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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다시, 책은 도끼다(3)

by Diligejy 2016. 7. 30.

p.224

서사시의 영웅들은 승리한 순간이나, 혹은 패배했다 해도 죽는 마지막순간까지 그 위대함을 잃지 않는다. 돈키호테는 패배했다. 그리고 그 어떤 위대함도 없었다.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의 인간 삶이 패배라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이다. 삶이라고 부르는 이 피할 수 없는 패배에 직면한 우리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것은 그 패배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소설 기술의 존재 이유가 있다.


밀란 쿤데라 <커튼> 中 재인용


p.254

사회 현상의 실존적 영향력은 그것이 팽창할 때가 아니라 더할 나위 없이 미약한 상태인 초창기에 가장 날카롭게 인지될 수 있다.


밀란 쿤데라 <커튼> 中 재인용


p.254

어떤 현실이 전혀 부끄러움 없이 되풀이된다면, 그 반복되는 현실에 직면한 사상은 결국 언제나 입을 다물게 되는 법이다.


밀란 쿤데라 <커튼> 中 재인용


p.259

어른이 되어서 거리를 두고 볼 때에야 방황이 방황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렇게 거리를 둘 때에만 방황의 개념 자체를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미래의 어느 날 지나간 젊음을 향해 어떤 시선을 던지게 될지 현재로서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의 확신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를 이미 경험한 어른들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옹호한다.


밀란 쿤데라 <커튼> 中 재인용


p.259


출생에서 죽음 사이를 잇는 선 위에 관측소를 세운다면 각각의 관측소에서 세상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 <커튼> 中 재인용


p.265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재인용


p.274

그는 감옥에 갇힌 사람처럼 매일 벽에 작대기를 그으며 망각의 계산을 할 필요가 없었다. 단 하루도 그녀를 기억나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지나가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中 재인용


p.285

공적인 생활의 과제는 두려움을 지배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부부 생활의 과제는 지겨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中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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