요한 감정적 용기, (c) 결국 자신의 가치 추정이 정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p.322~323

하락 후 시장을 탈출해서 사이클 반등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투자에서 가장 치명적인 죄악이다. 사이클의 하락 구간에서 시가평가제로 손실을 처리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이익을 보는 상승구간을 겪는다면 그것 자체로 치명적이지 않다. 정말 끔찍한 것은 바닥에서 팔아치워 하락 변동의 기회를 영구적인 손실로 날려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사이클을 이해하고 사이클을 겪는 데 필요한 감정적, 재정적 수단을 갖는 것이 성공 투자의 필수 요소이다.

 

p.323~324

나는 사람들이 2008년의 하락과 뒤따르는 회복을 돌아보고 하락은 언제나 신속하고 쉽게 회복될 수 있으며, 따라서 하락 사이클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이 없다고 결론 내릴까봐 두렵다. 이것은 위기에 대한 잘못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일어난 결과가 대신 일어날 수 있었던 몇 가지 '대체 역사'(alternative histories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이렇게 부른다)보다 훨씬 나았기 떄문이다. 만약 이렇게 잘못된 교훈을 배웠다면, 그것들은 언젠가 투자자와 사회 전체에 더 심각하고 오래 지속될, 또 다른 붐과 위기의 사이클에서 진폭을 더 극적으로 증가시키는 행동들을 초래할 것이다. 

 

p.359

사이클을 이해했을 때 우리가 알 수 있는,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일은 맨 처음 그 발생 가능성을 보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이 사실에서 위험이 비롯된다. 우리는 이 위험에 대해 포트폴리오(와 투자 사업)를 보호해야 한다. 타당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과 그것이 옳다고 입증되는 것(발생 확률이 높은 일을 아는 것과 실제로 발생하는 것) 사이의 잠재적으로 긴 시간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감정적으로 강해져야 한다.

 

p.365

비결은 살아남는 것이다! 이 비결을 실행하려면 틀리는 것에 대한 강한 배짱이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예상보다 더 자주 틀리기 때문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틀리는 것은 불가피하고 정상적인 것이지, 대부분의 경우 지독한 비극도, 끔찍한 논리적 결함도 아니며, 운이 없어서도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면 도움이 된다. 틀린다는 것은 그 결과가 미지의 미래에 달린 일련의 행동을 동반한다.

 

p.370

모든 시스템은 최대 효율을 향해 성장하면서 최후의 쇠퇴와 종말을 초래하는 내부적인 모순과 약점을 함께 발전시킬 것이다.

 

p.372

분명한 사실은 성공으로부터 배울 가치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거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 투자에서 성공을 하면 사람들은 두 가지 특히 위험한 교훈, 즉 돈을 버는 것이 쉽고, 위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들은 자신에게 큰 승리를 안겨준 작은 기회가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단 한 번의 성공으로 유명해진 투자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다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처음의 성공을 만들어냈던 정보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결국 성공적인 투자는 반복되기 어려우며 이것은 성공적인 투자가 연속적이라기보다는 사이클을 따른다는 의미이다. 사실 하나의 성공이 또 다른 성공이 온다는 것을 암시한다기보다는 그 자체로 두 번째 성공의 가능성을 낮춘다고 할 수 있다. 살로몬 브라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헨리 카우프만은 이런 말을 했다. "많은 돈을 잃는 사람에는 두 종류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과 모든 것을 아는 사람."

 

p.389

극단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지나친 움직임은 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 사이클의 발생도 마찬가지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경제와 시장은 과거에 한번도 일직선으로 움직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이클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투자자들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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