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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투자

메트릭 스튜디오

by Diligejy 2018. 1. 11.

p.30

변동성이 투자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직관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기하 평균'과 관련이 있는데, 그 의미를 모르면 투자를 하면서 자신의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장기 투자의 결과를 제대로 해석하고 예상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어떤 투자 집단은 지난 1년간의 월별 수익률을 모두 더한 다음 12로 나누어 월평균 수익률을 자랑하는데, 그 결과가 플러스라도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이 간단한 원리에 무심하다.


p.31

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 근거해서 써 놓은 투자 서적은 읽어 봐야 하겠지만 잘 판단해 가면서 받아들여야 한다. 시장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앞에서 한국 증시의 평균 상승 확률은 어떤 기간이든지 50%를 상당히 밑돌았다. 그림 2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같은 기간 미국 증시의 3주일 이상을 보면 상승 확률이 모두 50%를 웃돈다. 한국에서 6개월 후의 상승 확률이 약 45%였던 반면 미국에서는 54%였다. 외국 서적의 내용을 참조해서 투자를 할 때는 한국과 시장의 특성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p.32~33

아래는 지난 12년간의 한국 증시의 모든 상장 종목을 대상으로 내본 통계다.


임의의 주식을 사면 열 번 중 여섯 번(62%)는 1년 이내에 30% 이상 상승을 경험한다. PBR이 1 이상인 인기주를 사면 이 확률이 56%로 떨어지고, PBR 1 미만인 비인기주를 사면 이 확률은 68%로 올라간다. 주가가 20일 이동 평균선(이하 이평선)을 뚫고 올라가면 1주일 후 상승해 있을 확률은 42%, 3주일 후 상승해 있을 확률은 43%다. 상승 신호라고들 알고 있지만 시장 평균보다 오히려 못해 시중에서 하는 말은 맞지 않다. 주가가 저점에 비해 50% 이하로 상승한 상태에서 맞은 52주 신고가는 3개월 후 수익을 낼 확률이 손실을 볼 확률보다 21% 포인트나 높다. 반면, 저점에 비해 3배 이상 상승한 상태에서 맞은 신고가라면 3개월 후 손실을 볼 확률이 이익을 볼 확률보다 17% 포인트 더 높다. 52주 고점을 형성한 후 3개월 이상의 조정을 거쳐 다시 고점을 돌파하는 경우 상승폭의 평균 62%를 반납하는 지점까지 조정한 뒤 다시 상승한다. PBR이 가장 낮은 10%의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을 매년 4월 초에 했으면 연평균 28.2%의 복리 수익을 얻었다. 거래 대금이 과소해서 매매가 힘든 종목도 있으므로 현실적인 수익은 이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적당히 걸러내도 여전히 높다. PBR이 가장 높은 10%의 주식으로 같은 일을 하면 연평균 -20.0%로 손실을 본다. 시중에서 흔히 상승 패턴이라는 적삼병은 조사해 보면 예후가 형편없다. 반면 특수한 문맥에서 발생한 역망치형은 4일 후 상승해 있을 확률이 시장 평균보다 10% 포인트나 높다. 폭이 4% 미만인 20일 볼린저밴드에서 상단 돌파가 발생하면 3개월 후 상승 확률이 시장 평균보다 6% 포인트 높다.


포커 판이나 주식 투자에서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을 확률과 수치적 맥락에서 인지하고, 예후에 대한 확률적이고 계량적 판단을 하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천지 차이가 난다. 확률적 판단을 하는 투자 주체에게는 이익을 내거나 손실을 내거나 모두 확률적 전개의 일부다. "이거 왜 이러지?", "미치겠네!", "와, 대박이다!"와 같은 얼치기 감정은 없다. 이런 감정이 개입되는 크기와 장기적 승자가 될 확률은 반비례한다.


p.34~36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상한가와 하한가는 모두 15%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은 상하한가 제도가 없다. 상하한가 제도는 시장에 갑작스런 충격이 가는 것을 어느 정도 완화할 목적으로 두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의 등락폭에 한계를 둠으로써 정보가 편향된 상태에서 이상 주가가 형성되는 것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정보 공유의 효과도 생긴다. 그런데 우리 증시에서 상한가와 하한가의 수리적 무게는 동일하지가 않다.


상한가 15%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과 같은 크기의 하락은 13%여야 한다. 상식적으로 상한가와 하한가가 똑같은 횟수로 일어난다면 본전이 되어야 맞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한가와 하한가가 하루씩 일어나고 나면 2.25% 손실을 보게 되어 있다. 상하한가가 각각 5번씩 일어나면 (순서는 상관없다) 본전이 아니고 11% 손실을 보게 되어 있다. 다른 나라도 제한폭은 다르지만 상하한가의 퍼센티지는 같게 설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외국의 예로 우리나라 제도를 합리화할 수는 없다. 수리적으로 보면 모두 잘못된 것이다.


상하한가가 없다는 것은 무한대의 상승에 대응되는 손실을 -100%로 잡는다는 말이 된다. '로그 함수'관점에서 보면 매우 자연스럽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극단적인 예를 생각해보자. 상한가를 900%로 잡는다고 해서, 하한가를 -900%로 잡을 수는 없다. 기껏 잡을 수 있는 것이 -100%, 즉 전액 손실일 뿐이다. 어색하지 않은가? 결론적으로 말해서 상한가를 900%로 잡는다면, 하한가는 -90%로 잡는 것이 맞다. 이렇게 해야 상한가와 하한가가 한 번씩 발생한 후 본전이 된다. 만약, 상한가가 400%라면 하한가는 -80%가 되어야 하며, 상한가 10%라면 하한가는 -9%가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현재처럼 상한가가 15%라면, 하한가는 -13%가 되어야 한다.


2000년부터 12년간 상한가 쪽이 하한가보다 2.4배 더 자주 발생했다. 15% 상승한 빈도와 13% '이상' 하락한 빈도를 비교해 보면 상승 쪽이 5:3의 비율로 더 높다. 하한가를 13%로 해도 상한가가 1.7배 정도 더 자주 발생할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별 문제없이 굴러가고 있기는 하지만 상하한가와 관련된 현재의 수리적 비대칭성은 폭락의 충격을 필요 이상으로 크게 만든다. 현재의 제도는 하락 쪽에 더 우호적인 제도다. 이 수리적 비대칭성 때문에 이득을 보는 파생 상품 전략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앞으로 금융상품은 점점 더 복잡해질텐데 제도를 최대한 공평하게 해놓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한다. 


p.81~82

포커의 고수는 상대가 베팅하는 모양과 결과를 몇 판만 보면 당장 자신의 적수인지 봉인지를 안다. 버튼 맬키엘이 포커 판의 격언을 하나 소개했다. "포커 판에서 누가 봉인지 모르겠거든 당장 자리를 뜨도록 하라. 당신이 봉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종목 선정 방법과 투자 전략에 대해 15분간 대화를 나누어 보고 상대의 수준을 판단할 수 없으면 당장 시장을 떠나라. 당신이 주식시장의 봉이기 때문이다.


p.85

주식의 가격은 의미가 없고 시가 총액을 보아야 한다. 미래가 밝으면 시가 총액이 장부 가치에 비해 다소 높게 형성되는 것이 적당하고, 미래가 불안하면 다소 낮게 형성되는 것이 적당하다. 그런데도 많은 투자자들이 어떤 주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맨 먼저 묻는 질문이 "그게 지금 얼마인데?"이다. 정보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는 질문이다. 업황이 나쁘다고 해당 주식의 매력이 반드시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업황이 나빠도 어떤 주식은 매력적인 상태에 있을 수 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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