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

손자병법, 동양의 첫 번째 철학(5)

by Diligejy 2016. 11. 28.

p.307~308

장수는 적군에게 드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군에게도 드러나지 않을수록 좋습니다.


장군의 일은 함부로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묵묵함으로써 그윽하게 하여 그 의도하는 바를 들여다볼 수 없게 하고, 병사를 다루는 데는 공정하고 엄정함으로써 다스린다. 능히 병사의 눈과 귀를 멀게 하여 장군의 의도를 알지 못하게 한다. 수시로 계획을 바꾸고 게책을 바꾸어 적이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고, 머무르는 곳을 바꾸고 우회로를 택하여 적으로 하여금 아군의 의도와 생각을 모르게 한다.


장수는 병사들에게도 무해야 하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게 해야 합니다. 은밀히 상황을 만들어 자신이 드러나지 않아도 아군이 이길 수 있게 항상 암중모색해야 하죠.


p.315

손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적이 나를 이길 수 없게 하는 것은 나에게 달렸지만, 

내가 적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적에게 달렸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게 할 수 있지만,

아군이 적을 반드시 이기게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적을 이길 수 있느냐, 즉 승리의 여부는 적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찌만,

최소한 지지 않게 하는 건 바로 나에게 달렸다는 것입니다.

즉 사전에 준비를 잘해서, 내가 갖춘 힘으로 지지 않게까지는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불가승재기不可勝在己 가승재적可勝在敵!' 최종적인 승부 여부는 적에게 달렸지만

대등하게 힘을 겨루는 것, 최소한 지지 않는 것은 나에게 달린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옛날에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먼저 자기 자신을 적이 이기지 못하게

만들어놓고 적을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훈련을 충분히 하고 힘도 축적해놓고 

진형을 제대로 짜고, 이런 준비에 따라 지지 않는 나를 얼마든지 만들놓을 수 있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명장은 형形을 우선 잘 만들어놓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형만 잘 만들어놓으면 지지 않는 자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p.332

내가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대일로 바로 붙기보다는 상대를 도와주는 사람부터 제거하고 또 상대의 적이 없나 살펴야겠죠. 그 사람과 연합해서 내가 꺾어야 할 상대와 싸워야 할 것입니다. 

바로 힘을 겨루는 게 아니라 사전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한 후, 즉 세를 만든 후 싸워야죠. 동양의 싸움은 맞대결, 맞짱을 모릅니다.

유방만 해도 그렇습니다. 유방도 항우와 일대일 승부 끝에 꺾은 것이 아니라 다른 제후, 군웅과 연합해 항우를 압박해서 이긴 겁니다. 특히 영포가 항우의 후방을 괴롭히고 보급을 방해해서 유방과의 승부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게 했는데요. 이처럼 숙적이 있다면 일단 일대일로 싸울 생각을 접어두고 내 편을 많이 만든 후에 싸우는 게 좋을 것입니다.

내 편이 많다는 게 뭡니까? 내 세력이 많은 것이죠. 득세한 것입니다. 득세한 이후 승부를 벌여야 합니다.


p.339

손자가 말하는 세에는 주도권이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주도권이 있으면 좋은 게 뭐겠습니까? 적을 끌고 다닐 수 있다는 겁니다. 끌려다니지 않고요, 그럼 유리한 조건을 더욱 크게 확대해 나갈 수 있겠죠. 손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개 먼저 전쟁터에 나가서 적을 기다리는 쪽은 여유롭고, 

나중에 전쟁터에 나가는 쪽은 피곤하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부르지(致人), 

자기가 적에게 불려나가지(致于人) 않는다.

'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은 신을 찾아서  (0) 2017.11.29
추측과 논박  (0) 2017.09.18
손자병법, 동양의 첫 번째 철학(4)  (0) 2016.11.28
중용 인간의 맛  (0) 2016.11.13
손자병법, 동양의 첫 번째 철학(3)  (0) 2016.11.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