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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방구석 미술관

by Diligejy 2023. 8. 23.

 

 

p.13

평생 죽음을 의식했던 뭉크는 예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은 예술은 믿지 않는다. 모든 미술과 문학, 음악은 심장의 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술은 한 인간의 심혈이다."

 

p.16~17

생에 대해 알기도 전에 죽음부터 먼저 알게 된 소년 뭉크. 당시 그의 심리 상태는 매우 불안정했을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는 기름을 끼얹습니다. 아내의 사망 이후 우울증을 보이기 시작한 아버지는 고립된 생활을 자처하며 가족들을 신경질적으로 대하기 시작합니다. 뭉크는 이 갈등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었죠. 어린 뭉크에게 운명은 가혹했습니다. 병마와 죽음, 정신적 불안정 등 이 모든 것들이 쓰나미가 되어 들이닥쳤고,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뭉크는 그것들을 버려야 할 쓰레기로 여기지 않습니다.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기로 합니다. 여느 거장들처럼 그 역시 이 죽음을 예술로 승화시킵니다.

 

뭉크식 죽음의 레퀴엠. 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바로 <병든 아이>입니다. 열다섯 나이에 폐결핵으로 죽어가던 창백한 누나에 대한 기억을 고통스럽게 더듬거리며 탄생시킨 첫 번째 작품이죠. 오래되었고, 또 상기하고 싶지도 않은 슬픈 기억이라 그런지 그림 역시 낡은 방 벽지처럼 축축하게 젖어 있습니다. 마치 눅눅한 곰팡이가 끼어 있는 것 같군요. 이 그림은 뭉크 예술 인생의 전환점이 됩니다.

 

"예술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과 그의 삶이며, 우리는 죽어버린 자연이 아니라 바로 그것을 보여줘야 한다."

 

자신만의 예술 주제를 찾던 젊은 뭉크는 자신과 자신의 삶에서 예술의 원천을 길어옵니다. 자신의 삶을 둘러싼 죽음, 가혹한 삶으로부터 느끼는 감정을 그림 위에 쏟아내기로 한 겁니다. 이것이 그가 감정을 표출하는 표현주의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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