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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투자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1

by Diligejy 2017. 3. 20.

p.32

중국과 동이사아의 신흥시장들이 성장을 거듭한다고 해서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의 3배, 우리나라의 2배나 된다고 해서 그 나라의 증시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은 통찰이 아니라 망상이다. 한 나라의 경제성장률과 증시의 성장은 장기적으로는 괴리가 좁혀지겠지만 동행하지는 않는다. 경제성장률과 주가상승률은 내재가치와 시장가격이 따로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다. 때로는 성장률을 상회하는 주가 상승이 일어나다가, 때로는 성장률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으로 상승하거나 혹은 급락을 맞는 것이 시장이다. 중국, 베트남 그리고 인도가 그 대표적 사례다.


p.35

인간이 이성을 잃는 것은 너무도 단순한 과정을 거친다. 뭉치면 그것으로 끝이다. 나와 다른 세상과 교류하지 않고, 나와 같은 세상의 이야기만 주고받으면서 이성은 점점 마비되고 감정만 증폭된다. 그러면서 초심자는 하나둘 용어를 배우고, 언어를 이해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던 거래용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만의 판단이 생긴다. 하지만 정작 초심자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것은 바로 이때다. 그 과정에서 그가 가장 먼저 배우는 이론들은 시장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회의가 아니라 시장에서 가장 성공했따는 허황된 성공담이다. 이때부터 그는 진정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p.111

언론은 비합리적이다. 사회면의 사건과 사고는 일과성을 갖는다. 집단 살해범이 잡혔다고 해서, 모두가 길거리에 나서기를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치 경제적 요소는 단속적이 아니라 연속적이다. 충격은 충격을 낳고 대중은 더 강한 공포를 요구한다. 대중은 마조히스트이며 언론은 사디스트다.


p.138~139

주식시장에서 파동, 각도, 추세 등 거창한 이론으로 현재 지점을 예측하려 드는 어마어마한 고등 사기를 치지 말고, 항상 현재 자리의 주가가 현재 시장의 수급이 말해주는 자리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p.140

제일 먼저 투자자가 알아야 할 근본은 나를 비롯한 타인의 이야기에 절대로 귀를 기울이거나 속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믿고 흔들리지 않는 무심, 무명, 무념의 상태에서 가야 할 길을 냉정하게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길이라고 알려준 것은 전부 길이 아니다. 내가 찾아야 할 길이 있으며, 그 길은 보이는 길이 아니라 동물적 감각으로 스스로 찾아나가야만 하는 길, 대응해나가야만 하는 길, 내가 부딪히면서 느껴야만 하는 길이다.


p.178~179

"주가가 수주 동안 5%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한다면 그것은 누군가가 청산을 위해 매물을 쏟아내고 있거나, 혹은 누군가가 매집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우리는 그것이 청산을 의미하는지 매집을 의미하는지를 알 수 없을 뿐이다. 일부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것을 알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박스권에서 주가가 위로 벗어날지 아래로 이탈할지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포지션을 취한다. 하지만 그것ㄷ은 눈앞의 럭비공이 어디로 튈지를 예측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


p.324~326

석유 가격은 옥수수값을 올리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옥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소요되는 석유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동식물을 자연계에서 질소를 흡수해야 생존한다. 식물이 자연에서 섭취할 수 있는 질소는 식물의 뿌리에 사는 박테리아나 천둥 번개를 치며 쏟아지는 빗속의 질소가 고작이다. 즉, 질소는 대기중에 무한하게 존재하지만 식물이 그것을 섭취하는 방법은 제한돼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온의 열을 이용해 공기중의 질소를 동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질소로 고정하는 공정의 개발은 작물을 재배하는 데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흔히 말하는 요소비료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요소비료를 얻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농장에서 사용하는 트랙터 역시 많은 기름을 소모한다. 그래서 석유가격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관계없이 비용 측면에서 언제든 옥수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중동의 석유자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미국은 바이오에탄올이라는 대체연료를 개발했고 이를 곧바로 상용화했다. 이는 석유 의존도 감소와 옥수수 가격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이었다. 옥수수의 줄기나 껍질을 이용하여 바이오에탄올을 제조하지 않는 한 경제적으로 무용한 방식임에도, 미국이 왜 굳이 상용화 결정을 내렸는지를 알 수 있다.


옥수수 가격이 오르면 기본적으로 미국의 국내 물가 압력이 높아진다. 하지만 미국은 곡물 수출과 그것을 사료로 쓰는 육류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당위성을 얻게 된다. 즉, 옥수수 가격 상승을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식량을 전략물자화할 수 있는 중요한 동기를 얻게 된 것이다. 미국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특히 곡물을 자체 생산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동 지역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참고로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약 27% 수준이다). 석유 없이 사는 게 어려울까,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게 더 어려울까? 여기에 전략적 고민이 엿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두 가지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 하나는 양 진영이 '치킨게임'을 하기보다는 석유 생산량을 늘리고 저가에 옥수수 공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이와 반대로 극한의 치킨게임으로 양 진영이 충돌해 유가와 곡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후자의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마주 달리는 기차가 서로 충돌하기 직전까지는 피차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상품에 대한 관심을 가져도 좋다. 하지만 양 진영의 치킨 게임이 거의 종착점에 이르고 기차가 충돌하기 직전에 이르면 현물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핵을 가진 나라들이 서로 전쟁을 하지 않듯 역사는 결국 긴장을 해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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