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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치 -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얼마나 거만한 소리인가

by Diligejy 2018. 10. 14.

나는 너를 알아, 너도 나를 알지? 
우리는 혈연관계잖아. 피를 나눈 사이니까 나는 너를 알거야.
저렇게 성심성의껏 감성으로 대해주는 분인데, 믿을 만한 분일거야.

영화는 이런 인간의 거만함을 가차없이 걷어차고 비웃는다.

딸을 이해하지 못했고, 동생을 이해하지 못했고, 형사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아내도 이해하지 못했을 거다.

그래서 어떻게 살라는 소리인가? 
영화는 잔인하게도 어떻게 살라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얄미운 태도로 내가 왜 해결책을 줘야 하냐고 묻는다.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면서 신뢰와 배신이라는 것, 가식과 거짓말이라는 것에 대해,
인간을 어디까지 믿고, 어떻게 믿어야하고, 왜 믿어야하고, 어떻게 관계를 이어가야하는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잘 모르겠다. 

실종된 여자애와 친구가 아니며 전혀 친하지 않다고 했다가 자신의 명예욕때문에, 정치적 욕망때문에 절친했고, 보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아들얘기까지 꺼내며 최선을 다해 찾고 있다고 말하는 가식과 거짓말들 속에서,
사회적 이슈화가 되니까 어차피 죽었을 건데 세금낭비라고, 딸을 잃은 아버지가 범인일 거라고, 그 여자애와 성적인 관계를 가졌다고, 이런 말도안되는 잔인함들 속에서,

이런 가식과 거짓말과 잔인함이 너무나도 많이 존재하는 세상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딱 한 가지는 알거 같다. 
상처입은 인간이 심리적, 정치적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보호해줘야한다는 점.

저열한 행동을 하는 인간들이 희생양으로 가지고 놀지 못하도록, 아니 갖고 놀더라도 당신의 편이 있다고 손을 잡아주는 것.

그 점이 중요할 거 같다.

그런 보호막이 없다면, 인간세계는 사람들이 사는 세계가 아니라 동물들이 사는 야생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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