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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배우 수업

by Diligejy 2023. 9. 13.

p.14

창조의 욕구란 불러일으키기는 어렵지만, 뭉개버리기는 아주 쉬운 일이다. 혼자 하는 작업이면, 늦든 말든, 상관할 바가 아니지만 집단 작업을 자네는 무슨 권리로 발목을 잡는가? 무릇 배우란 군인 못지 않게 철저히 규율을 지켜야 한다.

 

p.26

"배우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직관이라면 아주 좋은 것이지만, 실수를 저지르는 직관이라면 아주 나쁘다."

 

p.26~27

가장 바람직한 현상은 배우가 연극 속으로 완전히 빨려들어가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배우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완전히 배역을 생활한다. 그리하여,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지도 못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도 나지 않으며, 모든 것이 저절로, 무의식적이며 직관적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살비니는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배우는 감정이 풍부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바를 느껴야 한다. 위대한 배우는 자기 배역을 연구하면서, 어떤 정서를 한두 번은 느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매번 연기를 할 때마다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첫 번째 공연이든 아니면 1,000번째 공연이든 마찬가지이다.' 불행히도 이것이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잠재의식은 의식의 접근을 거부하기 때문에 우리는 잠재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만약 우리가 어떤 이유로 그 속으로 파고드는 순간, 잠재의식은 의식이 되어 사라져버린다.

 

이래서 난감한 결과가 빚어진다. 배우는 영감을 받아 창조를 한다고 하는데, 그 영감은 잠재의식에서만 얻을 수 있다. 이 잠재의식을 활용하자면 우리는 그것을 말살하는 의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출구가 하나 있다. 그 해답은 직접적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인간의 영혼 속에는 의식과 의지로 제어할 수 있는 어떤 요소들이 있고 그 반대로, 이렇게 접근하기 쉬운 요소들은 인간의 비자발적인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창조 작업이 필요하고 배우의 창조 작업은 어느 정도는 의식의 통제를 받아 이루어지지만, 훨씬 더 의미있는 대부분의 작업은 잠재의식적이고 비자발적인 것이다. 

 

잠재의식을 창조 작업으로 일깨우려면, 배우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배우는 완벽한 의미의 잠재의식적 요소는 모두 본능에 맡기고, 다룰 수 있는 잠재의식적 요소만 손을 대야 하는데 잠재의식적인 것, 직관적인 것이 배우의 직업 안으로 들어오면, 배우는 이들을 쫓아버리지 않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나 잠재의식적으로, 영감에 의해서 창조작업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천재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의식적이고 올바른 창조부터 하라고 우리 예술은 가르친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영감이라는 잠재의식이 꽃피어날 수 있는 최상의 길이기 때문이다. 역할을 하면서 의식적 창조의 순간이 많을수록, 여러분의 영감이 흘러 넘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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