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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3)

by Diligejy 2015. 11. 30.

p.97~98

"인간정신은 그가 적당한 개념을 설정할 수 없는 실체 앞에서는 망설여지는 법이다"라는 질송의 말처럼, 보이지 않고 사고할 수도 없으며 이름조차 부를 수 없는 대상 앞에서 우리의 이성은 절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알고 보면 바로 이것이 우리가 부단히 '존재'를 망각하고 '존재물'에 집착하게 되는 근본적 이유이며, '신'에게서 돌아서서 '세상'으로 향하게 되는 원초적 까닭인 것입니다. "내가 그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요한복음 20:25)라고 했던 '의심 많은 도마'의 애달픈 고백을 보세요. 여기서 우리는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존재보다는 볼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는 존재물을, 다시 말해 신보다는 세상을 더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 자신의 가련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요. 기독교에서는 이 같은 우리의 성향을 죄성(罪性)이라고 부르지만, 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또 얼마나 간절히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고 싶은가요! 당신은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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