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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일본소설

은하영웅전설 4

by Diligejy 2022. 4. 9.

p.12

[역사의 변천과 승패의 추이는 모두 한 순간에 결정 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 과거로 사라진 그 한순간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현재가 그 한 순간임을 아는 자는 얼마 되지 않으며, 자기 손으로 그 한 순간을 미래에 정해놓을 수 있는 자는 더더욱 적다. 게다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더욱 악의를 품은 자가 더욱 강한 의지로 미래를 대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 ] (D. 싱클레어)

 

p.12

[미래를 예지하는 것, 현재를 직접 체험하는 것, 과거를 간접 체험하는 것, 이 세 가지는 모두 매우 큰 스릴을 수반한다. 기쁨에 가득 찬 스릴, 공포에 찬 스릴, 그리고 분노에 가득 찬 스릴. 가장 큰 것이 아마도 마지막 것이리라. 이를 '후회'라는 단어로 칭하는 자도 많은 듯하다......] (E.J 매킨지)

 

p.19~20

행동파 낭만주의자를 가장 고무할 수 있는 것은 역사에서도 잘 드러나듯, 강자에 대한 테러리즘입니다.

 

p.31

본디 인간이란 자기 의사만으로 역사와 세계를 움직이지는 못하는 법이다. 꽃가루를 날라 황무지에 새로운 꽃을 피우는 바람에 의지는 없으나, 이는 분명 바람의 공적인 것이다.

 

p.36

무인에게는 무인답게, 상인에게는 상인답게, 악당에게는 악당답게 대해야 하는 법이다. 페잔인들의 교활함에는 이를 웃도는 교활함이, 혹은 이를 정면으로 분쇄할 만한 힘의 공포가 필요한 것이다.

 

p.67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모든 영웅은 적만이 아니라 수많은 아군의 시체 위에 옥좌를 세웠습니다. 깨끗한 손을 가진 패왕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부하 된 자들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죽음을 주는 것이 충성에 보답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것을 염두에서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p.167

동기만 주관적으로 옳으면 결과는 묻지 않는다는 사상이 제대로 된 결과를 낳은 사례가 과연 있었던가.

 

인간은 자신이 악이라는 인식을 견뎌낼 만큼 강하지 못하다. 인간이 가장 강하게, 가장 잔혹하게, 가장 무자비하게 변모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옳다고 확신했을 때다. 루돌프 대제는 자신의 정의를 믿었기 때문에 그만한 유혈을 일으켰으며, 치세를 검붉게 물들여도 태연할 수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가장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화강암 거탑과도 같은 육체를 에워싼 자기정당화의 갑옷에 금이 간다면 그 거인은 무엇으로 자아를 보호할까?

 

"율리안, 노아의 홍수 전설이란 걸 알지? 그때 노아 일족 외의 인류를 말살한 건 악마가 아니라 신이었어. 이뿐만이 아니라 유일신교의 신화와 전설은 악마가 아니라 신이 공포와 폭력으로 인류를 지배하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란다."

 

자신의 비유가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매사에 대한 가치관과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은 사실 상대적이게 마련이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으리라. 결국 인간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란, 시야에 비치는 수많은 대상을 비교대조하여 '보다 낫다'고 생각한 쪽에 몸을 담는 것일 뿐이다.

 

p.174

군사력이 정치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는 없다. 그것은 역사를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정치수준이 열악한 국가가 마지막에 군사적으로 성공을 거둔 예는 없다. 강대한 정복자는 그 전에 반드시 유능한 정치가였다. 정치는 군사상의 실패를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는 참일 수 없다. 군사란 정치의 일부분이며, 그것도 가장 과격하고 가장 비문명적이며 가장 졸렬한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군사력을 만능 묘약처럼 생각하는 것은 무능한 정치가와 거만한 군인들, 그리고 그들의 정치적 노예가 된 사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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