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51

신영복 - 담론 (2) p.32 우리가 현실에서 보는 것은 그때 그곳의 조각에 불과합니다. 시적인 관점이라는 것은 사실성과 사회미에 충실하되 사실 자체에 갇히지 않는 것입니다. p.32 시는 진정성의 공감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도 감동하지 않는 것은 아무리 화려한 그릇에 담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공감하지 못합니다. 2015. 11. 10.
신영복 - 담론 (1) p.13~14 오랜 강의 경험에서 터득한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교사와 학생이란 관계가 비대칭적 관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옛날 분들은 가르치는 것을 '깨우친다'고 했습니다. 모르던 것을 이야기만 듣고 알게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불러내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내가 그림을 보여드리면 여러분은 그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앨범에서 그와 비슷한 그림을 찾아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설득하거나 주입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자기가 살아온 삶의 결론입니다. 나는 20년의 수형 생활 동안 많은 사람들과 만났습니다. 그 만남에서 깨달은 것이 바로 그 사람의 생각은 그 사람이 걸어온 인생의 결론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단히 완고한.. 2015. 11. 9.
러셀 서양철학사(1) p.7 철학은 철학자가 몸담고 있는 사회 정치상황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발전한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아테네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은 아테네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과 스파르타에 대한 동경, 오르페우스교의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 제대로 이해가 된다. 마찬가지로 로마 시대에 독창적인 철학이 생겨나지 않고 일종의 처세 철학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로마 행정의 지배력이 강하고 일상의 삶이 투쟁으로 점철되었던 탓이다. 일정한 시기에 사회통합에 기여한 철학도 사회 정치 환경이 바뀌면 영향력이 약해져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다른 철학이 형성되면서 기존 철학을 대체한다. p.19 신학과 구별되는 철학은 기원전 6세기에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 p.19 그리스에서 사회 결속은 도시국가에 대한 충.. 2015. 11. 8.
붓다의 치명적 농담(2) p.176~177 "마음의 상태를 대지地처럼 개발해라, 라훌라야. 사람들이 그 위에서 깨끗하고 더러운 것들, 똥이나 오줌, 침이나 고름과 피를 마구 뿌리지만, 대지는 저항하거나 혐오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네가 대지처럼 자란다면 어떤 유쾌하고 불쾌한 일도 너의 마음을 붙잡거나 들러붙을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네 마음을 물水처럼 개발해라, 라훌라야. 사람들은 거기로 깨끗하고 더러운 을 마구 던져 넣지만, 물은 거기 저항하거나 혐오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또한 불火는 모든 더럽고 깨끗한 것을 태우며, 공기風은 모든 것을 날려보내며, 또 공간 속에는 거기 아무것도 세워둔 것이 없다." "친밀한 마음慈를 개발해라, 라훌라야. 그렇게 하면, 악의가 점차 줄어들 것이다. 동점심悲를 개발해라, 그리하면 본뇌.. 2015. 11. 1.
붓다의 치명적 농담(2) p.108 이 모든 일의 관건은 삶의 이 실상, 그 고통과 비참과 직접 '대면'하는 일입니다. 그것을 외면하거나 도피하지 않고, 변명하거나 정당화하지 않고, 삶의 실제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까요. 여기에는 남다른 지혜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붓다는 이 어려움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화살을 열 번 날려 과녁에 맞추기는 어렵다. 백 번 날려 다 맞추기는 정말 어렵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우리 삶의 비참한 현실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붓다는, 놀랍게도, 사성제 가운데 처음의 고苦의 진리를 깨닫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습니다. p.120~121 이 '세계世界'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요. 굳이 따지자면, 이 세계는 실재하면서 실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안에서 .. 2015. 10. 31.
붓다의 치명적 농담(1) 붓다의 치명적 농담 저자 한형조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1-03-1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비의의 안개를 헤치고, 벼락처럼 내리치는, ‘다이아몬드의 경전’... p.19 경허 대사가 일찍이 말했다. 그 뜻을 얻으면 거리의 잡담도 다 진리의 가르침이요, 말에서 헤매면 용궁의 보배곳간도 한바탕 잠꼬대일 뿐이다. p.20 요컨대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는 아직 불교가 아니다. 대신에, "내가 본 진실은 이렇다"라고 말하는 곳에 불교가 있다. p.24 가르침이란 본시 내 속에 있던 어떤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시켜주는, 선가의 말을 빌리면 '지시指示'일 뿐입니다. 그래서 옛 선지식들이 하나같이 "나는 네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의발을 찾아 천리 먼 길을 쫓아온 혜명.. 2015.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