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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누군가에게 자꾸 의존하고 싶은 나에게

by Diligejy 2017. 11. 29.
쉽게 쓴 자기심리학


p.8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단정 짓지 말고 스스로에게 마음을 열어보자. 자기애적인 사람이든 의존적인 사람이든,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같다. 그리고 그 행복은 결코 나 혼자서 이룰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서로 잘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


p.16

울지 않고 품에 안기지 못하는 아기는 건강하지 못하다. 그러니 기댈 줄 모르고 편히 기대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삶의 매우 중요한 기술을 놓친 것이다. 모든 불안을 홀로 견뎌야 하는 그는 삶이 늘 무거워 무거운 줄을 모르고 늘 외로우니 외로움을 자각할 수 없다. 심리학에서 양육자와 아기의 애착관계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도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나아가 사랑받아야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의 단면을 보여준다.


p.17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때 '자꾸만' 의지하게 된다.


결국 모든 사람이 때론 의존적이며 그것이 곧 나약하거나 못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p.18

누군가에게 자꾸 의존하며 문제를 만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의존을 수용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매사에 연락하고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고 싶은 시간과 함께 하고 싶은 시간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날은 쓰러질 듯 약하지만 또 어떤 날은 누구보다 강한 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p.32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인정하며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즉, 내가 누구인지, 나를 잘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내 삶에 대한 결정권을 누군가에게, 무언가에게 맡기게 되면 나를 알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자존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존감이 낮아진 채로는 더욱더 많은 것에 많은 사람들에게 의존하게 된다.


p.36~37

사랑을 표현하지 않고 알아달라고 조르지 않는 관계는 무미건조하다. 불안할 때 혼자가 아니라고 손잡아주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 충분히 괜찮다고 칭찬해주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인생의 힘든 순간을 잘 버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성인이 된 우리들에게도 심리적인 엄마가 필요하다. 흔히 연인관계는 마음 놓고 어린아이처럼 굴어도 괜찮은 유일한 관계라고 말한다. 상대방이 어떤지 거울처럼 잘 비춰주는 것은 사랑의 과정이기도 하다. 때론 발가벗겨져 초라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게 되고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런 채로도 좋고 그로 인해 성장할 수도 있다.


문제는 '매번'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사랑받을 존재인지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만 마음이 놓인다면 어떨까? 나 스스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할 수 없으니 대신해 줄 대상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대상에 의존하고 더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눈치를 살피며 상대방에게 맞추게 될지도 모른다. 독립된 나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반응에 내 모든 것을 맡긴 채로 종속된 삶을 살게 된다. 애인에게, 부모 혹은 자식에게 말이다.


p.56

어쩌면 인간의 마음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른다. 수많은 예술작품들이 갈팡질팡하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어 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것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마음들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느냐 왜곡해서 보느냐이다. "널 위한 거야"라면서 나를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지, "아무도 필요하지 않아"라고 하면서 홀로 외롭고 지친 마음을 맹목적으로 어딘가에 의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멈춰서 바라볼 수 있는 균형을 맞출 수 있으면 된다. 그 어떤 마음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p.62

사람이 아닌 대상은 대체로 내가 통제할 수 있어서 내가 원할 때 즉각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처음엔 분명 통제할 수 있는 것이었다. 돈만 있으면 살 수 있으니 애태우지도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큰 재앙이다. 그들은 더 이상 술 없이는, 음식 없이는,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p.74

스스로가 책임 질 수 있는 삶은 힘든만큼 특별하고 그만큼 빛난다.


p.86

삶에서 위기는 예기치 못하게 또 한꺼번에 들이닥친다. 수차례 취업에 실패하며 연인과 이별하는 경우 두 가지의 상실을 경험해야 하며, 아이를 낳는 기쁨과 동시에 부모님의 사랑으로 이별의 슬픔을 견뎌야 하기도 한다. 직장에서 승진이 누락되고 갑작스런 발령에 업무량까지 늘어나는 난제를 풀어야 할 때, 아이가 아프고 지친 아내를 달래주어야 하는 역할까지 겹친다면 어떨까.


아무리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의지할 곳이 필요하며 그래야 마땅하다. 이때의 의존은 생존을 위해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달려드는 아기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의존할 수 있고, 상처받고 아프지만 작은 위로의 말로도 힘을 낼 수 있다면 어른이 된 우리도 건강한 의존 대상을 찾을 수 있다.


p.100~101

상담의 종결이 두려워 문제를 만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때 상담자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문제는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누군가 나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존하고자 할 때, 유능감을 느끼고 스스로 대단한 존재가 된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자 역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지나친 의존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담자는 '끊임없는 의존'의 굴레에서 벗어나 성장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즉, 첫 번째 과제는 '한계 안에서 의존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른 어떤 내담자와의 관계에서보다 '회기 정하기'가 중요해진다. 열 번이건 스무 번이건 일단 정한 회기 안에서 마무리한 후 추후에 다시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한다. 끝나는 시점이 명료하고 그것이 규칙이라면, 어떻게든 그 안에서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를 해볼 수 있다. 연인과의 이별도 기한이 정해져 있다면 어떨까. 언제 헤어질지 몰라 조바심 났던 이들은 보장된 기간 내에서 충분히 사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영원할 것만 같은 시간들이라 지루하게 느껴졌던 커플이었다면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때론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상처를 덜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상처를 최소화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 물론 어떤 것도 지나친 것은 병이 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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