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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파생금융 사용설명서

by Diligejy 2016. 10. 15.

p.8

금융, 특히 파생금융은 실무가 이론을 이끌어 나가는 분야다. 파생금융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같은 금융 회사와 그 직원들이다. 이들은 배경과 전공, 능력이 다양하며, 그러한 다양성이 이들 회사의 진정한 역량이다.


p.21

소유된 물건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은 기본적으로 물건의 소유권자에게 귀속된다.


p.21

여기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불리한 면이 따라온다. 소유한 물건에서 발생하는 손실 또한 소유권자의 몫이라는 점이다.


p.21

소유권에는 이보다 더 심한 폐해가 생길 수도 있다. 그 소유물의 완전한 손실로 그치지 않고, 그 소유물로 인해 발생한 다른 사람의 손실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다.


p.26~27

고정된 이자를 받으며 돈을 빌려주는 행위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 볼 수도 있다. 빌려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어려운 처지를 해결해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그렇게 빌린 돈이 꼭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교육이나 기술, 설비 등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을 빌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경제 주체의 생산성과 근원 가치를 올리는 일이므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차입 자금이 금융 자산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시장으로 흘러드는 경우는 자산 시장의 버블만 야기할 뿐 실제적으로 아무 혜택을 주지 못하고 폐해만 낳는다. 문제는 이를 현실적으로 구별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p.36

우리은행은 2004~2007년에 총 15억 8천만 달러의 액면 금액을 갖는 CDO를 거래해 국내 전체 거래의 47퍼센트를 수행했는데, 그 액면 금액 대비 90퍼센트가 넘는 1조 6천억 원 이상을 손실로 처리했다. 그다음으로 거래 규모가 컸던 농협은 72퍼센트에 달하는 손실을, 나머지 은행은 평균 21퍼센트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p.38

금융 시장에 이와 같은 위기가 발생하면 약간의 손실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는 사람이나 회사가 꼭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손실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

 

p.38

보통 사람의 기준으로 이해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손실을 입는 경우들을 보면 거의 예외 없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시장의 과거 동향을 약간만 관찰한 후 (물론 당사자들은 충분히 관찰했다고 여긴다) 시장 가격이 그 상태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거래하다 그런 손실을 입는다는 점이다.

 

p.42

파생금융 자체의 문제이기보다는 파생금융을 어떠한 목적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는가가 성패를 가른 것을 보게 된다.

 

p.43

이러한 인간의 취약함을 다스리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제도나 규칙만으로 향후에 또 다른 형태로 발생할 파생금융의 오용 및 실패 사례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p.45

선도는 그 쌍방이 동시에 지는 의무로 인해 2건의 대출 혹은 미래에 대한 2건의 약속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이행을 약속한 모든 계약은 선도로 간주될 여지가 있다.

 

p.50

브레턴우즈 체제가 몰락하면서 파생금융 분야는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환율과 이자율이 자유화되면서 이로 인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거래소들의 로비와 이들의 경제적 지원을 받은 학계의 주장에 조금씩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p.53

미국 내에서 선물의 기초 자산이 기존의 원자재에서 환율, 금리, 주식 등으로 확장되고 또 장내 옵션이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감독 기구 간의 알력이 노골적으로 표면화하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어느 것을 누가 감독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주식은 뉴욕주식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 NYSE)를 감독하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가 규제해 왔고, 선물은 농산물 선물을 다루는 시카고상품거래소와 시카고상업거래소를 감독하는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가 규제해 왔다. 그런데 원자재 외에 기초 자산에 대한 선물과 옵션이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또 주식과 주가 지수가 기초 자산으로 사용되는 일도 생기자 이 경계가 모호해진 것이다. 가장 큰 쟁점은 주식과 주가 지수에 대한 선물과 옵션을 누가 감독할 것인가였다. 양 기구 사이의 치열한 다툼 끝에 일단 정리되기를,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는 기존 원자재 선물에 더해, 외환 선물, 금리 선물, 무엇보다도 주가 지수 선물 등을 추가했고, 마찬가지로 원자재, 외환, 금리에 대한 장내 옵션의 규제도 맡았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좁게 정의된 주가 지수에 대한 선물과 개별 주식에 대한 선물에 더해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와 공동으로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고, 시카고옵션거래소를 단독으로 감독하는 권한을 갖게됨에 따라 주식과 주가 지수에 대한 장내 옵션의 규제 권한도 확보했다.

 

p.68

고정된 가격의 장기 계약을 선물로 헤지하는 방법은 크게 스트립 헤지(strip hedging)와 스택 헤지(stack hedging)의 2가지다. 스트립 헤지는 장기간에 걸쳐 있는 여러 만기 계약에 일일이 그 만기와 물량을 맞춘 파생 거래로 헤지하는 방식이다. 스택 헤지는 그 여러 만기 물량을 하나로 합쳐, 그 합친 물량에 해당하는 짧은 만기의 파생 거래를 하고, 만기가 도래하면 만료된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또 다른 짧은 만기의 파생 거래로 연장하는 식으로 헤지한다.

 

p.69

선도는 만기 전까지는 평가상의 손익만 발생할 뿐 현금상의 유출입은 없다. 반면, 선물은 그 손익을 매일 현금으로 정산하도록 되어 있다.

 

p.70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는 선물가격이 높으면 콘탱고(contango), 선물 가격이 낮으면 정상 백워데이션(normal backwardation)이라고 부른다.

 

p.70~71

긴 만기의 거래를 짧은 만기의 거래로 연장해 가는 방식으로 헤지하는 것은 매우 불완전한 방식으로,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74

환매 조건부 채권 매매는 간단히 말하면 채권을 담보로 맡겨 자금ㅇ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대개 담보로 제공하는 채권이 신용도가 매우 우수한 국채 등이기 때문에 빌리는 자금의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특징이다.

 

p.74~75

이자율의 기간 구조란 만기별로 이자율이 달라지는 것을 2차원 그래프를 통해 나타내는 것인데, 대개의 경우 만기가 길어질수록 그에 해당하는 이자율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p.75

장 단기 금리 차이를 이용해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은 비단 당시의 시트런뿐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사의 채권 운용 부서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도 90퍼센트 이상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린다면 이들은 그 즉시 손실을 보게 된다.

 

p.81

델타원(Delta-One)파생 거래는 모든 형태의 파생금융 중에 가장 기본이다. 역사적으로도 가장 먼저 개발되어 사용됐다. 여기에 속하는 파생금융으로는 선도, 선물, 스와프 등이 있다.

 

델타원이라는 이름은 이 형태의 파생금융이 가진 특성에서 비롯되었다. 파생금융의 기초 자산 가격이 변함에 따라 파생금융 거래의 가격 또한 선형적(linear)으로 변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델타'라는 말은 파생금융 거래 가격의 기초 자산 가격에 대한 민감도를 구한 값이다.

 

p.82

선도는 이렇게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것과 똑같은데 단 한 가지가 다르다. 바로 그 교환 시점이 지금 즉시가 아니라 '미래의 확정된 시점'이라는 것이다.

 

p.83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매매하고자 하는 대상의 반대급부로서 반드시 돈을 지급하거나 지급받을 필요는 없으며 다른 기초 자산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p.83

선도는 현물 거래와 마찬가지로 두 거래 상대 사이의 약속, 즉 계약이기 때문에 서로의 편의에 맞춰 약정하기만 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p.83

거래되는 기초 자산의 종류에 따라, 현물, 즉 spot의 의미가 그 즉시가 아니고 약간의 시간이 경과된 후를 나타내는 시장 관습이 있는 경우도 있다. 가령, 외환 현물 시장의 경우, 현물 거래의 의미는 2영업일 이후에 통화를 서로 교환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p.85

기초 자산의 가격 영역과 무관하게 파생금융 가격의 기초 자산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동일해야 델타원 파생금융 조건을 만족한다고 할 수 있다.

 

p.86

선도는 기초 자산의 가격이 너무 많이 변하면 거래 상대방이 의무를 저버릴 수 있는 리스크가 생긴다. 이를 거래 상대방의 '의무 불이행 리스크'라고 부르며, 선도 거래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곤 한다. 물론 상대방이 선도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그 잘못을 물어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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