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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0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p.8경제학이란, 케인스가 어느 글에선가 썼다시피, "어렵고 기술적인 학문이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분야이다(a difficult and technical subject, but nobody will believe it)."경제이론의 핵심 관념은 아주 간단해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은 언제나 기회를 이용할 것이라는 명제 더하기 나의 기회는 상대방의 행위에, 또 상대방의 기회는 나의 행위에 좌우되는 것이 보통이라는 관찰이다. p.19팔리지 않은 상품은 민폐이지만, 실직 노동자는 비극이다. p.19~20일자리 대부분이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 주도 하에 공급된다는 사실은 싫든 좋든 거의 모두가 인정하는 반면, 이러한 인정이 함축하는 의미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왕설래가 많다. 문제의 하.. 2017. 8. 12.
소로스 p.13 옥스퍼드에서 열린 한 수상식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불렀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던 소로스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제안했다고 한다. "조지 소로스! 금융가, 박애주의자 그리고 철학적 투기자!" p.43~44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대가가 필요하다는 평생의 가르침도 이곳에서 터득한 것이었다. 훗날 자신의 게을느 습성이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변명했는데, 조지 소로스는 이를 두고 아버지의 약점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두번째 회고록에서 티바다르는 다음과 같이 썼다. 해가 갈수록 나는 특별히 만들어낸 철학을 가지고 내 천성적인 게으름을 정당화하려고 애썼다. 즉, 남보다 뛰어나다고 해서 반드시 보상이 따르는 것은 아니라는 철학이었다. 사람은 대부분 자기가 가진 사상이나 의견과 동일시하며, 만일 그 사.. 2017. 8. 11.
늦어서 고마워 p.6~7 하나의 칼럼은 세 가지 기본 요소로 이루어진다. 그 요소들은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드러낼 수 있다.첫째, 당신이 고취하려는 철학과 가치는 무엇인가?둘째, 당신이 생각하는 세계를 바꾸는 가장 큰 힘이 무엇인가? 즉 내가 책에서 '대기계'라고 일컫는 것이 어떻게 작동하며, 그것이 어떻게 더 많은 것을, 더 많은 곳에서, 더 오랜 시간 동안, 더 다양한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셋째, 당신은 사람들과 문화에 관해 무엇을 배웠는가? 다시 말해, 대기계는 사람과 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사람과 문화는 반대로 대기계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이 세 가지를 잘 엮으면 독자의 머릿속에 불을 밝혀주거나 가슴에 불을 지펴주는 좋은 칼럼을 쓸 수 있다. p.7~82007년은 왜 특별한가?.. 2017. 8. 9.
느낌의 공동체 p.9나는 너를 사랑한다. 네가 즐겨 마시는 커피의 종류를 알고, 네가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 개운함을 느끼는지 알고, 네가 좋아하는 가수와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인가? 나는 네가 커피 향을 맡을 때 너를 천천히 물들이는 그 느낌을 모르고, 네가 일곱 시간을 자고 눈을 떳을 때 네 몸을 감싸는 그 느낌을 모르고, 네가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가 네 귀에 가닿을 때의 그 느낌을 모른다. 일시적이고 희미한, 그러나 어쩌면 너의 가장 깊은 곳에서의 울림일 그것을 내가 모른다면 나는 너의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 것인가. 느낌이라는 층위에서 나와 너는 대체로 타자다. 나는 그저 '나'라는 느낌, 너는 그냥 '너'라는 느낌.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아마도 그것은 느낌의 세계 안에서 드물게 .. 2017. 8. 9.
전쟁론 1권 p.37 [전쟁의 두 종류 - 부분과 전체]두 가지 종류의 전쟁에는 첫째로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 목적인 전쟁이 있다.이 경우에는 적을 정치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든 아니면 단지 적을 저항하지 못하게 만들어서 이쪽의 어떠한 평화협정에도 따르게 만드는 것이든 상관없다.둘째로 단지 적의 국경 지역에 있는 몇 개의 지역을 정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전쟁이 있다. 이 경우에는 그 지역을 계속 점령하든 평화협정을 맺을 때 유용한 교환수단으로 삼든 상관없다. -> 적의 전체를 쓰러뜨리기 위한 전쟁 vs 적의 부분을 쓰러뜨리기 위한 전쟁 p.38[전략과 전술]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국가정책의 계속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관점을 확고히 해 두면 전쟁을 관찰할 때 통일성을 갖게 되며 모든 것이 좀 더 쉽게 풀릴 것이.. 2017. 8. 8.
지독한 하루 p.12 과학의 순간이지만 유일하게 과학의 손에 맡길 수만은 없는 그 순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불분명한 분절에 선을 그어 그를 망자로 만들고 무조건 슬픔을 들이켜야 하는 순간, 나는 앞으로도 그 순간의 명명을 언제나 고민하고 고뇌하게 될 것이다. p.18"급성심근경색은 5분 내에 전화 주시기로 하지 않았나요? 이 사람 온 지 한 시간이나 됐습니다.""죄송합니다. 간암 말기여서 암성 통증과 혼동했습니다.""아니, 명치가 아프다고 했으면 그건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인데, 심전도부터 확인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죄송합니다."심장만 보는 주치의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몇 백명의 환자가 계속 몰려와 각종 증상을 늘어놓는 응급실에서는 필연적인 우연처럼 이런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p.46~.. 2017.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