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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by Diligejy 2017. 3. 22.

p.66

현실을 객관적 현실과 주관적 현실로 구분하고, 객관적 현실보다는 주관적 현실이 개인을 이해하는 데 더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을 가리켜 '현상학적 입장'이라고 한다. 현상학적 입장은 철학에서 시작되었으나 많은 심리학자들이 수용하는 관점이다. 객관적 현실이 존재하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는 객관적 현실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떠한 일이 일어났느냐보다 그 사람이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맥락에서다.


p.69~70

프로이트가 발전시킨 정신분석 이론은 프로이트 사후에 다양하게 발전했다. 그중에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 theory)이 있는데, 이 이론에서는 우리의 마음에 '자기 표상(self representation)'과 '대상 표상(object representation)', 그리고 '자기와 대상이 맺고 있는관계(relation)'의 세 가지로 이루어진 대상관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자기 표상은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미지를 말하며, 대상 표상은 타인이나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이미지를 가리킨다. 두 표상은 서로 관계를 매족 있는데, 바로 이것이 대상관계다. 정신분석가들은 우리가 살면서 사람들과 맺는 모든 인간관계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대상관계의 발현일 뿐이라고 한다. 


p.73~74

왜 사람들은 대상관계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일까? 특히 바람직하지 못한 대상관계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상으로부터 공격받는 자기'라는 대상관계를 가진 사람이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공격받고 무시당하면서 또다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과거의 실패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경험하고 싶기 떄문이라고 한다. 실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실패할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고, 둘째는 다시 도전해서 성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는 과거의 실패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회피한 것이고, 결국 과거의 실패는 미해결 과제(unfinished business)로 마음속에 남아 불편함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사람들은 후자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 한다. 실패자라는 인식이 싫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여 극복하려는 것이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다시 실패 상황을 재현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도전한다. 아쉬움이 클수록 다시 도전한다. 성공하고 싶을수록 다시 도전한다. 그 경험을 반복한다. 물론 결과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그런데 실패할수록 더욱 극복하고 싶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결국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인간관계를 반복하는 이유는, 그 관계에서 더는 힘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p.180~181

집단극화란 개인보다는 집단이 더 극단적인 결정을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를 한다고 했을 때, '약간' 모험적인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토론을 하면 '매우' 모험적인 투자를 하기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약간' 안정적인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집단 토론 후에 '매우' 안정적인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 현실에서는 비슷한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집단극화가 일어나기 쉽다.


또 하나의 집단 의사결정은 집단사고다. 집단사고는 응집력이 있는 집단에서 의견의 일치가 매우 지배적이어서 현실적인 대안이나 정보가 무시되는 것을 말한다. 응집력이란 좋게 보면 집단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강하여 통일성이 있다는 것이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집단 안에서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집단의 리더가 지시적이고 무엇인가를 당장 결정해야 하는 상황일 경우 응집력이 있는 집단은 만장일치의 압력을 받는다. 그래서 집단과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그것을 개진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기에 결국 터무니없는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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