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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불편한 미술관

by Diligejy 2018. 12. 17.

p.16~17

보통 중세와 르네상스 미술에서 털옷 입은 남자는 세례 요한, 자기 머리카락을 털옷처럼 두른 여자는 막달라 마리아, 알아두면 미술관가서 편하다.


p.21

서양미술에서 벌거벗은 채 거울을 보는 여성 인물이 나오면, 사랑의 여신 베누스일 확률이 높다.


p.23

영어로 성병은 '버니리얼 디지즈' venereal disease. 철자를 잘 보자. '버니리얼'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베누스. 베누스는 거룩한 여신인 동시에 음란한 존재.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렇다. 전형적인 남성 판타지다.


p.24

고갱의 작품을 보통 후기인상주의라고 부른다. 이름 때문에 헛갈리기 쉬운데, 인상주의와는 다른 사조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인상주의가 과학적인 그림을 추구한 반면 후기인상주의는 과학적인 합리성에 반대하고, 이성의 언어로 풀어낼 수 없는 신비한 것을 표현하려 했다.


p.26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아저씨 화가가 식민지 조선의 시골을 찾아가 벌거벗고 웅크린 조선 소녀를 그려놓고 '원시적 신비'라고 주장한다면 우리 기분이 어떨까. 그 그림을 보면서 마음이 편할까? 타자화할 대상을 찾아 여기까지 찾아왔느냐고 화가 날 것 같다.


고갱의 시선은 여러가지로 불편하다. 심지어 같은 시대에 활동한 프랑스 남성 화가도 불편해했다. "고갱이 타히티 사람들을 데리고 무슨 짓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고갱의 친구 피사로가 이렇게 투덜댔다나. 고갱은 위대한 예술가지만, 여성, 특히 식민지 여성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그의 시선은 두고두고 욕을 먹는 중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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