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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흐름이해

기본기를 익힐 것 - 박 회계사의 사업보고서 분석법

by Diligejy 2023.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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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계사의 사업보고서 분석법:업종별 핵심 포인트 | 제조업 제약ㆍ바이오 도ㆍ소매 수주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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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나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투자에서 기본기란 뭘까?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지만, 아마 가장 먼저 나올 항목은 해당 투자 자산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직접 봐야한다. 어떻게 볼 것인가? 공시를 중심으로 추론하며 봐야한다. 

 

여기까지는 많은 투자서적이 강조하는 공통의 이야기다. 기업 본연의 내재가치를 잘 분석하라는 것이다. 이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동의하지 않았다면 이 글조차도 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마치 개념을 열심히 공부한 뒤 실전 문제를 만났을 때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처럼, 기업의 펀더멘털을 분석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실행해보기로 했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생각해보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이럴 땐 남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따라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책이다. 펀더멘털은 분석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고, 공시는 너무나도 양이 많은데 어디가 중요한지 모르겠고. 그런 경우 말이다. 

 

꼭 투자가 아니더라도 이 책은 유용하다. 왜냐하면 산업동향을 기업공시를 살펴보며 익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패시브 투자를 하면서 개별 기업을 매매하지 않는 사람일 경우에 그렇다. 액티브 투자를 하는 사람의 경우 거시경제, 회계, 재무, 기업공시, 가치평가, 해외소식, 기술 동향, 정부 규제 등 익혀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쫓아다니면서 익히지만, 패시브 투자는 말 그대로 패시브하게 투자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익히지 않아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액티브 투자에서 얻는 지식의 양에 훨씬 못 미치고 최신 동향에 어두워 질 수 있다.

 

찰리 멍거는 HBO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워렌버핏이 된다는 것]에서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이 만약 현재 일어나는 경제적 사건에 관심이 없다면 당신은 정신적으로 죽은 상태입니다."

 

찰리 멍거가 말하는 것처럼 지금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미디어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정확한지 확인하려면 공시를 봐야하는데 공시를 볼 때 어떤 부분이 핵심인지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효율은 많이 차이가 날 것이다.

 

책이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난만큼 거의 10년전 사례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개정판을 낼 때가 되었기도 하지만, 의외로 시장에 이런 이슈가 있었구나 라고 역사책보듯이 보면 이 점은 오히려 더 재밌고 배울만한 포인트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밑줄긋기

p.10

기업 분석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정보로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판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에서의 기업의 가치 또한 그 다양한 판단에 따라 매겨지므로 주가는 위아래로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다.

 

p.18-19

분기, 반기보고서는 결산 기간 종료 후 4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하며, 사업보고서는 90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12월 결산법인의 반기를 예로 든다면 6월 30일로부터 45일 이내인 8월 14일까지 공시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원칙에서 예외사항을 적용 받는 기업들이 있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지 아직 2년밖에 안 된 상장기업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두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사례1 - A제약사는 자회사 하나 없는 단일기업이었다. 이 기업은 2014년 10월에 원료의약품 회사인 B회사의 지분 60%를 인수하며 종속기업(자회사)으로 편입시켰다. A제약사는 2014년 말부터 B회사의 재무제표와 합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다.

 

사례2 - C기업은 2015년 7월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종속기업 18개를 거느린 대형 광고대행사이다. C기업은 자신의 재무제표와 종속기업 18개사의 재무제표를 합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다.

 

사례1, 사례2와 같은 기업의 2016년 반기보고서는 8월 14일이 아닌 8월 29일까지 공시하면 된다. 즉, 반기인 6월 30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공시하는 것이다. 이 기업들은 종속기업 취득 전 또는 상장 전에 반기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해서 공시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2년간 일종의 유예기간을 준다. 3분기 때에도 마찬가지 규정이 적용된다. 유예기간 2년이 지나면 이 기업들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45일 이내에 분기 및 반기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p.19

한편 분, 반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 간에는 많은 내용의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2016년 5월 금융당국은 '공시 및 회계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해, 앞으로 기업들의 회계를 더욱 간소화해 업무 부담을 완화하도록 했다. 즉, 사업보고서의 내용은 충분히 실리는데 반해, 분, 반기 보고서는 지금도 내용이 적은데 앞으로 더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보이용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나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회계 투명성은 전 세계적으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 정도로 신뢰도가 바닥인데 내용을 더 간소화시킨다면, 정보가 부족한 개인 기관 외국인 투자자가 선뜻 투자에 나설까? 정보제공자인 기업 입장에서는 방대한 정기보고서를 만들어내는 게 힘든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정보는 투명하고 충실하게 작성되는 게 원칙이며,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야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 투자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고 기업가치는 알아서 올라갈 텐데,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p.20-21

독자 스스로 투자한(할) 기업의 사업보고서에서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 편을 읽어보길 바란다.

 

여기에는 사업부문별 실적의 증가와 감소에 대한 원인 분석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서 나온다. 이 정도만 자세히 읽어 보아도 굳이 회사에 전화해서 왜 매출이 줄었는지, 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회사마다 분석 내용에 대한 깊이가 다 다르므로,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 편만 읽어 봐도 회사가 얼마나 정보 이용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사업보고서를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여기에 내용을 좀 더 보충한다면 사업보고서에 첨부되어 있는 영업보고서도 읽기를 권한다. 시간이 없거나 아직 주주가 아니어서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 없는 정보이용자를 위해, 회사는 주주총회 때 배포하는 영업보고서를 사업보고서에 첨부한다.

 

p.23-24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이 회사 돈이 아니고 은행 돈이라면 어떨까? 진짜 회사돈인지 확인하려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상품 - 차입금 - 사채'에 대입해보면 된다.

 

p.26

돈을 벌어서 차근차근 갚아 나갈 능력만 있다면 차입금이 많은 게 나쁘지만은 않다. 저금리시대에 기업 입장에서는 유상증자보다 차입금이 더 나은 자금조달 방법일 수도 있다. 정말 돈을 잘 벌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역시 현금흐름표를 찾아봐야 한다.

 

p.27

그냥 매출이 감소 추세인가보다 하고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아무 의미 없는 분석이 될 것이다. 매출액이 왜 감소했는지, 어디에서 감소했는지 알아보는 작업도 필요하고, 매출채권은 잘 회수되는지, 현금흐름은 괜찮은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 

 

p.28

매출액이 매출채권 금액의 약 8~9배 정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46기(2014년 말)에 삼성전자가 보유한 매출채권은 24조 원이다. 그리고 47기(2015년) 1년 동안 발생한 매출액은 200조 원이며, 2015년 말에 매출채권은 25조 원이 남아있다. 매출채권이 25조 원 남아있다는 말은 전년도 말의 매출채권 잔액 24조 원과 올해 매출액 200조 원의 합인 224조 원 중에서 25조 원을 빼고 대부분을 회수했다는 이야기다. 즉, 매출채권을 회수했으니 현금이 늘었을 것이다. 물론 숫자가 이렇게 딱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매출채권의 증가나 감소는 매출 증가나 채권회수가 주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맞지만, 환율 상승(하락)에 따른 매출채권의 금액 변동이나 거래처 부도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금액을 정확히 맞춰보겠다는 시도는 하지 말기를 바란다. 매출채권이 정말 잘 회수되는지를 추가로 확인하려면 현금흐름표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잘 들어오는지를 보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대손 및 매출채권 연령 관련 주석사항을 찾아보면 된다.

 

p.29-30

재무상태표에는 매출채권 총액에서 대손충당금이 차감된 순액에 대한 정보만 나와있으므로 매출채권 총액이 얼마이고, 어느 정도의 금액만큼 대손충당금을 쌓아 놨는지 추가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매출채권 총액 대비 대손충당금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면 가공매출까지도 의심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매출이 발생되어서 손익은 좋아지지만 정작 채권회수가 안 되어서 대손충당금만 쌓이는 구조로 회사가 운영된다면 머지 않아 자금부족으로 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 그림을 보면 매출채권 총액 25조 5,203억 원 대비 대손충당금은 3,268억 원이다. 매출채권 총액 대비 약 1.3% 정도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대손충당금을 쌓아 놨다고 해서 못 받는 돈으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 채권연령이 오래되거나 거래처와의 이견 등으로 인해서 잠시 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 세법상 매출채권 총액 대비 대손충당금 1% 정도 금액은 비용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절세의 목적이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 실제 매출채권 중에서 회수가 되지 않아서 아예 채권을 지워버리는 경우는 '제각'만 해당된다. 그 금액은 표에서 보듯이 매출채권 총액 대비 0.01%밖에 되지 않는다.

 

p.31~32

위 그림은 2016년에 상장폐지된 인포피아의 매출액과 매출채권을 정리한 것이다. 삼성전자보다 매출채권 회전율이 작고, 회수 기간도 매우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동종기업이 아니므로 두 기업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동종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과 비교해서 원래 비교 업종 자체의 매출채권 회수 기간이 느린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 그런데 이 기업의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정보를 보면 의아한 점이 있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매출채권 총액 대비 대손충당금 설정금액이 무려 50%가 넘는다. 과거에는 매출로 인식했지만, 결국 매출채권 회수가 되지 않아 대손충당금을 엄청나게 설정했다는 이야기다. 과거의 매출이 가공맻루은 아니었는지 의심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렇게 매출채권에 대한 주석사항에서 대손충당금을 확인해야 재무제표에 표시된 매출액과 매출채권에 대한 신뢰성까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업은 대표이사 횡령 및 배임 혐의로 회계감사 의견거절을 받고 상장폐지되었다. 그러나 과거 재무제표 주석사항에서 대손충당금만 확인했다면 위험에 대한 회피는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3년 전인 2012년에 벌써 매출채권의 59%를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할 정도였으니 가공매출에 대한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p.32~34

일률적인 잣대로 모든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재무비율 분석은 가장 대표적인 기업 분석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항상 무용론을 주장한다.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없이 정해진 공식만 대입해서 구한 비율은 해석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위 표에서 한국전력공사 요약 손익계산서를 살펴보자.

 

2015년 한국전력의 실적을 보면 2014년에 비해 매출액은 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9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400% 가까이 증가했다. 유가 및 국제 원자재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발전원가가 싸진 것이 영업이익이 급증한 원인이다. 전기료가 내려가지 않았으니 매출액은 유지가 되고, 매출원가는 떨어지니 이익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영업이익 증가에 비해 당기순이익 증가가 큰 폭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왜 그럴까?

 

뉴스를 통해 많이 알려진대로 한국전력의 서울 삼성동 본사 토지 건물을 현대자동차에 매각한 것이 주된 이유이다. 즉, 유형자산을 처분하면서 발생한 이익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사이인 기타이익에 포함되었음을 손익계산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1회성 이익이며 영업활동과 무관하므로 영업이익에 잡히지 않는다. 2016년에 한국전력이 다시 부동산을 매각해서 막대한 이익을 낼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에 2016년 순이익은 2015년 같이 크게 증가할 수 없다.

 

이제 시장에서 흔히 분석지표로 활용되는 PER을 보도록 하겠다. 편의상 2015년 말과 2014년 말의 시가총액과 순이익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당기순이익이 4배 가까이 오른 데 비해 주가는 17% 상승에 그쳤다. 2014년에 PER이 10배 수준이었으니 2015년에는 주가가 급등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또한 2015년의 주가 수준은 PER 2 정도밖에 되지 않는 초저평가주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은 냉정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전기료를 내리지 않아서 매출액은 계속 예년 수준으로 유지가 되고 발전원가는 계속 낮아지므로 영업이익은 계속 증가하겠지만, 다른 토지 건물을 비싸게 팔지 않는 이상 한국전력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

 

이렇게 재무제표 숫자 몇 개로 비율 분석해서 단순히 주가가 싸다, 비싸다, 저평가다, 고평가다라는 결론을 내리지 말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기업을 이렇게 단순하게만 분석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입해 이것저것 찾아봐야 비로소 제대로 된 기업 분석을 할 수 있다.

 

p.35~36

재무비율 분석보다는 재무제표 전체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으로 변경된 후부터 재무제표가 더욱 간결하게 작성되어 공시되므로 주석사항까지 꼼꼼하게 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제는 부지런히 사업보고서를 찾아보는 사람만이 위험을 피하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숫자는 큰 숫자 위주로 파악해서 유기적으로 분석하고, 주석사항의 중요한 부분은 주의깊게 읽어보면 된다. 여기에 더 완벽을 기하려면 바로 해당 기업이 속한 업종의 특성까지 고려해서 분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p.44-47

힘 있는 을인지를 판독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업보고서에 나오는 사업의 내용 편을 읽어보고 회사의 위상이나 시장점유율을 확인하면 된다. 주요 거래처가 소수 기업에만 집중되어 있는지, 글로벌 유명기업으로 분산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 포인트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사업보고서 'II. 사업의 내용'편에 나오는 가격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회사 2곳을 예로 들어보자. 현대차의 차량 판매는 정체 상황이고 영업이익률은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 주가는 실적에 따라 하향 추세이다. 이렇게 전방산업의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자동차 부품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위 그림은 코스닥에 등록된 세종공업의 2015년 사업보고서 중 'II. 사업의 내용'편에 실린 주요 제품 등의 가격 변동 추이 정보를 보여주는 것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판매가격이 나와있다. 자동차 부품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고, 이런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전국에 몇 군데나 더 있는지도 모르지만, 판매가격이 계속 내려간다는 것은 이 기업이 가격에 대한 결정권을 갖기보다는 전방산업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제품을 생산할 때 투입되는 원재료 가격이 싸지거나 경비를 절감해서 매출 감소를 어느 정도 막을 수는 있다. 그러나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판매가격이 오르고 판매량도 늘어나서 매출액이 증가하고, 그런 상황에서 원가도 싸져야 이익이 더 크게 개선된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판매가격 하락은 분명 좋은 신호는 아니다.

 

'사업의 내용'편에서 조금 더 찾아보면 주요 매출처별 판매 현황 정보가 나오는데,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무려 88%에 달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은 데다 판매가격도 낮아지는 상황으로 이해된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약 73%로 꽤 높은 다른 기업의 같은 정보를 찾아보자.

 

위 그림은 2015년 말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코리아오토글라스의 2015년 사업보고서 내용이다. 같은 자동차 부품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이 매년 오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특정 기업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지만 한 곳은 판매가격이 내려가는 추세, 다른 곳은 판매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다. 어느 곳에 투자해야 하는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방산업이 침체되고 전방산업에 속한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판매가격에서 밀리지 않는 부품기업이 더 좋아 보일 수밖에 없다.

 

두 기업의 실제 손익을 살펴보자.

 

 

2015년 기준으로 매출액 규모는 세종공업이 2배 이상 크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코리아오토글라스가 더 높다. 아무리 매출액 규모가 크더라도 이익이 적으면 시장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코리아오토글라스의 매출액은 세종공업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시가총액은 약 4,000억 원대로 2,000억 원대의 세종공업보다 크다.

 

세종공업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 감소 추세에 있지만, 코리아오토글라스는 모두 증가추세에 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서 해당 기업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더 해봐야 하겠지만, 이렇게 제품 판매가격 정보와 손익 정보만 확인해도 전방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B2B 기업 중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선별해낼 수 있다.

 

 

p.49-50

 

화장품, 의류, 귀금속을 만들어 파는 기업들은 매출원가보다 판매비와관리비가 일반적으로 더 큰 편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므로 기업의 손익계산서를 꼭 확인하기 바란다. 유통경로와 판매 채널의 차이로 인해 판매비와 관리비가 작은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위 표와 같은 기업들은 원가 분석도 중요하지만 판매비와관리비 또한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즉 원재료 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도 분석해야 하지만, 판매비와관리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판매수수료(지급수수료)가 매출액과 비교해서 증가 추세인지를 살펴야 하고 증가 속도 또한 살펴야 한다.

 

위 표를 보면 아모레퍼시픽은 유통수수료가 판매비와관리비의 약 30%인 8,309억 원이나 될 정도로 큰 금액을 차지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판매처인 면세점에서 수수료를 올리거나 방문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올린다면 회사의 손익에 악화가 올 수 있다. 물론 회사는 이런 점까지 고려해서 판매가격을 책정하고 수수료율을 협상하기 때문에 손익이 급격히 악화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기업을 분석할 때는 중요하게 살펴야 하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유통수수료는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달하고, 증가 추세이므로 중요한 비용이다. 매출액이 23% 증가했는데 중요 비용인 유통수수료가 26% 증가했으니, 매출 증가 속도보다 중요 비용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조원가를 줄이거나 다른 경비를 낮추면서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경계하려고 하겠지만, 투자자는 분기마다 실적체크를 할 때 이런 점도 같이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영업이익률이 악화된다면 유통수수료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비용 떄문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p.51

LVMH는 루이뷔통, 태그호이어, 불가리, 펜디, 지방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모에헤네시 루이뷔통그룹이고, RICHEMONT는 몽블랑, 까르티에, 던힐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먼드그룹이다. 대부분 매출원가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대다. 즉 200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샀다면 그 가방의 순수 제조원가는 60만 원이라는 것이다. 60만 원짜리 제품을 200만 원에 사도 아무런 거부 반응이 없다면 기꺼이 명품을 사겠지만, 원가 대비 판매가격이 3배 높은 것을 수긍하기 어렵다면 아마 사지 않을 것이다. 이 기업들은 물건값은 비싸지만 영업이익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왜냐하면 전 세계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느라 판매비와관리비를 50% 가까이 지불하기 때문이다. 

 

p.55~57

'(판매가격 - 변동비) * 판매량 - 고정비'를 영어 약자로 표현하면

 

(P - VC) * Q - FC

 

가 된다. 

 

이 식은 사업을 하건 투자를 하건 평생 머릿속에 기억해야 할 공식이다.

 

'(P - VC)'를 가리켜 제품 단위당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이라고 한다. 라면 판매가격은 똑같이 1,000원인데 원재료가 700원인 A회사와 400원인 B회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라면 1개를 팔면 A회사는 300원의 공헌이익이 생기고 B회사는 600원의 공헌이익이 생긴다. 이렇게 제품을 한 개 판매할 때마다 회사에 기여하는 이익의 규모 자체가 다르다.

 

A회사의 이익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판매량의 증가도 중요하지만 원재료의 가격 하락이 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두 가지 가정을 해보자.

 

가정 1 - A회사의 판매량은 현재 100개인데, 판매량이 110개로 10% 증가하고, 판매가격과 원재료비의 변동이 없다.

가정 2 - A회사의 판매량과 판매가격은 변동이 없고 원재료비만 700원에서 10% 감소한 630원이 되었다.

 

가정 1에서 A회사는 3,000원 [(300원 (제품 단위당 공헌이익) * 10개(판매량 증가분)]만큼 이익이 증가한다.

가정 2에서 A회사는 7,000원 [70원 (원재료 가격 하락분) * 100개]만큼 이익이 증가한다. 

 

반면 B회사의 이익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원재료의 가격하락도 중요하지만 판매량의 증가가 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가정 3 - B회사의 판매량은 현재 100개인데, 판매량이 110개로 10% 증가하고, 판매가격과 원재료비는 변동이 없다.

가정 4 - B회사의 판매량과 판매가격은 변동이 없고, 원재료비만 400원에서 10% 감소한 360원이 되었다.

 

가정 3에서 B회사는 6,000원[(600원(제품 단위당 공헌이익) * 10개(판매량 증가분)] 만큼 이익이 증가한다.

가정 4에서 B회사는 4,000원[(40원(원재료 가격 하락분) * 100개]만큼 이익이 증가한다.

 

이렇게 회사의 변동비 비중과 그에 따른 공헌이익률에 따라 회사의 이익이 증가하는 상황도 각각 달라진다. 보톡스로 유명한 메디톡스의 2015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매출액은 885억 원인데, 원재료와 부재료의 사용액은 불과 71억 원에 불과하다. 재료비가 매출액 대비 8%이므로 1만 원짜리 제품 하나의 재료비가 800원에 불과해, 제품 하나를 팔 때마다 9,200원의 공헌이익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기업은 원재료비가 싸지는 것보다 판매량이 많이 늘어나는 것이 이익 개선에 더 큰 도움이 된다. 물론 판매가격이 오르고 원재료 값이 떨어지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익 개선 요인은 판매량이다. 이렇게 '매출액 - 매출원가 - 판매비와관리비'를 '(P - VC) * Q - FC'로 변형하면 회사에 대한 손익 구조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분기마다 보고서를 통해 점검하면 미래에 대한 예상도 가능해진다.

 

p.61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사항은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에 적용되는 회계기준이 국제회계기준으로 변경되면서 새롭게 추가된 항목이다. 회계 실무자 입장에서는 귀찮은 일이지만 반대로 정보이용자 입장에서는 쓰임새 많은 고마운 주석사항이다.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사항에는 1년 동안 제품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총비용(매출원가, 판매비와관리비)에 원재료비,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나오기 때문이다.

 

도 소매업이나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제조과정이 없으므로 원재료비에 대한 정보는 당연히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을 찾을 이유도 없고, 분석 포인트도 다른 쪽으로 맞춰야 한다. 그러나 제조업은 원재료비, 인건비, 감가상각비가 매우 중요한 사항이므로 이 주석사항부터 확인하는 것이 분석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62~63

 

위 표를 통해 매출액에서 각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과 금액이 전기에 비해 어느 정도의 증감을 보이는지 알 수 있다. 매출원가 및 판관비 합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6.8%라는 말은,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13.2%(100% - 86.8%)라는 것과 같은 의미다. 매출액이 2.7%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 및 판매비와관리비 합계가 3.8% 감소했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즉 매출액이 감소한 폭보다 비용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에 이익이 발생하는, 소위 불황형 흑자 사례가 되었다.

 

매출액이 2.7% 감소하는데 원재료 사용액 등이 7.8% 감소했다는 것은 원재료 가격이 싸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인건비나 감가상각비가 증가했다는 것은 매출 증가를 예상하고 인력 충원이나 시설투자를 많이 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기 때문에 1년의 성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비용의 증가와 감소에 대한 원인은 이렇게 여러 각도에서 판단이 가능하다. 

 

위 표를 보면 기타비용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원재료, 급여, 감가상각비가 매출액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곧 삼성전자의 중요 매출을 담당하는 반도체 및 모바일 관련 원재료 값이 싸진다면 삼성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또한 급여와 감가상각비는 고정비 성격이므로 생산량 및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정해진 고정비 내에서 생산량이 증가하면 제품 단위당 고정비가 적어지므로 이익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각 비용의 성격과 관련 변수들은 회사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사항부터 확인한 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봐야 한다. 단, '비용의 성격별 분류'주석에서 원재료, 급여, 감가상각비 등은 당기에 투입된 금액을 의미한다. 그에 비해 매출은 전기 이월재고와 당기에 제조한 재고가 모두 팔리는 부분이 잡힌다. 즉 분자인 원재료, 급여, 감가상각비와 분모인 매출액 간에 시점 차이가 일부 발생한다는 의미다. 현실적으로 사업보고서 정보이용자 입장에서 전기 이월재고의 원재료, 급여, 감가상각비의 비중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정상적인 기업은 당기에 제조한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기 때문에 이 방식을 적용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정보이용자의 입장에서 대상 회사의 매출액 대비 각 요소별 비중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원가 구조에서 뭉서이 가장 중요한지를 찾고 판단하려는 취지라는 점을 주지하기 바란다.

 

p.68

노동집약형이든 자본집약형이든 간에 인건비와 감가상각비는 고정비 성격이다. 정해진 비용이 투입될 때는 생산량이 많아져야 기업의 이익이 개선된다. 특히 고정비 비중이 높은 기업은 생산량 증가가 이익 개선의 중요 요인이 된다. 반대로 고정비 비중이 낮은 기업은 생산량 증가가 이익 개선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p.72

단일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분석이 매우 쉽다. 그러나 여러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분석이 복잡해진다. 더 나아가 여러 사업부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더 복잡하다. 큰 규모의 기업들은 대부분 여러 사업부를 가지고 있고 각 사업부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각 영업부문의 정보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 영업부문의 정보는 사업보고서의 'II. 사업의 내용' 또는 'III. 재무에 관한 사항' 중 '3. 연결재무제표' 주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 군데에 같은 정보가 표시되는데, 'II. 사업의 내용'에 참고해서 봐야 할 내용이 많으므로 이곳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

 

p.74~77

사업보고서의 표보다 훨씬 간단하게 작성했지만 사업부문이 많다 보니 복잡해 보인다. 사업보고서의 표에서 총매출액과 내부매출액은 무시하고 순매출액만 확인하기 바란다. 순매출액은 회사 내의 내부거래를 제외한 후의 금액으로, 손익계산서의 매출액으로 올라가는 금액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정보만 활용했고, 전기 대비 증감과 증감률, 영업이익률은 직접 계산했다. 비중은 회사 전체에서 각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2015년 IM부문 매출액은 삼성전자 전체에서 45.9%를 차지하고, 반도체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전체에서 48.3%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유의미한 숫자는 위에서 보듯이 해당 칸에 색을 넣었다. 회계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도 이 표를 보면 누구나 다음과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1. 회사 전체 매출액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IM부문이다.

2.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반도체이다.

3. IM부문 매출액은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더 많이 감소했다.

4. 반도체 매출액은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더 많이 증가했다.

5. IM부문 영업이익률은 감소 추세이고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증가 추세이며, 반도체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다.

6. DP는 매출액보다 영업이익이 더 많이 증가했다. 그러나 DP의 영업이익이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이제 이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미래를 예상해 보자. 단순화를 위해 영업이익 비중이 작은 CE와 DP는 생략하고 IM과 반도체부문만 보자.

 

1. 스마트폰과 모바일기기 시장의 정체가 시작되면서 IM부문의 손익이 악화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만, 이익은 감소 추세이므로 회사 전체 이익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만약 신제품의 판매량 증가 및 부품가격 하락 등으로 IM사업부문의 이익이 개선된다면 회사는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2. 반도체사업은 여전히 좋다. 특히 매출액의 증가보다 영업이익의 증가폭이 더 크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반 정도를 반도체에서 내고 있다. 만약 반도체 경기가 악화된다면 삼성전자 전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겠지만 계속 좋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계속 좋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IM부문과 반도체만 예의 주시하면 된다. 두 사업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합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7.0%, 86.6%로 거의 절대적이다. 두 사업부문이 모두 성장한다면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만약 IM사업부문은 역성장을 하고 반도체사업부문만 성장한다면, 반도체 사업부문의 이익 증가가 IM사업부문의 이익 감소를 상쇄시키고도 남을 만큼인지 따져봐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두 사업부문 모두 역성장하는 것이다. 성장과 역성장에 대한 시장 판단 및 예측은 매우 어려운 부분이므로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확인 가능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살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폰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은 세계적인 조사기관인 가트너에서 분기별로 발표하고, 국내 뉴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반도체업계에 투자한다면 보통 미국증시에 상장된 반도체회사 16개사의 주가 추이가 반영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많이 참조한다. 이 반도체지수를 통해 미국의 반도체시장 동향을 알 수 있으므로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또한 반도체가격의 실시간 시세가 알고 싶다면 dramexchange.com에 접속해 확인하면 되는데, 회원가입도 해야하고 무료 회원에게 제공하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여기보다는 한국무역협회(kita.net)에 접속할 것을 추천한다. 한국무역협회 사이트는 자료 정리가 잘 되어 있고, 누구나 접속 가능하며, 반도체 이외의 여러 국제 원자재 시세도 알 수 있으므로 다른 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는 귀금속, 에너지, 비철금속, 반도체, 곡물, 식품, 섬유 등 제조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원자재 정보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야 이익 개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관련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는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

 

https://www.koimaindex.com/koimaindex/koima/price/retrieveList.do#

 

KOIMA 한국수입협회 국제원자재가격정보

품목명이나 가격을 클릭하시면 상세한 정보와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수입협회(KOIMA)는 회원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에 대하여 어떠한 보증을 하지 않습니다. 본 정

www.koimaindex.com

 

p.80

만약 후방산업에 속한 기업을 분석하거나 투자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전방산업의 사업보고서도 같이 분석하길 권한다. 

 

p.82

완성차 3사(현대차, 기아차, 쌍용차)는 매월 1일 영업(잠정)실적(정정공시)을 통해 자동차 판매량에 대한 정보를 공시한다.

 

p.82

3개 완성차의 자료를 다 뽑아본다면 자동차 산업의 현황이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판매량 정보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후방산업인 자동차 부품 및 장비주 등에도 영향을 주므로, 관련 기업에 투자한 주주라면 월초마다 이를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

 

p.82

유틸리티주로 분류되는 한국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도 매월 중순 가스판매량, 열판매량 등에 대한 정보를 공시한다. 

 

p.85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5% 내외로 크지 않기 때문에 원재료의 가격 하락이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 대신 공헌이익률이 75%이므로 판매량의 증가가 더 큰 이익 개선의 요인이 된다. 실제로 아모리퍼시픽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37%로 매출액 증가율 23%보다 더 크게 나왔다.

 

p.87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투입되는 주요 원재료의 가격 변동 추이가 사업보고서의 'II. 사업의 내용'에 공시가 된다. 원재료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제조업 회사는 공헌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p.90~91

생산능력은 기업의 표준작업시간을 기준으로 생산 가능한 제품의 양을 의미한다. 소위 생산캐파라고도 불리는데, 유형자산과 생산 인력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어야 계산도 가능하다. 만약 기업의 제품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의 유형자산과 인력으로는 그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면 증설을 하고 인력도 충원해야 할 것이다. 증설할 때는 현금흐름표인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큰 돈이 빠져나갈 것이고, 추후 인건비와 감가상각비가 증가할 것이다.

 

반대로 제품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기존에 투자한 유형자산은 그냥 놀게 될 것이고, 고정비로 꼬박꼬박 지급되는 급여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할 것이다. 급여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줄일 수 있으나, 감가상각비는 매년 같은 금액을 배분하기 때문에 줄일 수 없는 비용이다.

 

생산실적은 기업이 1년간 실제로 생산한 제품량을 의미한다. 한 해에 생산한 제품이 그 해에 모두 팔리는 경우는 없으며, 항상 적정재고를 유지하면서 생산하게 된다.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과 판매되는 기간이 있으므로 그에 맞춰 적정재고를 유지하는 게 기업 재고관리의 핵심이 된다. 

 

p.92~93

우리나라 화장품이 아무리 잘 팔린다 해도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이 제품을 엄청나게 생산해서 쌓아두고 팔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다. 메르스 같은 사태로 외국인 방문객이 뚝 끊기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고, 사드 같은 악재가 돌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의 매출액이 증가 추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고자산이 계쏙 증가한다면 부실 혹은 분식회계를 의심해야 한다.

 

p.95~100

만약 가동률이 100%에 육박했다면 회사의 현재 유형자산과 생산인력으로 최적의 단계에 도달해 있다는 의미가 된다. 정해진 고정비 내에서 최대로 생산하고 있으니 제품 단위당 고정비도 적을 것이고 회사의 손익도 아주 좋게 나올 것이다. 만약 고정비 비중이 큰 기업의 가동률이 100%임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비교해 이익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더는 개선되기 힘든 상태라고 봐도 될 것이다. 최적의 원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분명 다른 곳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가동률이 내려간다면 제품 단위당 고정비가 증가해 이익은 당연히 더 작아질 것이고, 증설을 하게 되면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같은 고정비가 더 증가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증설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가동률이 100%에 육박했다고 해서 바로 증설하지는 않는다. 기계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 계속 가동을 하고, 생산인력에 대해 추가 수당을 지급하면서 수요량을 맞추려 한다.

 

트렌드에 영향 없이 제품을 꾸준히 생산해 파는 기업은 증설이 큰 이슈가 아니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식음료 기업 같은 경우에는 증설이 일종의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유행은 짧기 때문이다. 하얀 국물 라면, 막걸리, 과일맛 소주 등 유행은 강했지만 그 기간이 너무나 짧았던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보았다. 구하기 힘들어 먹을 수 없었던 허니버터칩이 이제는 대형마트에 가면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해태가루비(해태제과식품의 공동 지배 기업)의 증설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들 또한 많아졌다.

 

나가사끼 짬뽕을 대유행시켰던 삼양식품의 과거 사업보고서를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면, 스낵을 만드는 원주공장의 생산능력이 51기에는 2,413억 2,000만 원에서 52기에는 3,954억 8,500만 원으로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생산능력이 약 64% 증가하도록 공장을 증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52기의 생산실적을 보면 1,482억 6,900만 원으로 51기보다 불과 6%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아래 표는 손익계산서의 매출액과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을 찾아 정리한 것이다. 

생산능력을 64%나 늘렸는데, 매출액은 9%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매출액 증가율보다 종업원급여,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의 증가율이 더 높다. 그리고 회사 영업이익률은 4.9%에서 2.3%로 크게 감소했다. 종업원급여,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이익률 모두 많이 감소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영업이익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 과도한 증설을 하면 비용을 많이 증가시키지 않더라도 이익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일회용 인공눈물을 생산, 판매하는 디에이치피코리아는 2014년에 가동률이 100%를 초과하면서 증설을 결정한 기업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사용자 증가로 안구 건조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 인해 이 기업 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기존 시설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림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디에이치피코리아의 생산실적 및 가동률을 나타낸 표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2015년의 생산능력은 1억 9,242만 개로, 2014년에 비해 약 46% 증가했고, 생산실적도 38% 증가했다. 증설한 만큼 생산량도 늘었으니 삼양식품 사례와 달리 성공적인 증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의 기업에 투자한다면 증설된 상황에 맞게 분기별로 생산이 많이 되어 잘 팔리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다음 표에서 디에이치피코리아의 손익계산서와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사항을 한번 살펴보자.

 

 

디에이치피코리아는 삼양식품 매출액 규모의 1/8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외형이 작은 기업이지만 손익계산서의 모습은 매우 우월해 보인다. 

 

역시 매출액에서 종업원급여와 감가상각비 등의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로 높지 않은 편이다. 삼양식품과 원가 구조가 비슷하지만 디에이치피코리아는 증설 후에도 생산실적과 매출액이 모두 증가해서 영업이익이 그에 연동해 늘어났다. 만약 삼양식품처럼 증설 폭에 비해 생산실적과 매출액이 증가하지 않았다면 이 기업의 영업이익도 감소했을 것이다.

 

인공눈물은 식음료처럼 트렌드를 타지 않고 필수소비재로 인식되기 때문에 증설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고, 다른 경쟁자가 더 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내놓지 않는 이상 매출액이 감소할 위험도 크게 없어 보인다.

 

이 기업들과는 반대로 가동률이 원래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첫째, 가동률이 낮다는 것은 생산능력보다 생산실적이 적다는 의미이므로 공장이 많이 놀고 있을 것이다. 즉, 기업이 실제 제품 수요량보다 과잉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했겠지만 취득한 유형자산의 감가상각비는 매년 같은 금액으로 배분되기 때문에 감가상각비는 줄일 수 없다. 즉, 제품 단위당 고정비가 적은 상태가 아니므로 이익 구조 역시 최적화가 아닐 것이다.

 

둘째, 가동률이 낮다는 것은 향후 판매량이 증가할 때 매출 증가보다 이익 증가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생산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제품 단위당 고정비가 적어지므로 이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을수록 이익은 더 극대화될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가동률이 100%이고 증설을 고민할 정도로 호경기를 맞고 있는 기업도 좋지만, 지금 공장가동률은 낮지만 앞으로 제품이 잘 팔릴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을 찾는 게 더 높은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다.

 

p.102~108

2014년 vs 2015년 실적 비교

 

농심과 오뚜기 모두 프리미엄 라면이라고 부르는 짜장과 짬뽕 신제품이 히트를 쳤고, 밀가루와 팜유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은 계속 내려가는 추세였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1. 판매가격이 올랐고 판매량이 증가했다.

2. 판매량이 증가했으니 생산량도 증가했을 것이다.

3. 판매가격은 올랐고, 원재료 가격은 떨어졌고, 생산량 증가로 제품 단위당 고정비도 적어졌을 것이니 마진폭은 매우 커졌을 것이다.

 

과연 이대로 손익계산서가 만들어졌는지 살펴보자.


농심과 오뚜기 모두 소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짬뽕과 짜장 제품의 인기에 비해 매출 증가폭이 아주 큰 편은 아니다. 양사 모두 라면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므로 다른 제품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매출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할 때 들여다볼 것이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극명하게 차이를 보인다. 농심은 2014년 대비 2015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무려 60.8%에 달하는데, 오뚜기는 증가폭이 15.1%에 불과하다. 판매가격이 오르고 판매량도 많이 증가하고 원재료비는 떨어지는, 이 좋은 영업 환경에서 오뚜기의 이익 증가폭이 작다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편 1년간 주가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아래 표에서 2014년 종가와 2015년 종가를 비교해 보자.

 

농심이 1년 동안 주가가 74% 오른 데 비해 오뚜기는 152%나 상승했다. 오뚜기의 영업이익 증가는 15%이고 농심의 영업이익 증가는 61%인데, 주가는 오뚜기가 더 많이 앞서간 셈이고 기업가치(시가총액)도 오뚜기가 더 크다. 순이익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PER도 농심은 22.8, 오뚜기는 40.3으로 동종산업에서도 큰 차이가 발생한다. 

 

농심은 저평가, 오뚜기는 고평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과거와도 비교해 봐야 하고 각 기업 간 자산가치도 따져봐야 하므로 여기서 단정짓기는 이르다.

 

이번에는 범위를 4년 더 확장해서 살펴보자.

농심과 오뚜기의 4년 치 손익계산서를 분석해 보자. 농심은 4년간 매출 성장이 미미했지만, 오뚜기는 매년 4%씩은 꾸준히 성장했기 때문에 오뚜기에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면 양사 모두 똑같이 연평균 7%씩 성장했기 때문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4년 동안 주가상승률은 어땠을까? 

4년간 농심의 영업이익은 연평균 7%씩 상승하고 주가는 연평균 17.3% 상승했다. 오뚜기의 영업이익은 연평균 7%씩 상승하고 주가는 연평균 67.7%나 상승했다. 두 회사 모두 이익상승률보다 주가상승률이 높은데, 오뚜기가 특히 더 높다. 연평균상승률이 아닌 단순증가율로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더 크게 나온다.

농심과 오뚜기의 2011년 실적과 2015년 실적을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각각 22.1%, 22.7%로 거의 비슷하다. 그렇다면 주가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농심은 주가가 89% 상승한 데 비해 오뚜기는 무려 690%나 상승했다. 실적보다 주가가 과도하게 앞서갔다는 데 이의를 달기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주가라는 것이 반드시 실적 상승과 비례하지는 않기 때문에 자산가치도 살펴봐야 한다. 오뚜기가 농심보다 자산가치가 더 크다면 주가 상승도 정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표에서는 두 기업의 자산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양사의 재무상태표에서 현금성자산과 금융자산, 투자부동산만 선별해서 분석하기로 한다.

저자는 보통 기업의 자산가치를 분석할 때 이 정도의 자산은 살펴보는 편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처분 가능한 비영업용 자산인 순현금, 금융자산, 투자부동산의 가치를 본다. 이는 인수합병같은 기업 실무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주로 현금, CMA, MMF, 보통예금 등으로 구성된 현금및현금성자산과 정기예금 및 적금으로 구성되는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뒤 차입금을 차감해 순현금을 계산한다. 만약 현금및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의 합이 차입금보다 더 적다면, 내 돈보다 빌린 돈이 더 크므로 순현금도 (-)로 계산된다. 농심과 오뚜기 같은 기업은 보유한 돈이 더 많으므로 자산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그다음 단기매매금융자산, 매도가능금융자산, 만기보유금융자산, 장기금융상품, 관계기업주식 등을 더한다. 관계기업주식이나 비상장기업주식은 현금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같은 조건으로 두 기업을 비교하는 것이므로 그런 점은 생략한다. 마지막으로 투자부동산을 더해서 자산가치를 합산한다. 투자부동산은 임대 또는 매각 목적으로 보유한 것이고 영업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 자산이므로, 비영업용자산으로서 훌륭한 가치가 있다.

 

유형자산에 속한 토지와 건물의 가치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역시 같은 조건으로 비교하는 상황이므로 더해도 되고 더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유형자산으로 분류된 토지와 건물은 영업활동을 목적으로 보유한 것이므로 자산가치보다는 손익가치에 이미 반영되었다고 보는 편이 더 합리적이다. 만약 회사가 어려워져서 토지와 건물을 모두 팔고 임차해서 살겠다고 하면 유형자산에 속한 토지와 건물도 자산가치를 평가해야겠지만, 미리 가정해서 답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사옥이 속한 토지와 건물 매각은 가능하겠지만, 라면공장이나 카레공장을 팔지는 않을 테니, 이런 것까지 고려해서 추정할 바에는 두 기업 모두 분석에서 제외하는 것이 낫다.

 

기업의 자산가치나 수익가치를 구하는 것은 실무적으로 공식이 정해져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보면서 가치를 산정할 때에는 정해진 공식보다는 기업의 상황을 보면서 자산과 부채를 더하고 빼는 식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위 표에서 보듯이 농심이 오뚜기보다 현금과 금융상품, 투자부동산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등 자산가치가 훨씬 크다.

 

보통은 시가총액을 재무상태표의 순자산(자본)으로 나누어 PBR을 계산한다. PBR은 자본시장에서 형성된 기업의 시가총액이 기업의 순자산 가치보다 몇 배 정도로 평가받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높으면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라고 판단한다. 아래 표에서 두 기업의 PBR을 계산해보면 역시 오뚜기가 더 높게 측정된다.

이렇게 자본시장에서 수익가치와 자산가치 모두 농심보다 오뚜기가 더 높게 평가받았다는 것은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와 그로 인한 높은 기업가치를 선반영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기대했던 대로 실적이 보답했다면 주가는 유지될 것이고,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여준다면 주가는 실적발표일에 더 오르는 게 통상적인 자본시장의 모습이다. 그런데 만약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면 어떻게 될까?

 

p.118~119

 

비중은 매출액에서 각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한 것이다. 2015년의 수치를 예로 든다면 우리가 오뚜기의 라면 제품을 1,000원에 샀다면, 그 가격에는 원재료비 710원, 급여 79원, 감가상각비 18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세 가지 비용만 계산해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다. 앞서 살펴본 표에서 오뚜기의 영업이익률은 7.1%다. 바꿔 말하면 오뚜기의 영업이익 관련 비용이 92.9%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우리는 벌써 이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을 활용해서 회사 영업과 관련된 비용의 80%를 분석했다. 다른 자세한 비용 분석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생략해도 분석의 결과를 뒤집을 만한 중요한 변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뚜기는 원재료가 매우 중요한 기업이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기 때문에 원재료가격 하락이 기업의 이익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판매량 증가도 이익 개선에 영향을 주지만 판매량 증가보다는 원재료의 가격 하락이 더 큰 영향을 준다. 1,000원짜리 라면 하나를 만들어 팔 때 원재료비 710원이 발생하므로 공헌이익은 290원이 된다. 290원이 남는 라면을 1,000개 팔다가 10% 증가한 1,100개를 판다면 이익은 2만 9,000원 (290원 * 100개)으로 늘어난다. 만약 판매량의 변화 없이 원재료 가격이 700원에서 630원으로 10% 떨어진다면, 이익은 7만원(70원 * 1,000개)이나 늘어나게 된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판매량 증가와 원재료 가격 하락이고, 그다음으로 좋은 그림은 판매량 증가율보다 원재료 가격하락률이 더 큰 것이다. 그러므로 원재료 가격이 얼마나 많이 내려가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p.120

원재료가격의 인하가 제품 판매가격을 끌어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정유사다. 국제유가의 하락에 따라 주유소의 휘발유 값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방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후방 기업 역시 원재료가격의 하락에 따라 납품가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원재료가격도 떨어지고 판매가격도 내려간다면 매출총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니, 이런 경우는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판매가격과 원재료가격은 항상 같이 비교하는 식으로 분석해야 잘못된 판단을 막을 수 있다.

 

p.123

대부분 기업은 영업부문 주석사항에 부문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보여주는 편인데, 오뚜기는 특이하게도 순이익 정보를 공시한다. 부문별 매출액, 매출원가, 판매비와관리비는 관리가 되기 때문에 영업이익까지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순이익 정보까지 공시한 것으로 보아서는 오뚜기 자체적으로 영업외수익과 비용, 금융수익과 비용까지도 부문별로 관리가 되고 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아니면 단순하게 회사 전체의 영업외수익과 비용, 금융수익과 비용을 부문별 매출액 기준으로 배분했을 가능성도 있다.

 

p.127~128

오뚜기라면(주)는 라면, 식용유, 프리믹스 등을 제조 및 판매한다고 나와 있으며, 최대주주는 함영준으로 함태호 (주)오뚜기 창립자의 2세로 확인된다. 라면을 제조 및 판매하므로 오뚜기라면(주)가 만들어서 (주)오뚜기가 판매만 하는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오뚜기에서 판매하는 라면 포장지의 뒷부분을 보면 '제조원 : 오뚜기라면(주)', '판매원 : 오뚜기(주)'라고 표기되어 있다.

 

오뚜기라면(주)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출액이 5,080억 원으로 나온다. (주)오뚜기가 오뚜기라면(주)로부터 사온 원재료 매입액이 5,037억 원이니까, 오뚜기라면(주) 매출의 99%는 (주)오뚜기로 인해 발생했다. 이쯤 되면 그냥 (주)오뚜기가 직접 라면을 만들어서 팔면 될 것 같은데 굳이 오뚜기라면(주)를 거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회사 내부 사정이 있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오뚜기라면(주)의 주주 구성을 고려해 보건데, 2세 승계를 위한 계열사 밀어주기를 의심해볼 만 한다. 더 나아간다면 (주)오뚜기와 오뚜기라면(주)의 합병을 통한 2세 승계 시나리오까지도 예상해볼 수 있다.

 

오뚜기라면(주)는 2014년에 비해 매출액은 8%, 영업이익은 무려 38%나 성장했다. 그에 반해 오뚜기는 매출액 5.7%, 영업이익은 15.1% 증가에 그쳤다. 짬뽕, 짜장 등 히트제품의 판매량 증가, 판매가격 인상, 원재료가격 하락 등의 수혜를 상장사인 (주)오뚜기가 아닌 비상장사인 오뚜기라면(주)가 받은 셈이다.

 

한편, 오뚜기라면(주)의 주석사항 중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를 보면 주주들을 상대로 2015년에는 51억 원, 2014년에는 3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나온다. 이런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구조 속에서 과연 (주)오뚜기의 영업이익이 성장할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구조는 오뚜기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고,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려는 우리나라 기업 문화에서는 빈번히 발생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오뚜기 사례처럼 항상 특수관계자거래 주석사항을 보면서 계열사와의 거래 금액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호적인 영업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극대화시키지 못하는 데는 이렇게 이유가 있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계열사 밀어주기로 이익이 극대화되지 않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끌어안고 투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대한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주가는 냉정하게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기 때문이다. 아마 분기, 반기보고서에서 이런 거래 구조를 미리 파악했다면, 굳이 연말 실적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해진 손익 구조가 시간이 지난다고 좋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p.132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오뚜기를 찾아보면 감사보고서 제출일인 3월 9일이나 사업보고서 공시일인 3월 30일이 되어야 비로소 재무제표 확인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활용하는 것이다. 

 

p.138

앞으로 제조업을 분석할 때에는 반드시 매출액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기 바란다. 원재료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이라면 원재료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인지 점검하고, 원재료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면 판매량이 증가할 만한 신제품이 나왔는지 확인하면 된다. 역사는 반복되므로 또 비슷한 상황이 시장에서 펼쳐질 것이다. 그때 기회를 잘 잡기 바란다.

 

p.159

약은 화학적인 합성 방식으로 만든 합성의약품과 유전자 재조합이나 세포 배양 등 생물공학 방식을 이용해 만든 바이오의약품으로 나뉜다. 신약과 복제약을 화학적인 합성 방식으로 만들면 합성 신약 또는 합성복제약이 되고, 생물공학 방식을 이용해 만들면 바이오 신약 또는 바이오 복제약이 된다.

 

약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든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약을 만들어서 파는 기업이 사서 파는 기업보다 마진률이 높다는 점이다. 즉, 제품매출 방식이 상품매출 방식보다 회사의 이익에 크게 기여한다는 뜻이다.

 

p.160

만드는 약과 그 원재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제조약의 원재료비는 매우 낮으므로, 대부분 제약회사의 제품 매출총이익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제품매출액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하고, 보톡스로 유명한 (주)메디톡스의 경우 매출액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다. 메디톡스는 매출총이익률이 무려 84%, 영업이익률이 58%에 달할 정도로 이익률이 엄청나다.

 

따라서 제약 바이오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이렇게 제품 매출 비중이 높아서 큰 이익률을 올리는지부터 먼저 점검해야 한다.

 

p.161~163

아래 그림은 완제의약품 기업 및 그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대표적인 원료의약품 기업들이다. 완제의약품 기업이 대부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완제의약품 기업의 대주주가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경보제약, 에스티팜 등이 2015년과 2016년에 상장했고, 그 외 기업들은 비상장기업이다. 이 원료의약품 기업들의 지분 관계, 매출총이익률,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비중 등을 잘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표에서 원료의약품 기업들의 지분 관계 및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비중에 대해 알아보자.

비상장기업은 2015년의 감사보고서를 활용했고, 경보제약은 사업보고서를,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에스티팜은 2016년 반기보고서 자료를 활용했다.

 

비상장기업인 한미정밀화학과 유한화학은 각각의 완제의약품 기업들이 최대주주로 있다. 한미약품은 한미정밀화학을, 유한양행은 유한화학을 각각 연결재무제표로 작성한다. 이 두 회사의 특수관계자 거래는 90%가 넘을 만큼 매우 큰데, 매출총이익률은 낮은 편이다. 매출총이익률이 높다면 특수관계자인 완제품기업의 원료비에 부담이 되므로 완제품기업의 이익률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에서 각각 원료의약품 기업을 연결재무제표로 만들기 때문에 내부거래는 모두 제거되어 버린다. 즉, 이익률이 높든 낮든 연결재무제표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대웅바이오의 경우 대웅이 100% 지배하고 있는데, 대웅은 최대주주 일가가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이다. 대웅바이오가 대웅제약에 원료의약품을 납품하지만, 지배권이 대웅에 있고 대웅제약이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대웅바이오를 연결재무제표에 포함하지 않는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은 48%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익률은 31%로 꽤 높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대웅은 대웅제약에 원재료를 싸지 않ㅇ느 가격에 납품하고 그 이익은 고스란히 누린다고 해석할 수 있다.

 

상장기업인 경보제약은 대주주일가와 종근당홀딩스가 지배하는 기업이다. 종근당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대주주 일가이므로 결국 대주주 일가의 지배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은 15% 정도로 적다. 

 

2016년 6월에 상장한 에스티팜도 경보제약과 비슷한 구조인데, 대주주 일가와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지배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지만, 2대 주주가 대주주 일가이므로 역시 대주주 일가의 지배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업 또한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데 마진율은 40%로 매우 높다. 투자자 관점에서 상장기업인 경보제약과 에스티팜을 분석해 보면 원료의약품 기업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기에 좋다. 한미정밀화학이나 유한화학을 보면 낮은 이익률, 높은 특수관계자거래 의존도 등 원료의약품 기업의 한계가 보이는 데 비해, 상장기업들은 높은 이익률과 낮은 특수관계자거래 의존도가 두드러진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원료의약품기업이 직접 지배하지 않고 최대주주 일가가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투자자 관점에서는 두 상장기업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이 작고 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원료의약품에 대한 경쟁력이 높다는 반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보제약과 에스티팜의 사업보고설르 보면 전체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3%, 81%로 매우 높다. 특히 에스티팜은 매출총이익률과 수출 비중이 매우 높아서 상장 때부터 크게 주목받아 왔고, 공모가격보다 높은 주가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료의약품 기업이 어떤 제품을 어느 제약사와 거래하는지 등의 정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지배구조, 마진율, 특수관계자 거래비중 등을 먼저 살펴본다면 투자 대상 후보군을 압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p.168

대부분의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기업공개 때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하는 투자설명서의 추정순이익이, 시간이 지난 후의 실제 당기순이익과 어느 정도 유사한지 확인해 보기 바란다. 추정순이익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면 높은 주가 또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p.172~175

위 그림을 보면 순조롭게 신약 개발이 이루어진다는 가정하에 최소한 15년간 5억 달러의 금액은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중간에 임상시험이 잘못되거나 예상보다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투입되는 R&D 비용은 더 많아지게 된다. 통상 1조 원 내외는 사용해야 신약 하나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라고 하니, 이렇게 오랜 기간과 큰 금액을 투자할 만한 기업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의구심도 든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고 하듯이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장기간 많은 매출액과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판로가 확보되고 마케팅이 잘 진행된다는 가정하에서나 가능하다. 신약이 개발되어도 대박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신약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5,000개에서 1만 개 사이의 신약 후보물질이 시판 가능한 시약으로 나올 가능성은 불과 1개밖에 되지 않고, 임상시험 1상에 진입하는 건수는 9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니 임상시험 1상 이상에 진입하는 건수는 9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니 임상시험 1상 이상에 진입한 기업들의 기술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임상을 거듭할수록 탈락률은 높아지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임상시험 1상에서 살아남은 신약 9개 중 2상에서 탈락할 확률은 60%, 2상까지 통과한 신약이 3상에서 실패할 확률은 50%에 달한다고 하니 성공 여부는 극히 희박하다. 그리고 3상까지 통과한다고 해도 신약 판매 허가 과정에서 또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판매가 완전히 승인될 때까지는 투자자나 기업 모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물론, 주가는 이와 상관없이 1상 승인 때부터 수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있으니,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라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15년 8월 KDB산업은행에서 발간한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 추진 현황 및 전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신약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24건이지만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레는 단 한 건도 없다고 한다. LG생명과학의 팩티브란 신약이 2003년 4월 미국 FDA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해서 국내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결국 큰돈을 벌어 주지는 못했다. 이렇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작은 제약기업이 신약으로 승부를 겨룬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러다보니 요즘은 신약 개발로 수익을 창출해 내는 방법으로 해외기업과 공동으로 R&D를 추진하거나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등의 형태로 많이 진행된다. 대표적인 것이 2015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한미약품의 국제적 제약사인 베링거 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자이랩 등에 대한 기술이전 공시였다. 임상 2상, 1상 및 임상 전이던 한미약품의 R&D 파이프라인 일부가 기술 수출되는 쾌거를 일구어 냈다. 다시 말해 전반부는 한미약품이 담당하고 후반 작업은 글로벌 제약사가 마무리 짓는 것으로, 신약이 상용화되면 그때부터 일정 부분 로열티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제약사 입장에서는 큰 위험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물론 그 신약 물질이 3상 승인 후 FDA 판매 승인까지 거쳐야 하므로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글로벌 제약사가 우리나라 제약사의 임상 중 또는 임상 전인 신약 프로젝트를 가져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베링거 인겔하임 기술이전 건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었다. 한미약품에서는 기술이전과 관련해서 받은 계약금과 요건이 충족된 기술이전료만 매출로 인식했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수조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가 버렸으니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런 임상시험 실패나 기술이전 계약 해지는 신약 성공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것을 반증하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신약 개발 기업들이 15년 동안 5,000억 달러 이상의 시간과 돈을 부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경쟁력 등도 고려해 보아야 하므로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이전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판매 대안이다. 

 

p.176~177

한미약품은 매출액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인 1,871억 5,900만 원을 R&D에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제약사의 미래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많이 보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투입률인데, 한미약품은 예전부터 이 비용이 높기로 유명했다. 그렇다면 이 연구개발비용을 회사의 재무제표에는 어떻게 표시했을까?

 

회계상으로 연구개발비용을 재무제표에 표시하는 방법에는 다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원칙적으로 비용으로 인식해서, 판매비와관리비 또는 매출원가와 경상개발비라는 계정과목으로 표시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거액의 R&D 비용이 당기비용으로 인식되면 회사의 영업이익은 작아지게 된다.

 

두 번째는 개발비의 자산 인식 가능 요건 6가지를 모두 충족한다면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는 신약 개발 기간 동안 신약과 관련된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니 비용도 인식하면 안 된다는 논리다. 회계는 기본적으로 수익과 비용이 서로 대응되어야 하는데, 첫 번째처럼 비용으로 인식하면 이에 대응되는 수익이 없으므로 모순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잡아놨다가, 신약이 상용화되어 매출이 발생되는 기간 동안 무형자산상각비로 비용을 인식시켜서 수익과 비용을 서로 대응시키면 된다.

 

하지만 이 모든 논의도 신약 개발이 성공해서 잘 팔릴 것이라는 가정하에서나 가능한데, 바로 이 지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회계기준에서는 R&D관련 비용을 원칙적으로 비용화시킬 것을 권장한다.

 

p.183

영업권, 개발비는 이미 현금이 다 지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경제적 효익이 있다고 판단해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했다. 이런 무형자산은 나중에 투입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주는 알토란이 되어야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즉, 돈을 벌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자산이 기대와 달리 부실자산으로 판명 나는 순간 한 번에 대규모 손실로 인식되므로, 잘못하면 기업의 존속까지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보타바이오는 2015년의 대규모 손실로 인해 누적결손금이 1,014억 원이 되어 자본총계가 133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2016년 반기에 155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을 다시 한 번 기록해 자본총계가 58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6개월 만에 75억 원이나 자본총계가 감소하면서 자본잠식률이 45%에 달했다. 참고로 코스닥기업은 자본잠식률이 50% 이상 되면 상장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p.186

제약 바이오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은 R&D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까?

 

미국 회계기준(US GAAP)을 적용받고 있는,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생명공학 1등 깅버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사업보고서에서 R&D 비용과 관련된 회계 정책을 찾아보면 "FDA 판매 승인 이후에 발생하는 R&D 비용에 대해서만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는 문구가 나온다. 즉 1상, 2상, 3상을 모두 통과했다고 해서 그 이후에 발생되는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FDA의 판매 승인까지 받아야 자산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FDA의 판매승인을 받기까지 발생되는 천문학적인 R&D 비용은 모두 그해의 비용으로 처리한다. 3상이면 실질적인 임상 시험이 모두 끝나는 것이므로 FDA 판매승인 이후에 발생되는 개발비는 많지 않다. 신약 판매 후 발생하는 부작용을 추적해 추가적인 연구를 할 때 발생하는 4상 비용만 개발비 자산으로 잡는다는 것인데, 길리어드는 그 금액도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는 듯하다. 길리어드가 2015년에 R&D 비용으로 사용한 금액은 30억 1,400만 달러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3조 4,000억 원으로, 매출액의 9%를 지출했고, 전액 당기 비용으로 인식했으며, 개발비 자산에서 증가한 금액은 0이다.

 

p.191

한미약품 자산에서 큰 금액들 위주로 순위를 매겨 보면 '매출채권 > 유형자산 > 재고자산'순이다. 비슷한 전통 제약사인 종근당도 '유형자산 40% > 매출채권 29% > 재고자산 16%'순으로 금액과 비중은 다르지만, 상위권에 포진된 자산은 똑같다. 그런데 개발비 대부분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셀트리온은 '유형자산 33% > 무형자산 25% > 매출채권 24% > 재고자산 9%' 순으로 조금 특이한 편이다. 제조업 기업들이 대부분 유형자산,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여기에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바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금액이 좀 큰 편이고 회전도 느리다는 것이다.

 

풀무원이나 빙그레 같은 기업들이 생산해서 파는 식음료의 경우, 유통기한도 짧고 소비도 빨리 되기 때문에 재고 회전도 빠르고 채권 회수도 바로 된다. 그러나 제약은 다르다. 소비층이 일반 대다수가 아닌 소수의 환자이므로 제약회사가 약을 만들어서 약국에 비치해 놓고 팔릴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다 보니 제약회사에서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기간도 느릴 수밖에 없다.

 

p.193-194

약을 만들어서 파는 기업은 높은 매출총이익률이 발생하므로 영업이익률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되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단 거액의 R&D 비용 대부분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판매비와관리비 지출이 매우 많다. 단 수익모델이 없고 R&D에만 치중하는 기업은 예외다.

 

아래 표는 2015년 상장 제약회사 중 매출액이 높은 회사들을 중심으로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관리비 비율을 계산한 표이다.

 

 

생활용품이나 음료도 같이 판매하는 유한양행과 광동제약 및 상품매출 비중이 큰 녹십자는 제외했고, 제푸매출이 크면서 완제의약품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 위주로 선별했다.

 

대부분 판매비와관리비가 매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많게는 매출액의 40%를 초과하는 기업도 있다. 다양한 유통채널에 수수료를 많이 지급하는 아모레퍼시픽(59%), LG생활건강(45%), LF(55%), 제이에스티나(65%) 같은 기업들보다는 판매비와관리비 비율이 낮지만, 삼성전자(25%), 현대차(13%), 오뚜기(17%),  KT&G(28%) 등과 같은 제조기업들보다는 월등히 높다.

 

제약업의 판매비와관리비 구성 내용을 살펴보면 인건비,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 고정비성 비용이 전체의 40~50%를 차지하고 그 외에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지급수수료, 여비교통비, 용역비, 학술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 계정과목들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15% 내외이다. 눈치를 챈 독자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리베이트다. 리베이트는 불법이라 근절되고 있고 실제로 지급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리베이트와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발표한 사레와 뉴스를 떠올려 보면 의심해 볼 만한 계정과목이 몇 개 눈에 띈다. 영업직원에게 급여를 올려 주거나 복리후생비를 많이 지급해 거기에서 리베이트를 충당하게 했던 경우도 있고, 의사들에게 학술비, 세미나 등의 비용을 지원하거나, 광고선전비 내에서 리베이트를 만든 사례도 있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사업보고서만으로는 리베이트가 있는지, 만약 있다면 정확하게 어느 계정과목에서 리베이트가 사용되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추정만 가능할 뿐이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매년 판매비와관리비가 일정 부분 높게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제품매출 비중이 높고 제품매출 총이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매출을 많이 올리고 매출총이익을 높게 확보해야 대규모의 R&D 투자도 가능하고, 판매비와관리비 또한 넉넉하게 집행해도 큰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p.209

도소매 기업을 분석할 때는 우선 직접매입 직접판매 구조인지, 단순히 판매중개만 하는 구조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보고서의 연결재무제표 주석에서 '영업부문'으로 키워드 검색을 한다.

 

p.249~

아래 표는 대우조선해양의 2010년부터 2015년 1분기까지 재무제표 중 손익계산서의 중요 수치를 정리한 표이다.

위 표는 2015년에 중요한 오류가 발견되어서, 2013년부터 2015년의 재무제표를 수정해 공시한 사업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작성한 재무제표다. 확정된 사업보고서의 수치를 쓰지 않은 이유는, 2015년 반기에 대규모 적자 이슈가 부각되기 전부터 이미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제표는 부실을 경고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즉, 대규모 적자가 나오기 전인 2015년 1분기까지의 재무제표만 봐도 이미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제표는 매우 위험한 상태였따. 단 위 표와 같이 손익계산서만 봐서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손익계산서는 발생주의에 따라 수익과 비용만 인식될 뿐이지, 현금이 잘 들어오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표를 보면 매출은 15조 원 이상이고, 영업이익은 4,000억 원대가 발생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하고 당기순이익까지 났다. 적어도 손익계산서상으로는 성장률이 좀 둔화했다는 것과 이익률이 계속 낮아진다는 것 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이제 현금흐름표를 보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의 기본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발생하는 재화의 판매, 용역 제공, 원자재 및 상품 매입, 제조 및 관리활동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금의 유출과 유입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금액이 (+)면 돈을 벌었다는 것이고, (-)면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다. 위 표에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의 숫자와 당기순이익을 같이 놓고 비교해보자.

 

몇 천억 원씩 이익을 내는 회사가 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계속 (-)일까? 2011년에는 23억 원을 벌었으니까 계속 (-)는 잘못된 표현일 수 있다. 그래도 매출 13조 9,033억 원에 당기순이익 6,483억 원을 기록한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3억 원이라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표에서 보듯이 대우조선해양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1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회사가 영업활동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만약 내가 커피전문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적자가 발생한다. 그런데 직원들 급여 줄 돈도 없고, 본사 요구에 따라 인테리어도 새로 해야 하고 집기도 들여놔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마 나는 당장 돈부터 빌리러 다닐 것이다.

 

대기업이라고 다를 건 없다. 운영자금도 부족하고 투자할 돈도 없으니 은행에서 빌리거나 주주에게 손을 벌려야 한다. 즉 차입금이 발생하거나 유상증자를 할 것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오기 때문에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가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현금유입(+)보다는 현금유출(-)이 좋다. 재무활동에서 현금유출이 발생한다는 것은 영업활동에서 많은 돈을 벌어서 은행 빚도 갚고, 주주들에게 배당도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면 유상증자로 주주 돈이 들어오든가, 은행에서 차입을 더 많이 했다는 의미다. 회사에 돈이 들어와서 좋기는 하겠지만, 원천이 영업으로 번 돈이 아니라 갚아야 할 돈이거나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시키는 돈이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만야 좋은 것은 아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가 정상이다. 왜냐하면 기업은 계속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하므로 대부분의 기업 현금흐름표에서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유출(-)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면 된다. 영업활동에서 돈을 번다(+), 투자활동에 쓴다(-), 빚 갚거나 배당금을 지급(재무활동)한다(-), 모두 좋은 현금흐름이다. 반대로 영업활동에서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서 발생한 현금 유출(-)이라면, 회사는 돈이 부족해서 재무활동(빚을 내거나 유상증자 시행)을 통해 돈을 채워야 하니 당연히 좋지 않은 현금흐름이 된다. 회사는 사업에 계속 투자해야 하는데 그 투자재원을 영업활동에서 벌지 못한다면, 결국 차입금이나 주주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언젠가 돈을 벌겠지 하는 희망으로 주주들이 계속 유상증자를 해 준다면 주주가치는 희석되겠지만, 차입금 비중이 작으니 재무구조는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무활동에서 들어오는 돈 대부분이 거의 다 차입금으로 이루어진다면 빚 부담이 커져서 재무구조는 당연히 나쁠 수밖에 없다. 차입금이 많은 기업은 영업활동에서 돈을 벌어야만 이를 해소할 수 있는데, 계속 돈은 못 벌고 은행에서 돈만 빌려 온다면 그 기업의 장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이 바로 이런 현금흐름의 모습을 보여 왔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매년 큰 금액이 유입되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차입금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2010년에 차입금 및 사채가 2조 9,000억 원이었는데, 4년 뒤인 2014년 말에는 7조 6,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손익계산서상 매년 영업이익을 내고 이자비용도 감당하는 회사인데, 왜 차입금이 불과 4년 만에 2배 이상이나 늘어났을까? 

 

p.253

미청구공사라는 용어를 풀어쓰면, '공사는 다 했는데 아직 고객사에 청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공사를 끝내고 고객사에 대금을 청구하면 미청구공사가 아닌 매출채권 계정과몰을 쓴다. 매출채권은 받을 돈이 있다는 의미이고 발주처와 수주처 간에 계산서를 주고받을 때 성립된다. 그러나 미청구공사는 수주처만 받을 돈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아직 양사간에 계산서를 주고받지 않은 상황일 때 쓰는 용어가 된다.

 

p.263

손익계산서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현금흐름표도 매우 중요한 재무제표다. 특히 오랜 기간 공사가 진행되는 수주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매출과 미청구공사는 이미 살펴본 대로 진행률에 추정이 들어가므로 때에 따라서는 조작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금흐름까지 속이기는 어렵다.

 

기업에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은행계좌 내에서 이루어지고 자금 출처가 명확하므로 조작하기 어려운 게 바로 현금흐름표다.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이익이 표시되더라도, 영업과 관련된 채권이 회수되지 않으면 현금흐름표에서 현금 유입(+)으로 표시되지 않는다.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액이 늘어나고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이 창출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수주산업에서 점검해야 할 중요 포인트다.

 

수주산업은 장기간에 걸쳐 프로젝트가 이루어지고 헤비테일 방식으로 돈을 지급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1~2년 정도는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악화할 수도 있고, 특정 시점에 크게 좋아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1~2년 정도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좋지 않다고 해서 나쁜 기업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p.266

수주산업에 투자를 고려할 때는 올해 어느 정도를 수주했고 수주잔액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기업의 매출원가율(매출원가/매출액)을 계산해보는 것이다. 수주산업은 판매비와관리비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 산업이므로 매출원가와 매출총액만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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