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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기대의 발견

by Diligejy 2023. 7. 10.

 

 

 

p.9

"마음은 제자리에 머무르며 지옥을 천국으로,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

 

- 존 밀턴, [실낙원]

 

p.12

꼭 악령이 아니어도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생각과 장기적인 건강에 대한 기대 수준이 심장병 위험은 물론이고 장수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기대효과가 지닌 엄청난 힘이다. 이러한 영향력을 정확히 인식해야만 비로소 더 오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이 힘을 이용할 수 있다.

 

p.18

우선은 뇌를 하나의 "예측 기계(prediction machine)"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이 혁명적인 신이론은 극지 탐험가가 겪었던 기이한 환각에서부터 일상적인 고통과 질병의 경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지각하는 현실에 의식적, 무의식적 기대가 어떻게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이 예측 기계라는 것이 우리 몸의 생리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p.22-23

신경과학계에서 점차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주장에 따르면, 뇌는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아직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와 더불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던 기대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하는 일종의 "예측 기계"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시뮬레이션은 객관적인 현실과 일치하지만, 때로는 물리적인 세계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과 괴리가 생길 수도 있다.

 

이 예측 기계의 작용 원리를 알고 나면 귀신을 보는 경험에서부터 스포츠 경기에서 왕왕 벌어지는 아주 형편없는 오심은 물론, 그 겨울 하늘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드론이 목격되었던 기이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이 설명 가능해진다. 어째서 맥주의 브랜드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며, 또 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어떤 원리 때문에 이 세상을 실제보다 더 두렵게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p.24~25

우리의 뇌는 우리가 방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다양하게 시뮬레이션하고, 이어서 시뮬레이션한 내용을 실제로 마주하는 것들과 비교한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는 망막으로 들어온 데이터와 부합하도록 기존의 예측을 다시 조율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지만, 그외에는 뇌가 스스로 내린 예측에 강한 확신을 가지고 일부 신호는 무시하고 또다른 신호는 약화시키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렇나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다 보면 뇌는 눈앞의 장면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해석"에 도달한다. 이 분야 연구의 권위자인 이스라엘 바르일란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모셰 바르의 표현처럼 "우리는 실제 눈앞의 대상이 아닌 우리가 예측한 것을 본다."

 

p.30-31

사람은 보는 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믿는 대로 본다.

 

우리는 또한 믿는 대로 듣는다. 네덜란드의 연구자들은 한 실험에서 학생들에게 백색소음을 들려주며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주 희미하게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객관적으로 들어보면 음악 비슷한 소리도 없는데 참가자의 3분의 1 가까이가 정말로 그 곡을 들었다고 보고했다. 무엇을 듣게 될지에 대해 연구자들이 심어준 믿음으로 인해서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의 뇌가 백색소음의 특정 소리는 강조하고 또 어떤 소리는 약하게 처리하여 크로스비의 노랫소리가 환청으로 들리게 만든 것이다. 흥미롭게도 후속 연구에서는 이런 유의 환청이 카페인을 섭취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더욱 흔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실제로 카페인은 미약하게 환각을 일으킬 수 있어 뇌가 나름의 예측을 보다 확신하게 만드는 물질로 여겨진다.

 

p.43

때로는 완전히 똑같은 물질이 기대에 따라서 강렬한 미각적 즐거움을 낳기도, 즉각적인 혐오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소발레르산과 부티르산의 혼합물은 살짝 시큼한 향이 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물질 중에서 이런 향을 풍기는 것 두 가지가 바로 파르메산 치즈와 토사물이다. 하지만 냄새의 근원이 무엇이라고 적혀 있는지에 따라 같은 향이라도 우리의 뇌는 극과 극으로 처리하여 군침이 돌게 하기도, 구역질을 일으키기도 한다.

 

p.92~93

많은 경우 실제 차량의 움직임보다는 자신이 불편감을 느낄 것이라는 기대가 이동 중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원인이며, 스스로 멀미에 취약하다는 믿음을 바꾸면 뒤틀린 위장도 기적적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 또한 편타증, 요통, 뇌진탕 등 부상 후유증도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기대가 증상의 지속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분명한 연구결과가 있다.

 

가령 경증 외상성 뇌 손상 환자들을 살펴본 어느 연구에서는 자신의 예후에 대한 환자들의 믿음이 실제로 뇌진탕 후 증후군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지표로서 80퍼센트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예측 성공률이 어찌나 높았던지 심지어 부상을 당한 시점에 환자의 증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보다도 오히려 환자 자신의 믿음이 후유증을 예측하는데에 더 효과적이었다. 즉 다른 조건은 모두 동일한 상황에서 만약 여러분이 자신의 증상이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며 이를 바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면, 실제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물론 그렇다고 이 같은 부상을 방임적 태도로 대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노세보 효과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해서 뇌진탕 자체를 가벼운 문제로 치부할 수는 없다.)

 

p.96-97

유력한 한 이론에 따르면,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체내 농도가 높아져도 이처럼 급격한 생리적 쇠퇴가 일어날 수 있다. 카테콜아민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데, 주로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극심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이 호르몬의 농도가 급증하여 때 이른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사태는 원래부터 심장이 좋지 않았던 사람에게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지만, 스트레스 호르몬의 작용이 너무 강하면 건강했던 사람이라도 한 순간에 사망할 수 있다.

 

끔찍한 기대는 갑작스러운 죽음뿐 아니라 서서히 쇠약해져서 죽음에 이르게도 한다. 메사추세츠 주의 프레이밍햄에서 1948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성인 수천 명의 건강을 추적 조사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구를 보자. 1960년대 중반, 연구진은 일부 여성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동년배에 비해서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 "비슷하다", "더 낮다" 중에서 어디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남들보다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한 여성들은 그로부터 20년 사이 실제로 다른 참가자들보다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이 3.7배 높았다. 중요한 점은 이 여성들이 자신의 심장병 발병 가능성에 대한 예상을 표현한 시점이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된 어떤 징후도 나타나기 전이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 건강 상태로 보아 이 같은 병에 대한 두려움은 사실을 바탕으로 생긴 것이 아닌 듯 했다.

 

의심이 많은 사람들은 참가자들 간의 어떤 행동의 차이가 사망 위험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지도 모른다. 분명 생활습관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그 밖에 심장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체질량 지수, 콜레스트롤 수치, 흡연 습관,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 등 다양한 건강 요인들을 고려하여 면밀하게 분석해보아도 결과는 여전했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에 참가한 여성들이 품었던 부정적인 기대가 그 자체만으로 생리적 노세보 반응을 유발하여 스트레스 호르몬과 만성 염증 수치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국 이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믿는다.

 

p.101-103

의사들은 알다시피 "첫째, 환자들에게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라고 선서하는데, 치료를 행하기 전 환자들에게 치료의 잠재적 위험성을 포함한 정보를 알려주고 사전 동의를 받을 의무 또한 있다. 그러나 이 둘을 모두 따른다는 것은 모순이다. 어떻게 솔직하게 의학적 위험성을 설명하면서도 의도하지 않은 노세보 반응은 피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도 지난 몇 년 사이에 벌써 많은 연구자들이 이 모순적인 상황을 해결할 방안을 찾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 희망은 있다.

 

한 가지 방법은 의료진이 상대적으로 발생 확률이 낮은 위험을 설명해주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함구하기를 바라는지 환자에게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여 "개인별 맞춤 사전 동의"를 받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환자도 자신이 받는 치료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오히려 부정적인 기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정보를 기계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윤리적일 수도 있다.

 

치료의 잠재적 위험성에 관한 설명을 들을지 여부는 환자마다 선호하는 바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아예 모르는 편이 자신의 예후를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데에 도움이 되며, 앞으로 보았듯이 실제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그렇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마음속 공포가 현실보다 훨씬 더 나쁜 경우가 많으므로, 관련 정보를 듣고 적어도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상황을 예상하는 편을 선호한다. 다행히 나처럼 정보를 미리 알기를 원하는 환자들도 리프레이밍이라는 전략을 활용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바꾸면, 얼마든지 노세보 반응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수많은 심리학 연구 결과들이 같은 정보라도 제시 방식에 따라서 사람들의 반응이 천차만별임을 보여준다. 프레이밍은 이미 광고와 마케팅 관계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으며 연구도 많이 된 전략이다. 결국 동일한 의미임에도 식품에 "5퍼센트 지방 함유"보다는 "95퍼센트 무지방"이라고 표기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그리고 이 같은 기법은 노세보 부작용을 줄이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에서 항불안제인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의 임상시험으로 위장하고 진행했던 한 실험을 보자. 실제로는 참가자 전원이 신체에 직접적 화학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가짜 약을 받았다. 그리고 표준 절차에 따라 근육 이완이나 심박수 감소 등 약의 효과로 기대되는 변화와 함께 두통, 메스꺼움, 어지럼증, 졸음을 비롯한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때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부작용을 겪는 사람의 수를 강조함으로써 정보를 부정적으로 프레이밍했다.

 

"부작용으로는 졸음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 100명 중 약 27명이 잠이 오는 증상을 겪습니다."

 

또다른 참가자들에게는 부작용을 겪지 않는 살마의 수에 방점을 두고 정보를 보다 긍정적으로 프레이밍했다.

 

"부작용으로는 졸음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명 중 73명은 잠이 오는 증상을 겪지 않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사실상 동일한 통계 결과를 전달하지만 실험에서는 긍정적 프레이밍 집단에 속한 참가자들이 약 복용 이후 단기적으로 부작용을 호소하는 비율이 더 적었다. 그러니 우리도 환자로서 이런 유형의 정보를 접할 일이 생길 때면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인 쪽으로 프레이밍하는 방법은 없을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다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도록 부채질할 뿐이다.

 

이에 버금가게 중요한 것이 만약 이 같은 증상을 겪더라도 증상을 재평가하도록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노세보 반응은 약물의 직접적인 작용에서 기인한 부작용을 악화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이 경우에는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는 척 해도 소용이 없다. 그럼에도 의료진의 도움으로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고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을 바꾸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불편감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환자의 안녕감에 일어나는 변화는 아주 클 수 있다.

 

p.108-109

"통증을 완화해주는 마음가짐"은 바로 이러한 악순환을 깨뜨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심리적 과정이 어떻게 불편감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마음 상태가 증상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 통증의 본질적 특성에 관해 환자들에게 설명해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일단 환자 스스로가 파국적 사고가 시작되었음을 알아차리는 법을 익히고 난 뒤 자신의 불안의 객관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가령 통증 자체는 위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지만, 통증의 강도가 반드시 신체의 실제 손상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편두통은 굉장히 고통스럽지만 실제 어떤 심각한 신경학적 문제의 결과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마찬가지로 통증이 언제까지고 지속될 것만 같이 느껴진다면, 자신이 이전에도 몇 차례 같은 과정을 반복했고 그때마다 무사히 극복해왔음을 되새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중요한 업무 미팅처럼 특정한 촉발 요인이 증상의 급작스러운 재발과 연합되었다면, 둘 사이의 연결 고리가 정말 불가피한 것이 맞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파국적 사고를 전개하는데, 일단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반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다음과 같이 자문해볼 수 있다. "지금 이 생각이 부정적이고 우려할 만한 것인가, 긍정적이고 편안한 것인가, 아님녀 중립적인가? 이 생각이 옳다는 근거는 무엇이며 틀렸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현 상황을 보다 좋게 생각할 방법이 있는가?" 그러고는 마무리로 "내가 느끼는 고통은 뇌가 만들어낸 것이다"라든지 "이 감각은 진짜이지만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처럼 막연한 불안감을 누그러뜨리고 뇌가 자체적으로 지닌 통증 완화 능력의 강력함을 강조할 수 있는 고무적인 문구들을 몇 가지 떠올리려고 노력해보자.

 

다른 모든 기법들처럼 재평가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일단 적용법을 익히기만 하면, 많은 이점이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 증명되었다. 만성 통증 환자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이들이 이 기법을 활용한 뒤 최소 30퍼센트의 증상 감소를 보고했으며, 최대 70퍼센트까지 완화되었다고 보고한 환자들도 많았다. 편두통 환자들이 두통에 시달리는 일수도 줄어들었다. 또한 오븐에 덴 상처처럼 일시적인 불편감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놀랍게도 이러한 심리요법은 파국적 사고를 관장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뇌 영역의 크기 감소 등 뇌에도 장기적인 변화를 야기한다. 이는 마치 재평가를 실행한 환자들이 체내의 통증 증폭기를 끄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p.111

- 부작용의 위험성을 가리키는 통계 자료를 볼 때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살펴보고 리프레이밍을 실천해보자. 가령 부작용 발생률이 10퍼센트라는 말을 들었다면, 90퍼센트의 환자가 부작용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집중하자.

- 혹시 부작용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이 증상이 약의 치유 작용이 제대로 기능한다는 신호는 아닌지 자문해보자. 이렇게 하면 불안을 가라앉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자신이 파국적 사고에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러한 생각이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지 자문해보고, 사실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면 상황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재해석할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보자.

 

p.140-141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이나 의학적 처치가 도입되고 식습관에 변화가 생길 때면, 그 혁신이 주는 낯섦으로 인해서 불실과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생겨난 부정적인 기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보건 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실제 신체적 위험 요소와 기대 효과의 산물을 구별하고 각각에 맞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둘 중 어느 쪽이든 무시하고 외면한다면, 환자들은 큰 해를 입게 된다. 많은 경우 신체적 위험 요소가 사라지고 뇌가 그에 따라 예측을 수정하고 나면 증상은 서서히 가라앉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또한 환자들이 이러한 소식을 발표하는 전문가들의 말을 신뢰할 때의 일이다. 만약 전문가들이 세심하게 환자들의 고통을 헤아리는 태도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면 환자들은 증상이 심인성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나아가 의료계에서 진실을 숨기고 덮으려고 한다고 믿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 자신의 고통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증상에 대한 기대가 전염될 확률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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