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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영웅숭배론

by Diligejy 2017. 9. 14.

p.13

칼라일이 역사 속에서 선별한 모든 영웅은 근본적으로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로 그들은 '성실'했다. '기고 크고 참된 성실성이야말로 모든 위인들의 으뜸가는 속성'이었다. 그러나 영웅들은 자신의 성실성을 의식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이 불성실하다는 것을 예민하게 느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이었다.


둘째로 모든 영웅들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겐 '사물의 외관을 투시하고 사물 그 자체를 볼 수 있는'힘이 있었다. '어떠한 시대, 어떠한 장소, 어떠한 상황에서든 진실로 돌아가 사물의 외관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 위에 서는 것'이 그들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p.16~17

니체가 [권력의지]에서 초인과 범인의 특징을 의지(willfulness)와 무의지(will-lessness)로 파악하고 양자를 '상반'된 속성을 지닌 존재로 간주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칼라일은 영웅과 추종자의 차이가 다만 '정도'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영웅은 성실성과 통찰력을 구비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 영웅을 알아보려면 범인 역시 성실성과 통찰력을 구비한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 양자는 결국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었다. 다만 영웅은 신성한 진리를 직관으로써 간파할 수 있을 만한 강력한 통찰력과 성실성을 가진 반면, 추종자는 영웅의 구체적인 언행을 통해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종류의 사람인 것이다.


p.34

우리는 하나의 비유, 하나의 시적 유희를 신앙으로 믿고 그것을 우리의 삶의 안내자로 받아들입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희가 아니라 진지함입니다. 이 세상에 산다는 것은 가장 진지한 사실입니다. 죽는다는 것은 인간에게 유희가 아닙니다. 인간의 삶은 결코 유희였던 적이 없습니다. 산다는 것은 엄숙한 사실이며, 중대한 문제입니다!


p.43

영웅숭배는 언제 어디서나 있었으며, 인간 자체가 없어지기 전에는 사라질 수 없습니다.


p.44

생각해보십시오. 부족함이 없을 만큼 위대하고 현명하고 선한 사람을 찾아낼 수 있다면 파멸당한 시대란 있을 수 없습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진실로 식별할 수 있는 지혜와, 시대를 그것으로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용기, 이러한 것들은 어떤 시대라도 구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신, 고민, 혼란, 무기력한 회의적 특성, 혼미한 상황으로 궁극적인 멸망을 향해 무기력하게 치닫는 범용하고 나태한 시대, 이런 시대를 나는 하늘의 번개가 내려와 불살라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마른 장작 더미와 같다고 봅니다. 신에게서 직접 능력을 받아 내려오는 위인이 바로 그 번개입니다. 그의 말은 모든 인간이 믿을 수 있는 지혜로운 구원의 말씀입니다. 일단 그가 때리면, 그를 감싸고 있는 모든 사물은 그 자신과 같은 불꽃으로 변합니다. 저 마르고 썩은 나뭇조각들은 저희들이 그를 불러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은 그가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누가 그를 불러냈습니까!


p.47

믿음을 잃은 시대는 곧 혁명의 시대를 겪게 되지만, 그러한 시대에는 모든 사람에게서 수많은 타락상과 비참한 타락의 조짐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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