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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by Diligejy 2023. 4. 29.

 

p.9

희망은 답이 아니다. 희망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상태가 답이다.

 

p.10-11

인간에게는 희망이 넘친다고, 자신의 선의는 확고하다고, 인생이 허무하지 않다고 해맑게 웃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인생은 허무하다. 허무는 인간 영혼의 피 냄새 같은 것이어서, 영혼이 있는 한 허무는 아무리 씻어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인간이 영혼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듯이, 인간은 인생의 허무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인간의 선의 없이도, 희망 없이도, 의미 없이도, 시간을 조용히 흘려보낼 수 있는 상태를 꿈꾼다.

 

p.19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데, 생이 이토록 빨리 지나가다니. 이럴 때 두려운 것은, 화산의 폭발이나 혜성의 충돌이나 뇌우의 기습이나 돌연한 정전이 아니다. 실로 두려운 것은, 그냥 하루가 가는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시간이 흐르고, 서슴없이 날이 밝고, 그냥 바람이 부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라고 김수영은 말한다. 예상치 못한 실연이나 죽음에 당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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