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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일본소설42

은하영웅전설 2 p.13 무수한 별들이 무수한 빛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힘은 미약했으며, 무한히 펼쳐진 공간 대부분은 연마된 흑요석과도 같은 암흑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끝이 없는 어둠, 무한한 허무, 상상을 초월하는 한랭, 이들을 인간을 거부하지 않는다. 그저 무시할 뿐이다. 우주는 광대하나, 인간에게는 그렇지 않다. 인간이란 인식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의 범주 내에만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인간은 우주를 무미건조하게 구분한다. 거주가 가능한 구역과 불가능한 구역으로. 항행이 가능한 구역과 불가능한 구역으로. 그리고 가장 구제할 길 없는 인간들, 즉 직업군인은 적이 지배하는 구역과 아군이 지배하는 구역, 빼앗아야 할 구역과 지켜야 할 구역, 혹은 싸우기 용이한 구역과 어려운 구역 등, 온갖 공간과 별들을 분류하는 것.. 2022. 2. 17.
은하영웅전설1 https://link.coupang.com/a/jz6sE 은하영웅전설. 1: 여명편 COUPANG www.coupang.com p.16 [역사를 돌이켜 보았을 때, 민중이란 본래 자주적 사고와 그에 수반한 책임보다도 명령과 종속과 그에 따른 책임 면제를 선호한다. 루돌프의 등장은 이를 한 번 예증하는 것이었다. 민주정치 체제에서 일어난 실정은 부적절한 위정자를 선택한 민중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오지만, 전제정치에서는 그렇지 않다. 민중은 자기반성보다도 마음 편히, 무책임하게 위정자를 험담할 수 있는 처지를 선호하는 법이다.] 후대의 D. 싱클레어라는 역사학자는 이렇게 기술했다. 그 평가가 옳은지 그른지는 차치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그 시대 사람들이 분명히 루돌프를 지지했다는 사실이다. p.54~55 소년.. 2022. 2. 12.
문장만 건졌다 - 골든슬럼버 골든 슬럼버 국내도서 저자 : 이사카 코타로(Isaka Kotaro) / 김소영역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08.06.05 상세보기 예전 군 복무할 때 선임이든 후임이든 다들 이 소설을 좋아하기에 골든슬럼버를 언젠가 한 번은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영화화되었다고 해서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하고 있었지만 귀차니즘 덕에 읽지 않았다. 내용은 단순하다. 어느날 갑자기 총리가 드론의 폭탄 투하로 사망하고 경찰은 한 남자를 지독하게 쫓는다. 그 남자는 사건과 전혀 관련 없지만, 이미 정체를 알 수 없는(소설에서 끝까지 가르쳐주지 않는) 세력이 이미 판을 다 설계해 놓았다. 그 촘촘한 구조 속에서 이 남자는 위태롭게 살아남고 도망치지만, 결국 자신의 얼굴을 바꿔 다른 사람인 척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2020. 5. 16.
기사단장 죽이기2 p.24~25시간이 빼앗아가는 게 있는가 하면 시간이 가져다주는 것도 있어. 중요한 건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일이야. p. 2019. 3. 15.
기사단장 죽이기1 p.94~96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보면 우리 인생은 참으로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믿을 수 없이 갑작스러운 우연과 예측 불가능한 굴곡진 전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들이 실제로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부분 아무리 주의깊게 둘러보아도 불가해한 요소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 눈에는 쉼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그러나 이치에 맞건 아니건, 최종적으로 어떤 의미를 발휘하는 것은 대개 결과뿐일 것이다. 결과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실재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그 결과를 가져온 원인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원인을.. 2019. 3. 15.
굴하지 말고 달려라 p.383~384 쇼군이 최고 권력자이기는 하였지만, 그 통치의 정당성은 본질적으로 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쇼군은 다이묘들이 저항세력이 되지 못하도록 항상 견제해야만 했다. 어떻게든 다이묘들이 힘을 축적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 쇼군의 최대 관심사였다. 이렇나 정치적 목적에서 만들어진 제도가 '참근교대'이다. 참근교대란 다이묘들이 정기적(보통 1년 단위)으로 에도와 영지를 오가도록 강제하는 일종의 인질제도이다. p.384~385재미있는 것은 정치적 의도에서 시행된 제도이지만, 참근교대가 생각지도 못하게 일본의 경제사회 체질을 크게 바꾸는 촉매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수백 명 규모의 참근단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이 넘는 장거리 여행에 나서면서 어마어마한 돈이 길거리에 뿌려졌.. 2018.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