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쓰는 글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 - 매력적인 금태섭]

by Diligejy 2018. 4. 5.

최근에 안철수 전 대표(이하 존칭생략)가 서울시장에 출마선언을 했다. 출마선언영상이 있던데 아직 그 영상을 보진 못했다.

이유는 왜인지 잘 모르겠지만 예측해보고 싶었다.
(나는 원래 쓸데 없는 짓을 좋아한다. 하다가 재미없으면 맘대로 그만해도 되지 않은가.)
과연 안철수는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을까?
어차피 확률은 반반이었다. 당선된다고 찍거나 당선안된다고 찍으면 된다.

그리고 당선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선 여론조사의 추이를 확인해보는 것이 훨씬 지름길일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안철수라는 인물에 대해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력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다.

틀린 생각일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에 지금 현재 여론조사의 추이를 검토하는 것은 기술적 분석을 하는 느낌이었고, 안철수라는 인물과 세력 그리고 시스템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기본적 분석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글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럴 때 이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이 출시되고 온라인서점에서 광고할 때부터 이 책이 있다는 건 알고있었지만 언젠가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만했지 다른 책들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판매량과 평점을 봤는데 판매도 별로 되지 않았고 평점도 높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나는 이 책에 10점을 줘도 아깝지 않은 책이라고 확신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록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동어반복을 했다.
기록물인 책을 칭찬하며 그 이유로 기록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내 생각에 정말 정신없던 2012년 대선을 비롯한 새정치연합, 민주당 합당 등에 대해서 정리해놓은 책이 별로 없다.

특히나 이러한 과정 핵심부에서 활동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기록으로 정리한 건 더더욱 없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이 책은 유권자에게나 아니면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참고할 수 있는 교재가 되기 때문에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철수가 지향한 정당의 모습은 애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인사이드 애플을 보면 애플은 외부에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지만, 내부직원들에게도 일하는데 필요한 정보 이상은(일하는데 필요한 정보도 최소한만 제공)제공하지 않고, 이 비밀주의는 직급이 높던 낮던간에 가리지 않고 행해졌다는것을 알 수 있는데, 2012년 대선당시, 금태섭이 묘사한 진심캠프의 모습은 애플이었다. 구성원들에게 거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의사결정이 어디서 되는지도 몰랐으며, 직급에 관계없이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궁금했다. 여기서 금태섭은 2012년 대선의 패배원인을 여러가지로 분석하고 있긴 하지만, 가장 크게 비판하는 건 박경철을 위시한 비선세력의 공식세력 무력화였다.

그러면서 캠프 곳곳의 인물얘기를 하는데,
내가 기억하기로 2012년 대선 당시에 미국변호사이자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가 합류해서 열심히 도왔다고 했다.
(평판사회란 책에서 김윤재의 글을 읽었기 때문에 기억한다)

책 어디에서도 김윤재에 관한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내가 그동안 읽어온 자료에 의하면 안철수는 전문가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에게 많이 의지했을 것 같다는 추측을 했는데, 의외였다.

위에서 이 책이 과거의 일을 기록해놓았기 때문에 가치있다고 했는데 꼭 그것만 있는것은 아니다. 반성하는 인간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치있었다.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2012년 대선 당시, 그리고 새정치연합 창당 당시에 미숙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물론 신선함이라는 강점이 있기에 많은 지지층에선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뭔가 삐끄덕거린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그 점에 대해 금태섭은 처절히 반성한다.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은 이기고 싶다고 이기고 싶다고 투지를 보인다.
이 부분에서 나는 금태섭에게 매력을 느꼈다.

그저 무기력하게 반성하는 인간은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감흥이 나질 않는다. 그렇다고 반성없이 이기겠다며 이만 가는 사람은 독선적이라는 느낌만 받고 멀리하고 싶어진다.

금태섭은 반성과 동시에 투지를 불태우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금태섭이라는 정치인이 대선에 출마할만큼 거물 정치인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읽으며 이 정치인은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된다.

적다보니 잡소리가 길어졌다.
원래 내가 좀 푼수같아서 그렇다.

안철수 당선가능성은? 모르겠다.
처음엔 그거 예측하려고 했는데, 그것보단 책읽는게 더 재밌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