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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

소유의 종말

by Diligejy 2016. 6. 5.

p.11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다. 기업과 소비자는 판매자와 구매자로서 시장에서 재산을 교환하던 근대 경제의 기본 구도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재산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천만의 말씀이다. 재산은 엄존한다. 하지만 재산이 시장에서 교환되는 빈도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새로운 경제에서 재산을 장악한 공급자는 재산을 빌려주거나 사용료를 물린다. 또는 입장료, 가입비, 회비를 받고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근대 경제의 중요한 특성이었던 판매자와 구매자의 재산 교환은 네트워크 관계로 이루어지는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단기 접속으로 바뀐다. 시장은 여전히 살아남겠지만 사회에서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p.11

기업은 물적 자본을 자산이 아닌 단순한 경상비로 취급하게 된다.


p.12

새로운 경제에서는 물건이 아니라 개념, 아이디어, 이미지가 실리를 가져온다.


p.12

예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장의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공급자와 사용자가 주역이다.


p.12

기업들은 이제 서로에게 물건을 파는 것보다는 집합 자원을 공유하여 광범위한 공급자-사용자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 경영을 선호한다.


p.13

접속 중심의 구도에서 기업의 성공은 시장에서 그때그때 팔아치우는 물건의 양보다는 고객과 장기적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점점 좌우된다.


p.13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경제 활동이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진행되는 세상에서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곧 자멸하는 길이다.


p.14

현행 정치제도와 법은 시장에 기초한 재산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소유가 접속으로 바뀐다면 앞으로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사유 재산이 한 인간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했고 또한 <인간을 재는 잣대>로 오랫동안 간주되었던 세상에서, 소유의 의미가 퇴색하게 되면 인간 본성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이것이 더 중요한 문제인지도 모른다.


p.14

앞으로 각광을 받을 사업은 예전처럼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체험을 파는 사업이 될 것이다.


p.15

개개인의 삶은 사실상 하나의 시장이 되어버린다.


p.16~17

문화 생산은 더 많은 인간의 활동을 상업 부문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핵심적 사명으로 삼아온 자본주의 생활 방식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다. 제품 생산에서 기본 서비스의 제공으로, 다시 인간관계의 상품화로, 마지막으로 문화적 체험에 대한 접속권의 판매로 경제적 우선 순위가 달라져 온 것에서 우리는 모든 관계를 경제적 관계로 만들려는 상업 영역의 집요한 의지를 목격한다.


p.18

돈을 주어야만 접할 수 있는 인간 활동의 형태로 문화를 파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금전에 바탕을 둔 인간 관계가 전통적 사회 관계를 밀어낸다. 가족 관계의 울타리를 벗어난 사실상의 모든 인간 활동이 돈으로 거래되는 세계를 한번 상상해 보라. 그런 세계에서는 믿음, 공감, 연대의 감정에 기반을 둔 전통적인 상호 의무와 기대가 회원, 등록, 입회, 수임료, 요금에 기반을 둔 계약 관계로 바뀐다.


p.19

공급자는 소비자와의 <상품화된 관계>를 선호한다.


p.19

문화적 시간은 기울고 인류는 영리적 고리를 통해서만 문명을 지탱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탈근대사회의 위기이다.


p.20

거대 미디어 복합 기업들과 이들 산하의 콘텐츠 제공자들은 수억 명의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조건과 약정에 따라 서로에게 접속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문지기>의 역할을 한다.


p.21

상업 영역은 언제나 문화 영역에 의존했다. 문화는 합의된 행동 기준을 낳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이 합의된 행동의 기준이 신뢰할 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런 믿을 만한 환경 속에서 상업과 교역은 발생한다.


p.24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의 격차도 크지만 연결된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더욱 크다.


p.26~27

접속은 결국 구별과 분리의 문제다. 들어가는 사람과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의 문제다.


p.29

지리 공간에 바탕을 둔 경제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물질재와 서비스를 교환하지만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정보, 지식, 경험, 심지어는 환상까지도 빈번히 교환한다. 전에는 재산을 양도하는 데 목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일상 생활을 위한 접속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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