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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하버드학생들은 더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by Diligejy 2016. 11. 1.

p.17~19

하버드의 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Claudia Goldin과 로런스 카츠Lawrence Katz가 교육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영국과 프랑스와 독일은 아이들을 어린 나이에 검사해서 소수만을 선택하여 해당 직업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일련의 기능을 습득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전문 프로그램으로 교육시켰다. 반면에 "미국의 교육 시스템은 개방적이고 관대해서 보편적인 기준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커리큘럼이 학리적이지만 실용적인 것도 미국 교육 시스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새로운 도시와 지역으로 이주했기 때문에 미국은 특정한 직업 훈련과 도제교육이란 유럽식 모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지역별로 오랜 시간을 두고 확립된 길드와 조합이 지역민들에게 유일하게 장래의 진로까지 제공했지만 미국에는 그런 지역이 없었다. 또한 미국인들은 새롭게 형성되고 활성화되던 경제의 일원이기도 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노동의 성격이 끊임없이 변했고, 그에 따라 직업에 필요한 조건이 달라졌다. 게다가 하나의 산업에 평생 틀어박혀 종사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골딘과 카츠의 분석에 따르면, 일반 교육general education이 특수 교육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지만 학생이나 그들의 부모가 그 비용을 부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은 대중을 위한 일반 교육을 점진적으로 중등학교 수준과 대학교에서 공적으로 지원한 최초의 국가였다. 지금도 다른 국가에 비하면 미국의 고등교육은 훨씬 폭넓고 다채롭게 운영된다. 따라서 오늘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전통적인 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1,400개 교육기관이나, 상대적으로 제한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1,500개 교육기관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진학할 수 있다. 골딘과 카츠의 계산에 따르면, 일인당 대학교육기관 수를 비교할 때 영국은 미국의 절반, 독일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의 고등교육을 한층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방향으로 재조정하려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사실은, 이런 방향 전환이 역사적으로 차별성을 띠었고 유일무이하기도 했던 미국의 고등교육 접근법을 포기하는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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