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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회계

사례로 쉽게 배우는 기업가치평가

by Diligejy 2023. 9. 23.

p.10

2017년 5월 정권이 바뀌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집약적인 산업과 기업은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회계, 세무, 전략, 재무와는 관련도가 낮습니다. 지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 수준에서 평가하면 됩니다. 사회 트렌드가 혼밥, 혼술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트렌드의 변화는 기업에게 기회 요인일까요, 위협 요인일까요? 공정위 원장이 바뀌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정립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의 변화나 제도의 변화는 평가하려는 기업의 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p.15

상대가치 평가는 본질가치 평가방법에 비해서 그 이론적 배경이 빈약합니다.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거나 평가하려는 기업의 재무, 영업 위험을 측정하여 현재의 시간가치로 계산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상대가치 평가의 근본 가정이 되는 것은 경제학에서 많이 언급하는 '일물일가의 법칙'입니다. '일물일가의 법칙'은 한 가지 제품에는 하나의 가격만이 존재한다는 법칙입니다.

 

p.18-21

상대가치 평가는 '일물일가의 법칙'하에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평가하려는 기업이 얼마나 서로 동일한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평가하려는 기업들의 동일성이 높아질수록 상대가치에 의한 평가방법의 신뢰성은 증가하고, 평가하려는 기업들의 이질성이 클수록 상대가치에 의한 평가방법의 신뢰성은 감소합니다. 그러므로 비교대상 기업들을 선정하는 것이 상대가치 평가방법의 신뢰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비교대상 기업은 사업내용의 유사성과 재무적 유사성을 기준으로 선정하여 비교하고 있습니다. 사업내용의 유사성은 비교하려는 기업과 평가하려는 기업이 사업내용 면에서 얼마나 유사한지 평가하는 것입니다. 사업내용의 유사성에 대한 평가를 할 때에는 가치 평가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됩니다. 가치 평가자가 비교대상 회사와 평가회사의 사업적 연관성이 얼마나 있는지 주관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마트를 평가하기 위해서 현대백화점이 비교대상 기업으로서 적절하다는 판단은 논란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큰 틀에서 두 회사는 유통업이라는 공통의 산업에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 회사는 서로 유사한 회사이고 그렇기 때문에 비교대상 기업으로 선정해도 될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유통업이라는 범주에서 두 기업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현대백화점의 주요 고객과 이마트의 주요 고객은 다릅니다. 현대백화점은 다소 고급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주요 타겟입니다. 그러나 이마트는 저렴하게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주요 타겟입니다. 이러한 영업전략의 차이로 인해서 두 유통 업체의 입점 위치나 제품 구성이 다릅니다. 같은 유통업일지라도 대형 할인점의 영업 프로세스와 백화점의 영업 프로세스는 다릅니다. 백화점은 유통 플랫폼으로서 주로 매장을 입점 업체에 임대해주는 영업을 합니다. 유통업이지만 부동산업과도 유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 할인점은 일부 입점 업체도 있지만 직접 자신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백화점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서 두 기업은 비교대상으로 적절치 않을 수 있습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를 비교한다고 할 경우 두 기업은 현대백화점과는 달리 상당히 유사한 영업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운영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마트는 상장회사이며 홈플러스는 비상장회사입니다.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비교할 때에는 유동성 위험이란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16년 홈플러스의 1주당 이익은 5,240원입니다. 홈플러스의 가치는 이마트의 PER을 적용할 경우 약 59,000원에서 100,700원입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비상장기업이고 이마트는 상장기업입니다. 이마트의 주주들은 자신들의 주식을 매각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주식시장을 통해서 매각을 할 수 있고 매입하고 싶을 때도 언제든지 주식시장을 통해서 매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홈플러스 주주들은 홈플러스 주식이 비상장 주식이기 때문에 매매에 있어서는 상당한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이러한 위험을 유동성 위험이라고 합니다. 홈플러스 주식은 이마트 주식에 비해서 유동성 혹은 환금성이 낮기 때문에 이마트 주식에 비해서 낮게 평가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이마트와 홈플러스 간의 사업적 유사성이 높다고 비교대상 기업으로 선정하여 상대가치를 아무런 조정 없이 적용한다면 가치평가에 있어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비교하는 것은 어떨까요? 두 기업은 할인점을 영위하고 있으며 상장기업으로서 유사성 조건도 충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측면에서 서로 비교대상 기업으로 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기업의 규모를 보면 롯데쇼핑은 2016년 매출액이 약 29조 원이며, 영업이익은 9,403억 원, 자산은 약 42조 원인 반면에 이마트는 2016년 매출액이 약 14.7조 원이며, 영업이익은 5,468억 원, 자산은 약 15조 원입니다. 모든 면에서 롯데쇼핑이 이마트에 비해서 2배 이상 큰 규모를 갖고 있습니다. 규모의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는 경우에는 비교대상으로 적절한지 의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규모가 크다면 큰 규모에서 오는 규모의 경제, 시장을 지배하는 파워, 고객에 대한 브랜드 파워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작은 규모의 기업보다 우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업적인 측면에서 유사한 영업을 영위하더라도 규모에서 큰 차이가 존재할 경우 비교대상 회사로 서로 비교하기에는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규모 외에도 재무구조가 너무 큰 차이가 난다면 비교대상 기업으로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채비율이 100%인 기업과 500%인 기업을 비교한다면 500%인 기업은 아마도 재무적 곤경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이렇나 상황에서 부채비율이 500%인 기업은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부채비율 100%인 기업과 동일한 가치를 부여받지 못할 것입니다.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할 경우에는 사업적인 유사성과 재무적인 유사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이를 만족하는 기업들을 선정하여 비교해야 합니다. 그러나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시장에서 신규로 상장하는 기업을 평가할 경우 상대가치 평가법은 투자자들에게 가격을 제시하는 가장 일반적인 평가방법입니다.

 

p.23-25

현실에서는 한 회사가 서로 다른 여러 사업부를 영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물산을 상대가치 평가를 통해 고평가되어 있는지 저평가되어 있는지 알아본다고 가정합시다. 삼성물산은 2016년 말 현재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급식/식자재 유통, 바이오로 크게 6개의 서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가치 평가자로서 삼성물산처럼 한 기업이 서로 다른 여러 사업을 영위한다면 어떤 비교대상 회사를 선정하여 가치평가를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수 있습니다. 보통 여러 사업부를 동시에 영위할 경우에는 각 사업부를 독립된 기업으로 가정하여 사업부 각각의 가치를 계산한 후 이를 전부 더하는 방식으로 평가합니다.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급식/식자재 유통, 바이오 각각의 가치를 계산한 후 이를 합계하여 삼성물산 전체의 가치를 계산하면 됩니다. 그러나 상대가치를 적용할 때 어떤 기준으로 사업부의 크기를 나누어서 어떤 상대가치 평가법을 적용할지 실무적인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건설업 내에서만 비교대상 회사를 찾아보기에는 삼성물산의 타 사업부의 비중도 만만치 않게 큽니다. 아래 표는 2016년 삼성물산의 각 사업 부문이 매출액, 영업이익, 자산 측면에서 각각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건설 사업부가 46.1%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상사 사업부가 37.5%이며, 그 뒤로 패션, 급식/식자재 유통, 리조트, 바이오 순으로 매출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업손익 기준으로는 급식/식자재 유통, 리조트, 상사, 건설, 패션, 바이오 순으로 큽니다. 자산기준으로는 건설, 바이오, 상사, 리조트, 패션, 급식/식자재 유통 순으로 큽니다. 매출액, 영업손익, 자산 기준으로 사업부별 비중을 보면 일관된 순위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가치평가 담당자는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각 사업부의 가치의 비중을 결정하여 평가해야 합니다. 사업부의 비중을 결정하기 전에 각 사업부가 어떠한 성격이 있는지 이해한 후 기준을 선택해야 합니다. 

 

건설 부문은 삼성물산에서 매출액과 자산 기준으로 가장 큰 사업입니다. 다만 최근에 건설업 경기가 하락하여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상사 부문은 전통적으로 중개무역에 가깝기 떄문에 이익률이 낮은 사업입니다. 매출액의 규모는 클지라도 이익률은 낮으며 그에 따라 자산의 규모도 낮습니다. 패션 부문은 삼성물산 전체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매출액이 6.6%, 자산규모는 3.0%로 매우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리조트 부문 역시 매출액 2.4%와 자산비중 5.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급식 부문 역시 패션 부문 수준의 매출 규모를 기록하지만 자산은 패션 부문에 비교해서 절반 정도인 1.5%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부문은 매출은 1.1%로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자산은 17.7%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사업은 삼성이 차세대 사업으로 적극 투자하고 육성하는 사업으로 현재 단계에서 매출은 작으나 성장성이 기대되는 사업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업을 진행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복합적인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투하자본의 개념으로 사업부의 비중을 결정하는 것이 좀 더 적절합니다. 그러므로 삼성물산은 자산비중으로 사업부의 비중을 결정한 후 각 사업부별로 비교대상 회사를 선정합니다. 그 후에 적절한 시장배수를 사용하여 각 사업부의 가치를 계산하고 이를 합산한 후 삼성물산 전체 가치를 계산하면, 이것이 삼성물산의 상대가치를 가장 잘 보여줄 것입니다.

 

p.26-28

기업의 가치는 미래에 기업이 창출하는 수익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미래에 높은 수익 창출이 가능한 기업들은 높은 가치가 있을 것이며 미래에 낮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은 낮은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가치평가의 기본원칙은 '기업에서 창출되는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의 가치'입니다. 과거에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많은 현금을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얼마의 수익을 창출하고 현금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과거의 모든 일들은 과거의 일로서 일종의 매몰비용입니다. 가치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 고려사항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비교를 통해서 기업의 가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미래의 EPS를 현재의 주가와 비교해야 합니다.

 

PER = 현재주가 / 미래 EPS

 

1년 후의 EPS를 사용할지 2년 평균을 사용할지 5년 평균을 사용할지는 가치평가자가 결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의 주식가격을 계산하거나 기업가치를 계산할 때에는 1년 후의 EPS 혹은 미래 2년의 평균 EPS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왜냐하면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EPS를 추정하면 추정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추정기간이 증가할수록 추정의 불확실성이 높아져서 5년 이상의 먼 미래의 EPS의 평균치를 사용한다면 우리가 변수로 사용하는 EPS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되어서 전반적으로 가치평가 결과의 신뢰도를 낮게 만들게 됩니다.

 

PER 배수가 간단하여 널리 사용되지만 그만큼 많은 단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PER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EPS는 기업의 비일상적인 손익까지 반영하는 수치입니다. 이마트를 예로 든다면, 이마트의 고유한 영업활동은 제품 판매이며,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본연의 이익입니다. 그러나 이마트가 여유 현금이 있어서 은행에 예금을 해서 발생하는 이자수익, 혹은 10년 전에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토지를 처분하면서 발생하는 처분이익,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생기는 손실 같은 일회성 비용 등 이마트 본연의 사업과는 관련이 없는 손익까지 이익에 포함됩니다. 아래와 같이 극단적으로 두 가상의 회사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A기업과 B기업은 동일하게 패션업을 하는 기업입니다. 두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400억 원으로 동일하며 EPS 역시 100원으로 동일합니다. 두 기업 중에 어떤 기업의 PER이 높을까요? 두 기업 모두 동일한 당기순이익을 창출했다고 할지라도 시장에서는 B기업보다 A기업에게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할 것입니다. A기업은 500억 원이라는 이익을 영업이익으로 창출했습니다. 이는, A기업은 내년에도 500억 원의 이익을 창출하고 후년에도, 그리고 3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그 정도의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B기업은 본연의 사업에서는 전혀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고 부동산을 처분하면서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일회성 이익은 내년에는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B기업은 본래의 고유 영업활동인 패션업에서는 경쟁력이 낮아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기순이익, 같은 EPS라 하더라도 그 이익의 질을 따져보아야 합니다. 이익의 질은 이익의 총량이 얼마만큼 지속 가능한지에 달려 있으며 이는 전체 이익 중에 영업이익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비중을 보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체 당기순이익 중에 영업이익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비중이 높다면 이익의 질이 좋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반대로 당기순이익 중에 영업이익으로부터 발생하는 비율이 낮다면 이익의 질이 낮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p.30

 

조선업은 2007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산업이 침체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부터 조선업 전반의 업황이 악화되었고 일부 기업들은 적자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 조선업을 평가할 때에는 PER 배수를 이용했으나 적자가 심화되어 EV/EBITDA조차도 사용하기 어렵게 되자 PBR을 이용하여 가치평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PER은 비정상적으로 이익이 낮은 기업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PER을 구하는 식에서 주가가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EPS가 낮을수록 높은 PER배수가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적자에서 흑자로 턴어라운드하는 시기에 약간의 이익이 발생했을 경우 굉장히 높은 PER 배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계절변화나 경기변동에 취약한 기업들은 PER의 오르내림이 심하게 발생하는 패턴이 있으므로 PER배수가 시장 전체 평균 혹은 중앙값과 비정상적으로 큰 차이가 발생한다면 의심해 보고 그 원인을 살펴본 후에 PER 배수를 가치평가에 사용해야 합니다.

 

p.33

PER을 사용하여 대형주와 소형주를 비교하면 주가 상승시기, 즉 경제 확장기에는 소형주들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부여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경제 축소시기나 횡보시기에는 소형주들이 적자를 시현하여 PER을 통한 가치비교는 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p.39-41

아래 그림은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애플의 PER 배수와 당기순이익률입니다. 

2002년 PER은 100배를 넘었지만 이는 자은 이익으로 인한 착시 효과였으며 애플의 당기순이익률(투자수익률)이 증가할수록 PER도 같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애플의 당기순이익률은 안정적으로 20% 이상을 유지했고 이로 인하여 PER 배수도 고공행진을 했습니다. 2013년과 2014년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PER은 애플 주식의 액면 분할에 따른 주가와 EPS 적용 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특별히 애플의 주가가 2013년과 2014년에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애플이 성장을 지속하면서 성장의 가능성을 이익으로 보여줄 때마다 지속적으로 애플의 PER은 낮아져 왔습니다. 즉 성장이라는 가능성이 이익으로 실현되는 결과를 보면서 실적 대비 높은 주가로 애플에게 부여되어 왔던 성장의 잠재력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6년 애플의 PER은 12.5배이며, 당기순이익률은 21.2%로, 2010년 당기순이익률이 20%를 넘은 이후로 한 번도 2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PER 배수는 낮아지고 있습니다. PER 12.5배의 역수는 성장률을 고려한 자기자본 비용이므로 2016년 애플의 자기자본 비용은 8%입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자기자본 비용은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애플이 예전만큼 고성장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전자의 PER 배수와 당기순이익률입니다. 삼성전자의 PER 배수는 8배에서 16배 사이에 거래가 되고 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률은 8~18%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나 지금이나 투자자들이 보기에 성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2002년의 PER은 8배로서 자기자본 비용은 약 12.5%로 투자자들이 부여했으며, 2015년의 PER은 15.4배로서 성장률을 고려한 자기자본 비용은 약 6.5%로 시장에서 부여되어 왔습니다. 삼성전자의 PER과 당기순이익률로 판단해 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제흐름, 휴대폰 시장의 업황이 기업가치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애플은 이러한 외부 요인보다 더 강력한 요소로서 내부적인 성장의 가능성이 현재의 기업 가치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2016년 PER을 보면 애플이 2.8만큼 높습니다. 스마트폰 시대 초기였던 2007년경 두 기업의 PER 배수는 5 이상의 차이가 존재했으나 삼성전자가 꾸준한 노력으로 애플의 기술과 브랜드 인지도를 따라 잡아 그 격차를 줄였습니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격차를 더 줄여서 애플을 뛰어넘는 기업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앞으로도 애플이 현재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지는 두 기업의 성장성을 보면 됩니다. (PER 배수에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성장률(g)이며 이는 투하자본 대비 이익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p.44-45

EV/EBITDA 배수를 계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EV(Enterprise Value)를 계산해야 합니다. PER 배수에서 Price와 달리 EV는 주식시장에서 직접 관찰할 수가 없어서 아래 식을 사용하여 계산해야 합니다.

 

EV = 주식의 시가총액 + 이자를 지급하는 부채의 시가총액 - 보유현금

 

EV는 위의 식처럼 대차대조표의 대변의 부채와 자기자본의 시가의 합계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차감하는 이유는 투하자본으로서의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자본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EV는 기업 전체의 가치입니다. 즉 기업의 주인을 채권자와 주주의 관점에서 보았기 때문에 기업 전체의 관점에서 현금이 되었다면 이 현금만큼 자본조달 규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현금을 차감해주는 이유는 주주가 어떤 기업을 인수했다면 피인수된 기업의 타인자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주주의 몫입니다. 그러므로 주주는 피인수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채권자에게 지급함으로써 채권자의 지분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EV 계산 시 현금을 차감해줍니다. 

 

주식의 시가총액을 계산하는 방법은 '1주당 가격 X 총발행주식수' 공식을 사용해도 되며 상장회사들은 주식정보 제공기고나에서 시가총액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그 정보를 사용해도 됩니다. 총발행주식이 있더라도 기업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자사주라는 명목으로 자신들의 주식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총발행주식 수에서 해당 기업이 자사주로 취득하고 있는 주식수만큼 차감한 주식수와 1주당 주식의 시가를 곱하여 주주가치의 시가총액을 계산합니다.

 

부채의 시가총액은 부채의 모든 항목을 계산하지 않습니다. 부채 중에 매입채무, 선수금, 미지급금 등 기본적인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운전자본은 제외하고 단기차입금, 장기차입금, 사채처럼 이자를 지급하는 부채의 시가총액만을 계산합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차입금은 차입금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주식처럼 매일매일의 시가정보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설령 확인 가능하더라도 기업의 신용도가 급격히 변하지 않는 한 대체로 장부가액과 시가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실무적으로는 대차대조표에 있는 이자를 지급하는 부채의 장부가액을 시가로 간주하고 계산합니다.

 

p.46-47

리스는 크게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로 분류합니다. 운용리스는 자산의 소유권을 빌려 주는 사람이 갖고 있고 빌리는 사람(대한항공)이 매달 빌리는 비용을 지불합니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 렌트비나 월세 같은 개념입니다. 빌리는 사람은 매달 사용료만 지급하면서 실제로 자산에 대한 효익을 전부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재무제표에도 차입금으로 계상되지 않습니다. 금융리스는 운용리스와 동일하지만 다른 점은 실제적으로 리스기간이 너무 길어서 자산의 전 기간을 빌리는 사람이 사용하거나, 임대차 기간 동안 지불하는 리스료의 총액이 너무 커서 실제 자산을 구입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거나, 리스기간이 끝났을 경우 소유권이 임차인(대한항공)에게 이전되는 경우 실질적으로는 빌리는 거래가 아니라 장기할부 거래로 보기 떄문에 부채로 계산한 것입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금융리스는 우리가 집을 구입할 때 은행에서 20년 혹은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형태로 집을 구입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다만 다른 점은 주택담보대출은 집의 소유권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한 사람에게 있지만 금융리스는 리스기간이 끝난 시점에 소유권이 이전된다는 것입니다. 법률적으로 소유권은 상대방에게 있지만 경제적인 소유권은 대한항공에게 있기 때문에 금융리스를 차입금으로 분류한 것이며 매월 지급하는 리스료에는 차입금에 상당하는 이자비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금융리스 부채는 이자를 발생시키는 차입금으로 보는 것입니다. 유동성금융리스부채는 유동성장기차입금과 동일하게 금융리스부채의 만기가 1년 미만으로 도래하면서 계정상 분류를 고정부채에서 유동부채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분류상의 차이입니다. 장기차입금과 사채도 이자를 발생시키는 차입금입니다. 차입금과 사채는 유사한 개념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차입금은 은행으로부터 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채는 주식처럼 대한항공이 증서를 발행합니다. 이 사채증서는 대한항공에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으로서 언제든지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차입금을 보면 차입금의 소유권을 은행이 타은행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복잡한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채와 차입금은 약간 다릅니다. 자산유동화 차입금은 가치 있는 자산을 담보로 하여 차입을 한 것입니다. 즉 담보부 차입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p.48

EBITDA는 회계적인 이익이 아니라 기업 전체에서 발생하는 현금이라고 가정합니다. 여기에서는 암묵적으로 EBIT(영업이익, Earning Before Interest and Tax)는 회계이익이지만 현금과 일치한다고 가정합니다. 즉 EBIT가 100억 원을 창출했다면 동일하게 그 100억 원의 이익도 전부 현금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러나 원가 중에 원가로 인식은 하지만 현금지출이 발생하지 않는 비용이 존재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유형자산의 감가상각비(depreciation)과 무형자산의 감모상각비(amortization)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EBIT에 두 항목을 더해 주어서 기업 전체적으로 발생하는 혹은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계산합니다. 2016년 대한항공의 영업이익(EBIT)은 11,208억 원입니다. 감가상각비와 감모상각비를 찾기 위해서는 현금흐름표의 감가상각비와 감모상각비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2016년 두 비용은 현금흐름표상에 16,982억 원(감가상각비)과 532억 원(감모상각비, 무형자산 상각비)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 비용을 영업이익에 더해 주면 2016년 대한항공의 EBITDA는 28,722억 원입니다.

 

p.52-55

이미 PER 배수에서 언급했지만 기업의 가치는 기업이 미래에 창출하는 모든 현금흐름의 합의 현재가치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 V_0 : 기업가치(시가총액 + 이자지급부 부채의 시가총액 - 현금)

- EBITDA_1 : 영업이익 + 감가상각비 + 감모상각비

- t : 법인세율

- WACC : 기업 전체의 가중평균 자본비용(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

- g : EBITDA 성장률

 

PER 배수와 EV/EBITDA의 다른 점을 보기 위해 PER 배수에서 살펴본 식을 아래 식에 다시 한 번 제시합니다. PER배수에서는 아래 식처럼 기업가치 V 대신에 주식가격 P를 대입했습니다. 왜냐하면 PER 배수는 주주 입장에서 본 기업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PER배수에서 사용한 EPS 대신에 EV/EBITDA 배수에서는 기업 전체의 이익이면서 현금흐름인 EBITDA를 사용했으며 EBITDA에서 법인세비용을 차감한 것을 기업 전체의 현금흐름으로 보았습니다. PER 배수에서는 EPS에 이미 법인세비용이 차감되어 있기 떄문에 별도로 법인세에 대한 조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분자를 보면 PER배수에서는 자기자본 비용인 k에 EPS의 성장률, 즉 투자안의 투자수익률을 고려하여 주주의 자본비용을 계산했습니다. EV/EBITDA에서는 WACC(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 즉 주주와 채권자의 자본비용을 가중 평균한 기업 전체의 자본비용을 할인율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성장률 g를 WACC에서 차감했습니다. PER배수에서 가정하는 g와 EV/EBITDA에서 가정하는 g는 투자안의 투자수익률이라는 개념에서 유사합니다. 지금까지 PER배수에서 g에 대해서 명시적인 지칭을 하지 않았습니다. EV/EBITDA 배수에서는 기업 전체의 투자수익률이며 PER 배수에서는 주주의 투자수익률입니다. 이르 좀 더 구체화한다면 EV/EBITDA에서의 g는 ROA(Return On Asset, 총자산수익률)를 의미하고 PER 배수에서의 g는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수익률)를 의미합니다.

 

PER 배수에서 한 방식과 유사하게 EV/EBITDA 배수의 수식을 일부 조정하면 EV/EBITDA 배수가 내포하고 있는 경제학적 의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EV/EBITDA를 구하는 수식에서 양변을 EBITDA로 나눕니다.

 

그 결과 위와 같은 식으로 변형할 수 있습니다. PER 배수와 동일하게 EV/EBITDA배수가 좌변의 수식이 되는 것입니다. EV/EBITDA를 결정짓는 요소는 크게 3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는 법인세율입니다. 법인세율 t가 높을수록 EV/EBITDA 배수는 낮아집니다. 그러나 같은 경제권에서 모든 기업은 동일한 법인세율을 적용받습니다. 그러므로 같은 경제권에 있는 기업의 EV/EBITDA를 비교할 경우 법인세율로 인하여 기업들의 가치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둘째, WACC가 높으면 높을수록 EV/EBITDA는 낮아집니다. WACC는 기업 전체의 가중평균 자본비용입니다. 이에 대한 개념은 뒤에 할인율에서 좀 더 깊게 다룰 예정인데 자기자본 비용과 동일한 개념으로 기업 전체의 영업과 재무위험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래에 발생하는 미래의 현금흐름이 아무리 커도 그 가능성이 낮다면 우리는 그러한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단적으로 로또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로또 1줄에 1,000원을 투자해서 1등이 되면 20억 원 내외의 배당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현금흐름 측면에서 엄청나게 큰 현금입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위험이 매우 높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구입하는 로또 1줄이 1,000원 밖에 안 되지만 로또 1줄의 기대가치는 1,000원 이하로 낮습니다. 기업의 현금흐름도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WACC와 EV/EBITDA 배수는 음의 관계가 있습니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동일한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유사한 외부변수에 의해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영업적인 측면의 위험도 비슷합니다. 그러므로 WACC 역시 같은 산업 내에서는 기업 간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BITDA의 성장률인 g는 EV/EBITDA와 양의 관계가 있습니다. ROA가 높은 투자안이 많을수록 그 기업은 투자로부터 더 많은 EBITDA를 창출하고 이는 곧 기업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투자기회도 동일한 산업 내에서는 서로 비슷한 투자기회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WACC와는 다르게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투자로 연결시키고 이를 성공적인 투자로 성사시키는 것은 기업 경영진의 몫입니다. 같은 산업에 있는 기업들일지라도 개별 기업들의 경영진의 경영능력은 다릅니다. 그러므로 EV/EBITDA 배수 분석에서 실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변수는 성장성인 g입니다. 우리는 성장성을 ROA를 통해서 평가하고 높은 수준의 ROA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지속 가능한지 평가하면서 EV/EBITDA 배수에 대해서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p.58

EV/EBITDA는 M&A프로젝트에서 유사회사가 실제 몇 배에 인수되고 피인수되었는지 판단하는 데 사용합니다. EV/EBITDA가 계산상의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PER 배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추정이 쉬워서 폭넓게 이용됩니다. 일회성 비용에 대한 추정을 할 필요가 없으며, 적자가 발생하는 회사라도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으며 영업이익이 적자라 할지라도 감가상각비와 감모상각비를 고려하면 총현금흐름은 흑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상의 제약이 낮은 편입니다. 그리고 M&A 시에는 인수자가 피인수기업을 인수할 경우 피인수기업에 있는 현금은 인수하는 즉시 인수자의 현금이 되고 인수자가 자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자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순인수자금이 필요한지 계산할 수 있게 해줍니다.

 

p.64

PBR 방법을 가장 널리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는 산업은 금융업입니다. 금융업의 경우 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갖고 있습니다. 영업방식 자체가 기존의 산업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PER, EV/EBITDA 방식 대신 PBR 방식을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p.72~73

1999년 삼성물산과 영국의 테스코가 합작 투자하여 한국에 대형 할인유통점을 설립했습니다. 설립 시에는 삼성물산이 지분 49%, 테스코가 51%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지금의 홈플러스 대신 '삼성테스코'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테스코가 삼성물산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2007년에는 테스코의 지분율이 95%까지 되었습니다. 2008년에는 홈에버를 이랜드로부터 인수하여 유통시장에서 이마트와 양강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그 이후 테스코는 삼성물산 잔여 지분을 인수하여 100% 주주가 되었습니다. 2011년에는 사명을 삼성테스코에서 홈플러스로 변경했습니다.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영업을 하던 중 2015년 홈플러스의 영국 본사인 테스코의 회계분식 사건으로 인하여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국내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가 약 7.2조 원에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이로써 국내 M&A 사상 가장 높은 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 7.2조 원이 단순한 자기자본만의 가치인지 EV의 가치인지 명확히 알 수 없으나 뉴스기사들을 통해서 추측하고 M&A 시장에서 일반적인 평가방법과 거래 규모를 발표하는 관행으로 보았을 때 EV 기준으로 추측합니다. MBK 파트너스가 7.2조 원에 홈플러스를 매입하자 한동안 과도하게 비싼 가격을 주고 매입했고 테스코는 국내 시장에서 먹튀했다는 여론이 있었습니다. 인수 후에 MBK 파트너스는 점포 일부를 판매 후 리스(sales and lease back)하는 형식으로 자산유동화를 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p.87~88

1930년부터 1933년이라는 기간 동안 우리가 투자회사의 가치평가 담당자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접근해 봅시다.

 

지금이 1930년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의 경제 불황이 일시적인 원인으로 야기된 것인지, 구조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문제인지 판단을 해야 합니다. 일시적인 것은 어떤 것들을 일시적이라고 할 수 있고 구조적인 것은 어떤 것들을 구조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일시적인 것은 문제의 원인이 단편적이고 개별적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서로 엮여 있지 않은 것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구조적인 것은 여러 가지 원인들이 서로 복잡하게 엮여 있어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배럴당 유가가 $50에서 $70으로 급등했다고 가정합시다. 그 원인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시추 시설에 화재가 발생해서 유가생산이 중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시추시설을 수리하고 생산을 재개한다면 다시 유가는 배럴당 $50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다만, 시추시설을 수리하고 생산을 정상화하는 데에는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동일하게 유가가 $50에서 $70으로 급등했는데, 그 원인이 중동의 정치불안과 OPEC의 감산 결정, 세계적인 경제 호황으로 석유의 수요가 증가하는 데 있다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유가가 $70 수준에서 오랫동안 유지되거나, 그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도 높을 것입니다. 이렇듯이 1930년의 시점에서 현재의 심각한 경제 불황이 구조적인 원인으로 인한 불황인지 일시적인 원인으로 인한 불황인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일시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했다면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는 훼손되지 않았을 것이고 따라서 당시의 기업의 가격이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구조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했다면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가 악화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으므로 기업의 가치는 하락했고 이에 따라 기업의 가격도 같이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따라 기업의 가치는 변하므로 경제분석은 기업의 가치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p.100

실업률의 절대수치에 의미를 두지 말고 과거 평균 실업률이나, 실업률과 GDP 성장률의 관계를 봐야 합니다.

 

p.101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보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3~4%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실업률과 GDP 성장률의 상관관계도 0.45로 양의 관계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설명했듯이 실업률은 GDP 성장률, 즉 경제상황과 반대의 관계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실업률 지표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실업률 지표를 보조지표 삼아 경제상황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p.118

 

p.128-129

 

2011년 2015년부터 업종별 구분 없이 전체 산업의 평균적인 영업이익률은 약 4~5% 수준이었으며 ROE는 2011년 7%에서 2013년 4.5%까지 하락한 후 다시 상승하여 2015년에는 6.4%를 기록했습니다. 부채비율은 약 120%에서 100%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산업은 2011년 758개의 기업체에서 2015년 1,042개 업체로 증가했으며 2015년 기업 개수 기준으로는 전체 기업의 약 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2011년 영업이익률은 4.6%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하여 2013년에는 영업이익률이 9.1%까지 상승하고 그 이후로 점차 하락하여 2015년에는 7.5%를 거두었습니다. ROE는 약 6%에서 10% 사이로 산업 전체보다 2~3% 높으며 부채비율 역시 70%에서 40%대로 산업 전체 수준보다 낮습니다. 이렇게 산업 전체와 반도체 산업의 재무 성과가 다른 원인은 반도체 산업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36-137

이러한 협상력의 차이로 인하여 자동차 산업에서는 부품 기업들이 CR(Cost Reduction)이라는 업계 관행에 적용을 받습니다. 자동차 신모델이 시장에 출시되면 동일한 모델로는 짧게는 1~2년 길게는 5년 이상 생산되고 판매됩니다. 이 과정에서 부품 기업들은 동일 부품들을 제조하면서 학습 효과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학습효과와 생산성 향상을 고려하여 완성차 기업들은 부품 업체에게 CR이라는 관행을 통해서 부품 납품단가를 매년 일정 수준 낮춰서 공급할 것을 요구합니다. CR이 비단 국내 자동차 산업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전세계 모든 자동차 산업에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입니다. 만약 A라는 부품 업체가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고 동일한 부품을 공급받는 공급자들의 수가 1~2개로 적은 수라면 상대적으로 다른 부품 기업들보다 낮은 CR을 적용받습니다. 반대로 범용의 제품이면서 기술적인 장벽이 낮은 부품을 생산하는 부품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CR을 적용받습니다. 이러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공급자의 파워를 결정하는 요인은 공급자와 고객의 상대적인 수, 공급자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기술, 공급자들이 다른 곳에 동일한 제품을 큰 거래비용 없이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low switch cost) 등입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완성차 기업의 가치가 자동차 부품 기업의 가치보다 높게 평가됩니다.

 

p.148

만약 금융위기 당시 시장의 흐름과 정부규제의 방향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진 투자자라면 절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투자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자산을 처분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은 태양열과 풍력발전의 효율과 정부의 보조금인데, 태양열과 풍력발전은 기술개발이 결정을 짓는 요소로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였고, 정부 보조금은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금융위기로 재정적자가 심해지고 있어서 보조금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p.164

 

p.184~185

자본비용은 가치평가에서는 할인율, 투자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투자수익률이라고도 합니다. 같은 개념이지만 사용하는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됩니다. 

 

p.186

타인자본 비용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자비용이며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이자수익입니다. 극히 일부의 기업을 제외하고 타인자본을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업의 가치 평가자는 타인자본 비용을 정확히 계산해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p.188

우리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 조달 금리는 1.77%로 매우 낮습니다. 이는 농심의 신용등급이 반영된 실제의 금리라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기간인 1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이 1.44%입니다. 농심이 아무리 신용도가 높아도 국가의 신용도보다 높을 수는 없습니다. 한국 내에서 영업을 하는 모든 한국 기업의 신용도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신용도보다 높을 수 없습니다. 농심의 모회사인 농심 홀딩스의 무보증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2016년에 AA(stable)입니다. 국채가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에 우리은행에서 장기차입금을 1.77%로 조달한 것을 보고 농심의 본원적인 조달비용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차입 관련하여 개별 건에 대한 담보 제공을 전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농심 재무제표 주석에는 외상매출금, 유형자산 등을 해당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담보능력 떄문에 실제 농심에서 조달할 수 있는 조달비용보다 낮게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타인자본 비용을 고려할 때는 실제로 기업에서 차입한 실제의 비용으로 계산해서는 안 되며 기업의 신용등급을 감안한 비용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재무 담당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면 재무 담당자가 조달금리를 낮게 하려는 그간의 노력이 별로 돋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 낮은 금리로 조달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회사의 본원적인 조달비용이 낮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치평가 목적상 자본공여자인 채권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채권자는 기업의 신용도와 기업에서 제공하는 담보 가치를 보고 위험을 낮게 평가한 것이지 기업 자체의 위험도만 보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준 것은 아닙니다.

 

p.190~191

신용등급이 BBB인 회사가 유휴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아서 신용등급 AA 수준으로 조달금리를 낮췄다 하더라도 여전히 신용등급 BBB인 회사에 대해서 채권자들이 생각하는 투자위험은 신용등급 BBB 수준입니다. 신용등급 AA는 무보증, 다시 말하면 담보나 제3자의 보증 없이 순전히 그 기업 자체의 신용도만으로 AA라는 등급으로 자본 조달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제 조달된 금리는 타인자본의 조달 비용이라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타인자본은 가상의 조달금리입니다. 이러한 가상의 조달금리를 평가하고 계산하기 위해서는 평가하려는 기업의 신용등급을 알아야 합니다. 만약 신용등급이 없다면 신용등급이 있는 유사한 기업의 신용등급을 대용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마저도 없다면 가치평가 담당자가 평가하려는 기업의 신용등급을 추정해서 타인자본 비용을 추정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신용등급의 구성과 각 신용등급이 가진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p.205~206

현실세계에 위험이 없는 자산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채 역시 위험이 0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 단기국채인 만기 90일짜리 T-bill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위험이라는 자산은 이론에만 존재하는 자산이며 현실에서 존재하는 자산은 아닙니다. CAPM 공식을 현실세계에 적용하기 위하여 무위험자산의 대용치를 찾아야 합니다. 국내 주식을 평가한다면 국내에 있는 자산 중에 가장 위험이 낮은 자산의 수익률을 말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위험이 낮은 자산은 대한민국 정부의 국채입니다. 그러므로 R_f는 대한민국 정부 국채를 대용치로 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타인자본 비용에서 배웠듯이 국채에는 만기에 따라 여러 종류의 국채가 있습니다. 1년 만기부터 30년 만기까지 존재합니다. 이중에 어떤 만기의 국채를 사용해야 할까요? 가치평가의 전반적인 일관성을 유지하는 국채를 사용하면 됩니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가치평가는 본질가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미래에 발생할 모든 현금흐름을 현재의 가치로 계산합니다. 그러므로 단기국채의 이자율보다는 장기국채의 이자율이 가치평가 기간과 일관성을 갖습니다. 그러나 30년 만기 국채는 거래량이 적을 수 있어서 실제의 이자율이 반영되었다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통 5년 만기 혹은 10년 만기 국채를 무위험이자율의 대용치로 사용합니다. 현금흐름 기간을 5년 추정한다면 5년 만기 국채를 사용하면 되고 10년의 현금흐름을 추정한다면 10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을 사용하면 됩니다. 실무적으로 5년 만기 국채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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